미 의원 “트럼프, 북 체제보장 의사 있어”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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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작별' 장면.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작별' 장면.
연합뉴스

앵커: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이 끝난 이후로, 지난해 5월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논의했다고 미국 상원에서 밝힌 CVIG, 즉 북한의 완전한 체제보장에 대한 논의 또한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상원의 중진 외교위원들은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한다면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을 미국이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며, 북한의 선 비핵화를 거듭 요구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정상적인 외교관계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체제보장이라고 전했습니다. 한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과 관련해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최근(9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고 국제법을 온전히 준수한다면 가능하다”며 북한의 선 비핵화를 강조했습니다.

코리 가드너: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유지함으로써 세계적인 압박이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원한다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우선 비핵화해야 합니다. 북한이 비핵화하고 국제법을 따른다면, 그들이 원하는 체제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Sen. Gardner: “North Korea is creating situation where there is no choice but to continue the global pressure by continuing nuclear program. If it wants peace and prosperity, it has to denuclearize, plain and simple. The security that they want can be achieved through denuclearization and following international law.”)

크리스 쿤스(민주·델라웨어) 상원의원도 과거부터 미 행정부가 “북한의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며 “지금도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체제보장 논의를 나눌 의사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 쿤스: 트럼프 행정부를 포함한 여러 미 행정부의 주장에 비추어 볼 때, 미국은 북한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군사력을 북한에 공격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습니다. 더불어 김정은이 비핵화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체제보장에 관한 대화를 나눌 의사도 여전히 있다고 봅니다.

(Sen. Coons: It seems to me, that the several American administrations have asserted, and the Trump administration has asserted that we do not seek regime change in North Korea, we do not intend to use American military power offensively against North Korea, and that we are willing to have conversations about security guarantees that should allow Kim Jong Un to feel more comfortable with denuclearization.”)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도 최근(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관계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안전보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DeTrani: Normal diplomatic relations with the U.S. is the best security assurance for the DPRK.)

디트라니 차석대표는 “미북 간 논의의 중간 과정에서 불가침에 대한 약속이나 연락사무소에 대한 논의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결국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과의 관계를 우선 정상화하는 것이 국제사회 융합을 위해 현시점에 존재하는 유일한 지름길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선 한미일과의 관계 정상화가 이뤄져야만 북한이 자연스럽게 국제사회에 융합해 제재를 완화받고 해외투자를 제공받을 기반이 생성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체제보장과 관련해 미북 양측이 같은 생각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ing: I dont think there is any kind of understanding (of security guarantee) on the part of either side. I think both sides have their views about whats desirable, but I dont think they are in an agreement.)

킹 전 특사는 그러면서 미북 간 ‘탑다운’ 방식의 외교가 이러한 세부 논의마저도 지연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로버트 킹: 체제보장과 관련한 양측의 입장차는 여전히 크며, 이에 대한 조율을 위한 협상 또한 최근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트럼프와 김정은 모두 향후 몇 달간 지속적으로 만나 합의 가능성이 있는 부분들을 짚어나가기 위한 시간이나 여유가 없다는 건데요. 그 와중에 양측 모두 실무협상팀에 결정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이 사안에 대한 논의를 지연시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평화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최근(9일) 체제보장에 대한 정의는 비핵화와 마찬가지로 모호한 부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Maxwell: Like the definition of denuclearization the definition of a security guarantee means different things to the Kim family regime and to the US. It is also related to the definition of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의 체제보장은 미북 양측 간 논의 중인 한반도 비핵화의 정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보는 비핵화의 정의는 한미 동맹의 종식을 비롯해 주한미군의 후퇴, 그리고 한국과 일본에 제공하는 미국의 억지력과 핵우산이 없어지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되었을 때야만, 김정은이 충분한 안보를 보장받았다고 느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이어 불가침조약과 같은 사안을 미국이 구두나 서면으로 제안하는 것은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 정권의 관점에서 실질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보증이 있어야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거라는 겁니다.

한편 미 콜럼비아대학교 한국법학센터의 헨리 페론 연구원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비핵화의 정의와 체제보장의 연관성은 싱가포르합의문에서 드러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6월 작성된 싱가포르합의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체제안전보장을 약속하였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단호하고 확고하게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를 완성해 나갈 것을 약속하였다(President Trump committed to provide security guarantees to the DPRK, and Chairman Kim Jong-un reaffirmed his firm and unwavering commitment to complete denucl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페론 연구원은 싱가포르합의문에서 체제안전보장과 비핵화가 한 문장에 병치돼 표현된 점을 단서로 체제보장은 비핵화에 상응하는 조치로 이미 미북 간 이해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이 끝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재 완화보다 안전 담보가 북한에게 더욱 중요한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리용호:우리가 비핵화 조치를 취해나가는 문제는 원래 안전담보 문제이지만, 미국이 아직은 군사분야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고, 부분적 제재 해제를 상응조치로 제기한 것입니다.

페론 연구원은 리용호 외무상의 이러한 발언이 “실무협상 간 체제보장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한다”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일대일 대면에서 논의됐을 가능성을 일축해서는 안될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불가침에 대한 약속이나,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를 본다고 해도, 어떠한 계기로 북한이 구석에 몰릴 경우, “미국이 여전히 북한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한 완전히 비핵화 할수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미북 사이의 과거 합의문들이 지켜지지 않았던 점과 또 트럼프 행정부가 몇 가지 국제적 합의를 파기시킨 사례로 비쳐 볼 때, 북한의 체제보장을 명문화하는 문서들은 그저 종이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페론 연구원은 체제보장에 대한 북한의 요구가 계속되는 이유는, 북한이 이를 중요한 ‘신뢰구축장치(trust building mechanism)’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를 ‘리트머스 시험지(litmus test)’에 비유하며, 체제보장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북한이 반대로 미국의 진정성을 가늠할 척도 중 하나라고 전했습니다.

(Féron: In other words, the North Korean demand for a security guarantee should be understood as their litmus test on how sincere the United States is in its intention to transform the US-DPRK relationship. It is this transformation, rather than denuclearization, that is the true objective of North Korea.)

북한이 체제보장에 대한 즉각적인 결과를 바란다기보다는 미국의 의중을 평가하는 것이 북한의 요구에 담긴 목적이라는 겁니다.

이어 북한이 강조해서 요구한 제재 완화가 대북제재의 고충을 방증한다고 섣불리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습니다.

페론 연구원은 “북한 주민의 삶을 힘들게 하는 제재의 성공 여부를 핵무기 정책 변환의 성공과 혼동해서는 안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Féron: We should not confuse success in hurting the North Korean population with success in changing the North Korean government's nuclear weapons policy.)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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