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 관리 “북한과 단계적 합의 응할 때 ”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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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장소인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의 정원을 걷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장소인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의 정원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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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핵문제 해법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 양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해 접점이 보이지 않는 현시점에서 미국이 기존 대북기조를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 미국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주장했습니다. 상황 진전을 위해 미국이 단계적 합의에 응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보이고 북한과 상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한덕인 기자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더그 밴도우(Doug Bandow) 케이토 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기자> 미북 협상에 진전이 없는 현시점에 북한의 입장은 어떠할 것으로 보시나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더그 밴도우 케이토 연구소 선임연구원.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더그 밴도우 케이토 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진 제공: CATO Insitutue

[더그 밴도우] 분명한 점은 북한이 우선 모든 핵무기를 내놓고 보상을 받아간다는 미국의 입장을 따를리는 없다고 봅니다.

협상적인 측면에서는 말이 안 되는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또 북한은 사실상 미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정권 교체를 추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겁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카다피와 합의를 했지만,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카다피를 폭격하기 시작했죠.

북한이 어떠한 입장을 밝히던 항상 어느 정도의 의구심을 지니고 대응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어떤 내용이 오갔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더그 밴도우]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협상을 계속하기 위한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과의 협상에 많은 것이 달려있는 현시점에 한국은 많은 우려를 안고 있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 군사조치나 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도 어느 선까지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전쟁은 미국은 물론 특히 한국에게 거대한 타격을 남길 것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해서든 이 점에 대해선 설득했을 것으로 봅니다.

<기자> 미국 행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는 제재 완화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앞서 밝혔고,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을 회유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부 제 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상반되는 견해를 좁힐 합의점이 있다고 보시나요?

[더그 밴도우] 미국이 기존 입장을 바꿔야겠죠. 하노이 회담 이전에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미국이 조금 더 유연한 합의에 동의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암시했지만 막상 회담에서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놓은 트럼프의 업적을 높이는 동시에 계속해서 북한과의 협상에서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할 때까지 미국이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겠다는 점에 동의하는 것은 그저 불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협상적 측면에서 비정상적인 기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실제로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믿기진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야기를 나눈 여러 전문가들 중에도 모 아니면 도식의 입장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김정은의 성향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매우 터프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보이며, 최근 국제적 외교에서도 능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동시에 자신의 권력을 견고히 하기 위해 모든 반대파의 숙청에 거리낌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김정은이 모든 지렛대를 한순간에 포기하고 단순히 “알겠으니까 당신을 믿겠다”라고 말할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상황을 진전시키기 위해 미 행정부가 단계적 합의에 의사가 있다는 점을 보이고, 미북 간 상호적인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김정은이 하노이에서 요구한 게 과도했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협상 과정 중 하나입니다.

<기자>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과 관련한 밴도우 연구원님의 견해를 들어보고 싶은데요, 현시점에 미북 양측이 체제보장의 정의와 관련해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더그 밴도우]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안보 문제를 살펴보면 북한이 우려하는 대표적인 사안으로 미국의 무력 사용 여부를 꼽을 수 있는데요.

지난해 싱가포르합의문을 돌아보면, 북한이 첫 번째로 강조한 부분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평화체제를 비롯해 한반도의 분위기 개선을 언급하죠.

하지만 그 이후로 지금까지는 딱히 눈에 띄는 합의나 진전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양국 간 체제보장에 대한 명확한 이해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을 주장함과 동시에, 그러한 이해관계가 있다고 추정하는 듯해 보이지만, 반면 북한은 이에 대해 매우 다른 시각을 지닌 것 같습니다.

<기자> 미 행정부는 북한의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해야만, 제재 완화를 비롯한 체제보장을 제공한다는 입장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만약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사안들을 성공적으로 이행한다고 가정할 때, 미국이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체제보장의 수위는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더그 밴도우] 미국이 북한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을 거라고 밝혔다 해도, 말은 항상 쉽죠.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종종 언급해 왔습니다.

리비아 모델은 미국의 지지를 받은 저항세력에 사망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최후를 상기시키는 사안이죠. 과거 리비아에서 핵재료를 어떻게 운송했고, 핵검증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와 같은 비핵화 방법이 부각되는 사안이 아니라는 겁니다.

문제는 미국은 체제보장과 관련해 단순히 말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기고 있는 반면에 북한은 그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는 건데요.

북한은 적어도 평화협정이나 평화선언 등 전쟁이 끝났음을 암시하는 무언가를 최소한 보고 싶어 할 겁니다.

또 장기적인 미북 관계를 염두에 둔 합의를 보고 싶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 또한 이에 대해 급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포하는 불가침조약을 체결하는 것도 무리한 사안은 아닐 것으로 봅니다. 물론 이는 평화협정이나 다른 방식으로도 명문화될 수도 있겠죠. 저는 이러한 추진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봅니다.

주한미군의 철회 문제도 미국의 많은 입법 관리들이 우려하는 사안이지만, 만약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없어 보이진 않습니다.

<기자> 불가침조약을 체결하는 것도 적절한 조치라고 언급하셨는데, 미북 협상의 어느 시점에 불가침조약이나 북한의 체제보장을 명문화하는 담보를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시나요?

[더그 밴도우] 북한 또한 미국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 단계를 밟아 나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냐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도발행위라 할 수 있는 여행금지조치를 해제해 미국인들과 북한 주민들 사이의 교류를 추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미국의 이러한 추진은 북한을 설득시킬 하나의 방법이 되겠죠.

하지만 관계 변화는 하루 만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는 동시에 미국도 관계 증진을 위한 조치를 취해나가야 합니다.

<기자> 지금까지의 미북협상에서는 인권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른 시일 내에 미북 간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더그 밴도우] 안타깝지만 심도 있는 수준까지는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현 미 행정부는 어느 나라의 인권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이집트, 바레인, 또는 터키 등 다른 나라들과의 사례를 봐도 행정부가 인권에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진 않습니다.

대신 인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을 때 이 밖의 특정 사안의 심각성을 부풀려 시선을 돌리려 한다던지, 인권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는 정도의 불투명한 발표로 마무리 짓던지 할 수 있곗죠.

구두로 북한 인권의 중요성을 종종 강조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역할은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맡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인권이 우선순위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딱히 다른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그것이 정책적인 측면에서 현 행정부가 지닌 전반적인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여전히 미국에 적일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타협하려는 상대이기 때문에 인권을 통한 압박을 우선순위로 삼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안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북한 정권이 자국 주민들을 대하는 방식도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우선 인권을 묵인하고 협상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못한다면, 인권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 또한 멀리 가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현 행정부에게 인권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이고, 북한과 협상을 하려는 이 시점에서는 그런 점이 더욱 부각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밴도우 연구원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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