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결국 비핵화 실무협상 응할 것”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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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노동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새로 선출된 당 및 국가지도기관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노동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새로 선출된 당 및 국가지도기관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 ‘영변 플러스 알파’ 수용 가능할 듯

<기자>지난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대내외에 천명한 입장이 관심거리입니다. 마키노 위원님, 먼저 대외 메시지부터 짚어보죠. 김 위원장이 올 연말까지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여러 전문가 분들도 평가하셨지만 일단 내년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의식했다고 생각합니다. 올 연말까지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관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북한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 기한을 설정해서 그 안에서 협상하고 싶다고, 기다리겠다고 한 거라고 봅니다. 또 북한 내부적으로도 유엔제재 결의에 따르면 올 해 12월까지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가 다 본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북한의 외화 사정도 식량이나 원유를 구매하기 위해서 많이 썼다고 하니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연말까지만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그 때까지는 기다리겠지만 그 후에는 뭔가 새로운 길을 찾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다시 도발할 수 있냐고 하면 그건 좀 어려울 것 같구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요구했던 ‘영변 플러스 알파’는 북한 입장으로서는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한 두 가지 포기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걸로 보이기 때문에 그런 양보도 가능하지 않을까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의외로 북한이 양보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빨리 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 판을 깨지는 않으면서도 먼저 양보하라며 압박하는 모양새인 듯합니다. 북미 양 측의 노림수와 향후 양국 간 협상 전망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방금 말씀하신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일단 실무협의를 충분히 해서 합의를 도출한 다음에 정상회담을 하자는 뜻인 듯합니다. 북한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때 김혁철, 최선희 등이 ‘핵 문제는 최고지도자가 결정할 문제니까 정상회담에서 논의하자’고 했는데 이런 전략이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네바 합의나 6자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실무회담에 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흥미있다고 생각한 건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그 사진을 보면 앞자리 중앙에 김 위원장이 앉아 있고 왼쪽에 최룡해, 오른쪽에 박봉주, 이런식으로 좌, 우를 번갈아 가면서 권력 서열 순서대로 앉아 있었는데 앞 줄 가장 왼쪽 구석에 최선희, 가장 오른쪽 구석에 리용호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리용호 외무상보다 상석이라는 뜻이지요. 그리고 원래 북미협상을 이끌었던 김영철 통전부장이 뒷자리 가운데에 서 있었습니다. 그러면 김영철 통전부장보다 리용호 외무상이 더 상석에 있고 리용호 외부상보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더 상석에 있다는 말이지요. 그러니까 통전부가 북미협상을 담당해왔지만 결과가 안 좋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외무성에 맡긴다, 그런 뜻인 것 같구요, 최선희가 그 중심에 서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남북정상회담, 당분간은 거의 가능성 없어

<기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제안했습니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의 중재 노력을 ‘오지랖’이라며 깎아내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는 데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언제 어떤식으로 다시 만날 걸로 예상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당분간은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하노이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 즉 일괄타결을 들고 나올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배경에 한국 정부가 이번에는 미국 정부도 충분히 ‘스몰딜,’ 즉 단계적타결에 나설 거라고 분석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걸 믿었다는 거죠. 그러니까 한국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고 이번 한미정상회담 때도 한국정부가 한두 가지 스몰딜을 한 다음에 신뢰관계를 마련하고 그 후에 비핵화 로드맵, 즉 이정표를 만들면 어떨까라고 얘기했는데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는 말이잖아요. 한국 정부 입장도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니까 거기에도 북한이 실망했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 앞에서 한국이 여러가지 미국 무기를 많이 사줬다고 평가했잖아요. 요즘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한국이 F-35 스탤스 전투기를 구매했다고 비판한 적도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매우 실망스러운 행동이라고 아마 생각할 겁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 자신이 얘기했는데, 한국은 중재자가 아니라 민족문제 당사자로서 임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한국 언론 보도를 보면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까지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대북특사 얘기를 하지 않겠냐라고 예상했는데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특사파견도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니까 그렇게 얘기하면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는 말이지요. 대북특사도 파견하지 못하는데 그리고 북한 입장으로선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여러가지 서해평화수역이나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등 그런거 한 가지 정도는 한국정부가 이행해야 한다고 김 위원장 자신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런 숙제 중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그런 상황 아래서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하고 만날 이유가 없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한국정부 공동행사 제안에 반응 안 해

<기자> 결국 남북관계도 그리 순탄치 만은 않을 듯한데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제가 듣기로는 이번 달 1일에 한국이 서해평화수역에 관해 여러가지 호소하기 위해서 평화수역을 돌아다니는 공동행사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전혀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국 측 관계자가 군함에 탑승해 한국 수역만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너무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공개도 못 하고 그냥 내부 행사에 그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라도 판문점 자유의집 앞에서 미국, 일본, 중국, 한국 등 여러 나라의 전문가들도 초대해 기념 콘서트도 하고 싶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북한이 전혀 반응이 없다고 합니다. 한국 입장으로선 공식채널이 안 되고 있으니까 비공식적으로 여러가지 행사도 하면서 북한이 거기에 나오면  여러가지 얘기하는 계기로 만들고 싶은데 그것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듯합니다.

<기자>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북한의 새 지도부가 공개됐습니다. 북한 내부 인사, 어떤 특징이 있을 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제1차 김정은 체제가 완성됐다고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은 원래 조선노동당이나 조선인민군 인사를 많이 해왔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최고인민회의만, 해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나이가 많으니까 바뀔거라고 얘기가 나왔는데 드디어 이번에 바뀌었으니까 일단 형식적이긴 하지만 예산과 인사를 다루는 최고인민회의도 개편했기 때문에 김정은 체제가 완성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으로선 세대교체를 강조하고 싶은 듯하고 조선중앙통신도 세대마다 대의원이 몇%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나 현송월 삼지연악단 단장이나, 물론 실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김 위원장과 개인적으로 가깝다거나 아니면 빨치산 활동과 관련있다거나, 미국이나 한국처럼 폭넓게 세상에서 실력있는 사람을 능력에 따라 기용하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북한식 인사개편을 했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이 실망하지 않았을까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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