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김정은 유고설과 관계없이 유사시 대비해야”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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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_attention_b 탈북민 출신인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당선인은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따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지도체제 가능성과 관련, 김정은 위원장의 숙부인 김평일 전 주체코 북한대사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 2월 폴란드 나레프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당시 주 폴란드 북한 대사(오른쪽)의 산업시설 시찰 모습.
/연합뉴스

앵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하며 여러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러한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미국과 한국이 북한 정권의 붕괴와 같은 유사시 비상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을 둘러싼 여러 소문이 퍼지자 급기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까지 나서 “북한의 지도자가 누구든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는 그대로”라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만약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사실이라면 한반도는 급격한 변혁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현재로선 소문의 사실여부에 상관없이 ‘포스트 김정은’ 대응책 마련을 준비할 때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한미 당국이 대북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최근(4월21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관한 기고문에서 “이번 뉴스가 거짓으로 밝혀지더라도 한미동맹은 북한의 정권 붕괴 가능성에 더 잘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권력승계 여부가 공식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한다면 북한 내부에서는 물론 동아시아에서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만약 수개월 내에 북한 정권이 붕괴될 경우, 한미동맹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더욱 급박한 상황에서 북한 내부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다룰 준비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북한 군부 내에서 자원과 생존을 위한 내부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광범위한 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내전이 확산될 경우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국들이 위협을 느낀 북한 주민들에 대한 대규모 난민 구출에 나서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다만 “김정은 정권은 속임수에 능숙하다”며, 이번 사태에 북한이 정면 반박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과 한국에 북한에 대한 불확실성을 만들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국장 역시 최근(4월21일) 자신이 절대 현 북한 정권을 지지하지 않지만 최근 흘러나오는 김 위원장의 사망설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한다면 북한에서 일시적, 또는 영구적 통제를 위한 권력투쟁이 일어나 무력충돌을 비롯한 내전까지 초래하는 상황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북한이 수많은 대량살상무기로 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내전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분명 북한은 세계의 여러 불량국가들 중 가장 악랄할 국가로 꼽힐 수도 있겠지만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이) 모두가 피하고 싶은 사안”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밖의 다른 모든 가능성은 암울한 것들 뿐이라는 겁니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마키노 요시히로 편집위원도 최근(4월22일) 공개된 기고문에서 “김정은은 물론 독재자이지만, 그것은 독재자를 지지하는 특권층과의 예정된 조화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을 통제하고 후계자를 정하는 데 있어 김정은 위원장 역시 ‘특권층이라는 굴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겁니다.

마키노 위원은 만약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번 소문과 같은 만일의 사태가 일어난다고 해도, “북한 특권층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권력구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북한의 특권층이 정통성을 유지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집단지도체제의 수반으로 내세울 가능성은 물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전 체코 대사 또는 김 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을 불러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겁니다.

그는 북한 특권층의 입장에서는 김 씨 일가의 정통성을 유지하는 것만이 내부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권력구도의 격변을 피하는 방법일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마키노 위원은 또 “지금은 그다지 긴장을 곤두 세울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추이를 냉정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이 사용했던 호텔에서는 모발과 배설물까지 모두 수거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 정보는 극비로 취급돼 왔다며, 한미일 당국이 자체적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진위여부를 빠른 시간 내에 확보하긴 어렵다는 겁니다.

한편 로즈 맥더몬트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최근(4월22일) 케이토 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북한 내부에서 권력승계에 관한 긴급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김여정의 위상이 최근 높아졌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현재 북한에선 승계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더욱 큰 내부적인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맥더몬트 교수: 만약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사실이고, 향후 상황이 심각해져 북한 내부에서 붕괴가 일어난다면, 대한 외부의 군사적 개입도 고려되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맥더몬트 교수는 지난 1918 우드로 윌슨 전 미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베르사유 조약을 체결하던 당시에도 윌슨 대통령에게 나타난 건강 이상은 협상의 틀을 바꿔놓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며, 미북 협상과 관련해서도 지도자들의 건강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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