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코로나 19’ 속 한반도 정세] ➀ 조셉 윤 “한미, 대북보폭 맞춰야”

워싱턴-노정민, 한덕인 nohj@rfa.org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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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식수 표지석을 공개하고 있다.
27일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식수 표지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코로나 19’로 국제 질서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북,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코로나 19’가 미북 교착 국면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에 회의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미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 역시 낮게 봤습니다.

또 ‘코로나 19’ 국면에서도 미북 관계보다 앞선 남북관계 개선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한미 간 일치된 대북정책을 주문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코로나 19’의 전 세계적 대유행 속에 한반도 정세를 분석·전망하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견해를 노정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김정은 소문’ 대하는 북 태도 매우 이례적

조셉 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선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많이 나왔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셉 윤 전 특별대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많은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약 열흘 이상 계속되고 있는데,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한 보도에서 소문이 시작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잘 모른다고 한 답변도 이런 것을 암시했습니다. 또 북한이 전혀 이에 관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 김정은 정권에서 외부의 우려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했던 언론·선전 관행과는 대조적입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다고 했을 때, 곧바로 다음날 북한이 이를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김 위원장이 심장 수술을 받았다거나, 심장에 이상이 있다거나 중태에 빠졌다는 소문을 이렇게 오랫동안 부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게다가 북한이 오랫동안 해명하지 않을수록 소문은 더 심각한 것처럼 들리고 있습니다.

만약에 제가 현재 미국 정부에 있다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이나 혹은 유고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할 것 같습니다. 소문과 검증되지 않은 첩보에 대해서도 만약을 위해 위기상황에 대한 대비나 권력승계 등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 정부에서는 특이동향이 없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보도가 잘못됐다고 말했음에도 소문은 계속 확산하는 것 같습니다.

[조셉 윤 전 특별대표] 저는 한국 정부나 미국 정부가 이 소문을 부인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두 정부는 증거 없이 이를 부인할 위치에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가 어떻게 김 위원장이 잘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모른다고는 할 수 있지만,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는 겁니다. 부인도 못 하지만, 확인할 수도 없는 것이죠.

‘코로나 19’ 지원으로 미북 관계 돌파구 어려워

전 세계에 ‘코로나 19’가 대유행인 가운데 앞으로 ‘코로나 19’ 사태 이후에 미북 관계,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한반도 정세에 관해 전망해보려 합니다. 우선 대표님께서는 현 미북 관계를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조셉 윤 전 특별대표] 미북 관계는 외교적, 인도주의 지원은 물론 어떤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습니다. 6개월이 다 되어가도록 양국 사이에 충분한 대화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19’와 관련한 지원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죠. 따라서 저는 현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이나 의약품을 비롯한 의료 장비 지원 등이 미북 대화의 재개로 활용될 수 있다는 데 회의적입니다. 즉, ‘코로나 19’ 국면이 미북 대화를 재개를 도울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미국은 ‘코로나 19’와 관련한 의료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북한은 계속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고, 의료 협력이나 인도주의 지원 등이 현 미북 관계의 돌파구가 되기는 어렵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올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전에 미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조셉 윤 전 특별대표]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느냐, 아니냐가 관건인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과 관련해 어떠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그때까지 북한이 조용히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것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고요, 따라서 아무 일도 없는 지금의 교착 국면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지금의 교착국면을 받아들 수 있을까. 전형적으로 미국의 대선이 있는 해에는 외교 현안이 후순위였습니다. 왜냐하면 북한도 누가 당선될지 모르기 때문에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기 때문이죠. 따라서 북한도 기다리면서 11월 대선 결과를 지켜볼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지난 2년 넘게 뚜렷한 외교적 성과가 없는 것에 대해 우려할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할 정도로 우려하고 있는가. 제가 볼 때 북한은 미국 정부를 그냥 신뢰하지 않게 됐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나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 고위관리가 보여준 강경한 태도에서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보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대북제재의 완화입니다. 하지만 이를 얻어내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북한은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지켜볼 겁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미국이 접근법을 바꿔야 한다,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셉 윤 전 특별대표] 미북 협상은 계속돼야 합니다. 제가 북한에게 실망한 것은 전혀 미국 관리와 만나려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기 전까지 대북제재의 완화는 없다는 입장인데, 이것은 누가 먼저 이행할 것인지를 놓고 전통적으로 이어진 미북 간 교착 상황입니다. 미국과 북한이 오랜 기간 많이 만나서 대화하고,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전까지 누가 먼저 행동에 나설 것인지를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필요한 것은 고위급 대화를 위한 사전 만남입니다.

미국 고위급 인사의 깜짝 방북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조셉 윤 전 특별대표] 사전 실무회담에서 비핵화나 대북제재 완화에 관한 진전이 없다면 고위급 회담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북한도 실무회담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데, 특히 북한은 권한이 없는 실무회담을 시간 낭비로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 생각하는 건데요. 일단 한 번 만나고, 여러 번 회담하면 합의점을 찾아 나갈 것으로 봅니다.

/RFA 그래픽

미북 관계보다 앞선 남북관계에 우려 많아

한국에서는 ‘코로나 19’를 계기로 의료협력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하자,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생산해 미국을 돕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조셉 윤 전 특별대표] 대북제재에 관한 미국의 입장은 일관돼 왔습니다. 만약 개성공단에서 (마스크 등) 무언가를 생산한다면, 대북제재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이 모든 것이 고려돼야겠죠. 하지만 미북 간에 진지한 대화가 이뤄진다면 이런 것들도 논의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재 이같은 아이디어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지난 4월 중순에 한국의 집권 여당이 압승을 거뒀고,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2주년이 됐습니다. 한국 정부가 앞장서서 남북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미북 관계의 진전 없이 남북관계의 발전이 가능할까요? 또 미국이 우려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조셉 윤 전 특별대표] 남북관계가 미북 관계의 속도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미 양국이 대북정책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생각하고,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과 다른 길을 추구하거나, 다른 속도로 북한과 양자 간 사안을 진행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북한과 철도사업을 속도를 내 진행하거나,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한다거나, 아니면 돈을 보내는 것 등은 서울과 워싱턴 사이에 많은 갈등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한미 관계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많이 경직돼 있는 상태이고, 특히 최근 북한 지도자의 행방이 불투명할 때는 한미 간의 대북 방향성이 어느 때보다 일치될 필요가 있습니다.

북 고강도 도발 때, 트럼프 대통령 무조건 대응

한국 정부도 미북 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다렸지만, 잘 안 되면서 남북관계도 잘 안 풀리고, 그러다 보니 ‘코로나 19’를 계기로 남북이 먼저 적극적으로 관계를 개선해보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럼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계속 좋은 관계라고 이야기하는데, 개인적인 친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셉 윤 전 특별대표] 사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그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두 정상이 친서를 주고받고 세 번 이상 만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도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실제 미·중 관계는 아주 형편없죠.

미국이 타국과 관계에서 일정 부분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도 매우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진정한 태도가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이처럼 미국이 불투명하고 일관성이 결여된 인상을 외부에 비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그동안 저강도의 도발을 감행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미국 대선 전에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의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을까요.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조셉 윤 전 특별대표]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라인이 ICBM과 핵실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래서 만약 북한이 그러한 수위의 도발을 감행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조건 반응해야 할 겁니다. 대북제재나 군사훈련 수위의 강화 등이 포함될 수 있겠죠. 만약 북한이 높은 수위의 도발을 한다면 모두에게 위험한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고, 제가 말씀드린 대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한의 이같은 도발에 대응하는 것 외에는 다른 수단이 없다는 점이 상황을 더 위험하게 만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코로나 19’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미국의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해 전략을 바꿔서 먼저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조셉 윤 전 특별대표] 북한은 최소한 지난 2~3년간 한반도 주변 지역과 국제사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고 봅니다. 특히 최근 미·중 관계가 갈수록 나빠지고, 한국과 미국도 일치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황은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 볼 때 2-3년 전보다 더 낫다고 여길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김 위원장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평화 협정과 군비축소 등으로 전환하고 싶어 한다고 보는데, 충분히 이같은 희망 사항을 달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행보를 보면 차근차근 하나씩 미리 계획한 것을 이뤄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님과 대화를 나눠보니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미북 대화의 가능성은 크지 않고, 반면 한국 정부는 ‘코로나 19’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해보려는 분위기입니다. ‘코로나 19’ 이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셉 윤 전 특별대표] 미국과 북한 사이의 양자 협상보다는 최소 중국과 한국을 포함해 네 나라가 참여하는 다자간의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자 간 협상은 모두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알기 쉽게 해줄 뿐 아니라, 북한을 다루기도 한층 더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자간 협상이 더 효율적인 협상을 진행케 할 것이라 생각하며, 그렇게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만약 미북 대화가 재개되면, 미국은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조셉 윤 전 특별대표] 현 미국 정부의 관료 체제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직도 정부 내 많은 공직이 비어있는 상태이며, 정부 안에서 서로 간 소통도 예전에 비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한국어를 할 줄 아는, 경험 많은 관리들이 현직에 있지 않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미국 관료 체제의 역량이 작아진 건 사실이라고 봅니다.

네. 조셉 윤 전 특별대표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함께 미북 관계의 현주소와 ‘코로나 19’, ‘미국 대선’ 국면에서 미북 관계의 전망 등을 살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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