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킹 “북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예정된 수순”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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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RFA PHOTO/ 이규상

로버트 킹 기자회견

앵커: 그동안 고위급 인사의 방북에 맞춰 억류 중인 미국인을 풀어줬던 북한의 과거 행태를 미뤄볼 때 곧 있을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이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석방하는 건 예정된 수순이라고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밝혔습니다.

킹 전 특사는 미북 정상회담 전망과 관련해 양국 정상 간 첫 만남에서 북한 핵문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건 성급하다며 미국과 북한 양쪽 모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양국 간 협상이 이제 막 첫 발을 뗐을 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긴 여정이라는 겁니다.

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선 사업 계약과 외교 담판은 다르다며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을 직접 다뤄 본 경험에 비춰 볼 때 미국과 관계개선을 위해선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야만 한다는 최후통첩 방식은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킹 전 특사를 노정민 기자가 만났습니다.

- 북한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미북 정상회담 앞둔 예정된 수순

- 대북제재 강화에 부담, 새로운 진전 꾀하려는 듯

- 김 위원장, 미국인 억류자 이용해 강한 면모 보여주려는 듯

- 대사님, 반갑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이 곧 풀려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 이것은 북한의 관행 중 하나입니다. 북한은 미국의 고위 관리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억류했던 미국인을 풀어주고, 미국으로 돌아가게 했습니다. 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게 매우 큰 협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억류 중인 미국인을 풀어주지 않았다면 더 놀랐을 겁니다. 평양을 방문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국인 억류자 문제를 제기했고, 석방을 종용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국인 억류자의 석방은) 이미 예상된 일입니다.

-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이 석방 직후 숨진 지 1년이 지났습니다. 당시와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면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요?

[로버트 킹 전 특사] 북한이 대규모 핵실험을 했죠. 특히 지난 9월에 감행했던 핵실험은 역대 가장 큰 규모였고, 동시에 북한이 중대한 미사일 발사 시험도 감행했습니다. 그 미사일이 미국 대부분 지역에 도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중요한 실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발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수년간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 관계를 개선하고, 대북제재를 해제해야 하는 부담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시점에서 관계 진전을 꾀하려는 것 같습니다.

- 과거에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북한과 직접 교섭에 나선 경험이 있으신데요. 당시 북한과 대화에서 무엇이 가장 어려웠나요?

[로버트 킹 전 특사] 김정은 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2012년 이후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길 원치 않을 때, 우리의 바람이 이뤄지긴 매우 어려웠습니다. 김 위원장은 점점 강경해지기 시작했고, 김 위원장 스스로 자신이 매우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인 억류자에 대해서도 미국과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김 위원장이 이를 통해 북한 주민에게 자신이 매우 센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봅니다.
또 북한은 미국이나 한국과 다른 자신만의 법과 사법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개개인은 북한의 관행에 맞지 않는 무언가를 한 사람들입니다. 그 관행이 미국이나 한국과 매우 다르지만 말이죠. 그리고 북한의 법체계에 따라 처벌해왔기 때문에 석방이 쉽지 않았습니다.

-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북한인권특사를 지내신 분으로서 과연 미북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가 거론될지, 또 비중은 얼마나 될지 여쭙고 싶습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 만약 앞으로 장기적으로 관계 진전이 이뤄진다면, 꼭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다른 나라와도 관계 개선이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북한 인권에서 진전이 있어야 합니다. 미국은 자국민을 수용소에 가두는 국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진전시켜야 합니다. 시작부터 최대한의 요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 문제를 압박하는 과정과 노력을 계속 전개해 나가야 합니다. 미국인 억류자의 석방이 그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수십 년간 떨어져 지내온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을 허용하는 것도 해야 할 일입니다. 인권 문제의 진전을 원한다면 이는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죠. 북한이 정말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면, 장애인의 인권을 다루는 관리, 북한 인권에 관한 특별판무관 등을 평양에 초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야 합니다. 또 우리가 이 같은 진전을 이룬다면 인권 문제에 대해서 북한을 계속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북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가 언급될까요?)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4일 자택에서 만난 로버트 킹 전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의 석방’,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4일 자택에서 만난 로버트 킹 전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의 석방’,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RFA PHOTO/ 이규상

- 남북정상회담 개최 긍정적, 상징적인 장면도 많아

- 모호하고 일반적인 ‘판문점 선언’, 앞으로 구체적인 이행이 더 중요

- 비핵화 이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시기구 역할, 핵실험장 폐기는 의미 없어


- 지난 4월 말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회담에 임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태도와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보시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진정성’을 느끼셨는지요?

[로버트 킹 전 특사]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은 같은 문화와 공통된 역사를 갖고 있죠.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결단을 내린 것을 시작으로 문 대통령이 역할을 잘 했으며,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입니다. 앞으로 남북한이 계속 진전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다시피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상징적인 면이 많았습니다. 두 사람이 군사분계선을 넘고, 손을 잡고,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등 매우 중요한 상징적인 장면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판문점 선언’ 이후입니다. ‘판문점 선언’이 매우 모호하고 일반적이었는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가 관건이죠. 양국 관계의 개선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앞으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선언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고, 핵실험장을 폐기한 뒤 국제사회에 검증받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번에는 과연 북한의 핵 폐기가 가능할까요?

[로버트 킹 전 특사] 북한이 옳은 일을 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도, 북한을 다뤄온 우리의 경험은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정말 어려웠어요. 비핵화와 관련해 꼭 필요한 것은 이를 감시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가장 완벽한 기관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비핵화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하고,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는 발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실험장을 다시 개방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실험장을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재 핵실험장이 과거 수차례 핵실험으로 지질학적 문제가 있기도 하죠. 만약 북한이 다른 핵실험장을 갖고 있고, 이를 비밀로 한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큰 위험 요소가 될 겁니다.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해서는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해야 할 겁니다.

- 첫 미북 정상회담 한 번으로 성공 기대 어려워, 회담 연속성 필요

- 대북 협상은 외교담판… 사업계약과 달라

- 대북제재 완화가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

- 섣부른 제재 완화는 ‘독’, 비핵화 진전에 따른 제재 완화 계획 세워야

- 이제 관심은 곧 열릴 미북 정상회담에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 어떻게 보시는지요?

[로버트 킹 전 특사] 성공이 무엇이냐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있죠. 미북 정상회담이 사상 처음으로 열립니다. 이번 회담에서 모든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번 회담이 첫걸음이어야지, 마지막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 중 하나는 참을성이 없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회담에서 “이제 끝났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긴 과정을 막 시작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겁니다. 또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어떻게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감시할 것인가? 를 구체화하는 작업도 해야 합니다.

- 한편으론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말할 만큼 이번 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태도는 여전히 강경합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 국제적인 맥락에서 북한과 협상하는 것은 단순히 뉴저지주 도박위원회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는 협상과 다릅니다. 국제외교의 협상에는 다른 규칙이 있지요.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른 조언을 하는 사람이 있길 바라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들의 충고를 듣기 바랍니다.

-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계속 북한의 비핵화에 ‘리비아식 모델’의 적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킹 특사께서는 과거 경험을 들어 “북한에 리비아식 모델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바 있는데요.

[로버트 킹 전 특사] 2000년 중반 리비아가 미국과 관계개선을 한 뒤 톰 랜토스 하원의원과 북한에 간 적이 있습니다. 당시 랜토스 의원이 북한 사람들에게 “리비아가 좋은 결정을 했다. 핵무기를 포기했고, 리비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경제적 발전과 함께 미국과 관계도 좋아졌다”라는 메시지를 전했죠. 그리고 5~6년 뒤 미국이 대북 인도주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을 때 북한을 방문해 당시 김계관 외무성 제 1부상과 만났습니다. 그때 김 제 1부상에게 “과거 랜토스 의원과 방북한 적이 있다”라고 말하자, 김 부상은 “기억난다”라며 곧바로 “당시 랜토스 의원이 리비아의 모델을 따를 것을 설득했지만, 우리는 절대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지금 리비아가 어떻게 됐는지 보라”면서요. 저는 리비아 모델이 북한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비핵화 외에 미북 정상회담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의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또 어디까지 합의가 진전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로버트 킹 전 특사] 핵무기는 북한 안보에 매우 중요합니다. 비핵화는 북한이 양보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도 무언가 (줄 것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핵 문제 해결을 진전시킨다면 북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알다시피, 대북제재의 완화가 최우선 과제입니다.
문제는 비핵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제재를 동시에 해제하느냐? 입니다. 비핵화 이전에 제재를 해제한다면,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때 다시 제재를 가하는 것이어서 매우 어렵습니다. 짜놓은 치약을 다시 치약 튜브 안에 넣을 수 있나요?
대북제재는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북한의 도발이 늘어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강화된 제재들이죠. 북한이 비핵화를 진전시킴에 따라 어떻게 제재를 완화해 나갈 것인가도 모색해야 합니다.

- 그동안 미국 정부를 대표해 최전선에서 대북 협상을 다뤄오신 분으로서 미북 정상회담에 임하는 미국과 북한 대표단에 조언한다면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로버트 킹 전 특사] 비핵화 협상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한 번의 만남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인 노력도 필요합니다. 또 북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는 한국이고, 이 상황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한국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또 중국의 중요한 역할이 있고, 일본의 중요한 역할이 있으며, 러시아도 역할이 있어야 합니다. 미국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 로버트 킹 대사님, 오늘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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