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는 남북 보건협력 가능 분야”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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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는 남북 보건협력 가능 분야” 지난 2010년 개성에서 한 북한 남성이 한국에서 지원한 말라리아 예방약을 지게차로 하역하고 있다.
/REUTERS

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기자: WHO, 세계보건기구가 최근(4월23일) 북한 내 말라리아 발생을 2025년까지 완전히 근절한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안 센터장님, 먼저 말라리아는 어떤 질병이고 감염경로는 어떻게 되나요?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제공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센터장]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류(에 속하는 암컷 모기)를 매개로 전파된다고 하는데요. 매개모기가 사람을 흡혈을 할 때 원충이 몸으로 들어간 후 적혈구와 간 세포내에 기생함으로써 발병되는 급성열성 감염증입니다. 기생충의 일종이죠. 그렇게 물린 사람을 모기가 다시 물면서 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다른 사람들도 감염시키게 되는 그런 원리가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열대열, 삼일열, 사일열 등 여러 종류가 있고 원충마다 분류가 되는데요.

일단 (한국에서는) 두 가지 종류가 제일 유명하죠. 삼일열 말라리아와 열대열 말라리아 이 두 갠 데요. 열대열 말라리아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같은 데서 굉장히 치사율이 높다고 알고 있는 종류가 되겠고요. 한반도에서 주로 나타나는 말라리아는 이른바 삼일열 말라리아로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열대지방에서 발생하는 것과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기자: 말라리아라 하면, 앞서부터 말라리아 예방에 관한 남북 간의 교류협력 주장도 제기된 바 있지 않나요?

[안경수 센터장] 사실 말라리아가 한반도에서 소위 토착질병이긴 해요. 50년대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특히 미군, 유엔군이 들어온 후 많이 발병하기 시작했고 그 당시에 연구가 좀 많이 이뤄진 거로 알려져 있어요. 그러다 한국이 산업화하고 도시가 늘어나고 발전하면서 70년대 후반에는 세계보건기구가 한국의 말라리아 상황이 종식했다고 규정하기도 했는데요. 이후 80년대에는 발생이 많이 줄었는데 90년대에 들어선 휴전선, 그러니까 남북 접경지대의 군인들 사이에서 발생하기 시작해요. 한국은 특히 2001년 이후에 삼일열 말라리아가 많이 퍼지기 시작했어요.

많은 학자들은 당시 한국의 말라리아 상황이 북한의 상황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분석하는데요. 통계상으로도 북한에서 2000-2001년 동안 말라리아가 전국적으로 굉장히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요. 남한에 말라리아가 발발했던 기간의 조금 이전에 북한 남서지방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매개모기들이 한국에 영향을 줬다는 다수의 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말은 한반도에 말라리아로 인한 보건안보적인 영향이 있다는 거예요. 말라리아 상황이 남한의 자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북한으로부터의 영향도 받기 때문에 결국은 해결책을 위해 남북 간의 공동방역이나 예방, 치료에 관한 교류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까지 발전이 되거든요. 그래서 한반도에 나타나는 말라리아는 그 자체만이 아니라 발생한 형태는 물론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남북 간의 교류협력이나 지원사업까지도 나아가 고려된다는 특징이 있고요. 저도 한 20년 전에, 그러니까 통계상 한국에서 말라리아가 갑자기 많이 발생했던 그 시기 때 저도 말라리아에 걸렸었어요. 저도 접경지대 주변에서 걸렸었거든요. 다량의 약을 한 보름동안 먹고 겨우 나았는데 그때 제 체험이 통계상에 나타나는 것과 일치하는 것이죠.

기자: 실제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 현황을 어떻다고 보고 계신지요? 공개된 국제기구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말라리아 발생 건수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요. (WHO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 2020’에 따르면 2019년 북한의 말라리아 발병 건수는 총 1천869건.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은 2008-2014년에 해마다 1만 건을 넘겼지만, 2017년 4천575건, 2018년 3천695건에 이어 2019년에도 감소세 이어간 것으로 나타나)

[안경수 센터장] 북한에 말라리아 상황이 2000년대보다는 2010년대 중반 정도를 넘어서 감소세가 이어진다고 나오거든요. 근데 앞서부터 저희가 논의했듯이 통계는 통계고, 실제적인 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기가 어려워요. 이 경우엔 어떤 특징 있냐면, 남한에서도 휴전선 금방, 소위 백령도부터 동해까지 쭉 말라리아가 많이 발생한다고 치면, 북한 역시 평안남도, 황해남도 이런 휴전선 근처 지역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무엇보다 접경지역엔 군대가 있잖아요. 따라서 원래부터 불투명한 북한 보건의료 통계의 어려움과 더불어 북한 군대의 특성상 그들이 밀집된 접경지역에서 발생하는 보건 현황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통계가 나오기가 더욱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다만 결론적으로 경향적으로 보면 북한 내 감소추세가 맞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폭발적으로 늘지 않고, 2000-2010년대를 지나 2010년 중후반기, 2016-2018년 사이에 감소추세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세계보건기구는 북한 등 25개국을 대상으로 2025년까지 말라리아를 완전히 퇴치하기 위해 이들 국가에 현장 지원과 기술적 지도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대북지원 단체들이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현장 지원과 기술적 지도’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안경수 센터장] 저도 말라리아 치료를 받을 당시 굉장히 약을 많이 먹었어요. 클로로퀸과 프리마퀸이란 약이었는데요. 클로로퀸을 삼일요법으로 먹고 그 다음 프리마퀸을 한 보름동안 먹는 것이 삼일열 말라리아에 대한 치료법이었어요. 그런데 최근까지 국제기구 등에서 나온 자료를 분석해 보면 북한에서 클로로퀸 약제에 대한 감수성이 감소해서 내성이 생기면서 재발하는 실정으로 나와 있는데요. 그런 식으로 학자들은 북한에서 클로로퀸 내성에 의한 재발이 광범위하게 발생한다고 판단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특히 이런 부분에 대한 지원과 협력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말라리아는 방역, 예방, 치료, 이런 분야에서 지원 협력이 이뤄져야 하는데 사실 방역이라 하면 결국 모기같은 게 생기지 않도록 비오는 전후로 소독을 철저히 해서 미리 예방하는 것이고, 치료는 약으로 하는 건데. 그런 부분에서는 국제기구도 예전부터 많이 지원해 왔어요. 물론 최근에 끊겼다가 다시 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글로벌펀드가 2009년부터 북한에서 말라리아 퇴치 사업도 해 왔고요.

그래서 저는 기존에 있던 방역이나 예방, 또는 치료와 관련 협력 외에 말라리아 백신에 대한 남북 간의, 또는 국제적인 공동 연구개발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최근 뉴스를 보면 ‘열대열 말라리아에도 내성이 없는 아주 좋은 백신을 개발했다’ 이런 뉴스가 가끔 나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삼일열 말라리아, 클로로퀸에 내성을 지닌 말라리아 같은 질병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그런 백신을 R&D 식으로 함께 연구개발을 위한 남북 간의, 국제적인 협력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서는 외부지원뿐만 아니라 북한의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특히 세계보건기구는 북한을 포함한 대상국들이 말라리아 관련 분기별 통계를 공개할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북한 당국이 해야 할 조치는 뭐라고 보시나요?

[안경수 센터장] 말라리아는 방역, 예방, 그리고 치료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의료인력의 역량을 중앙보건성부터 강화해서 각 지역, 지방에 일원적으로 통제, 관리를 할 수 있는 말라리아관리체계가 정비되고 실행되는 게 항상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그렇게 해야만 정확한 통계도 나올 수 있다고 보는데요. 말라리아와 관련해 대북지원이나 남북협력 등에 대한 논의를 할 때 특히 남한의 학자들이나 활동가들과 국제기구 사람들은 북한 진료소에 있는 호담당의사들의 역량 강화를 해서 말라리아를 예방 및 치료하는 체제를 갖추자는 얘기를 가장 많이하고 이것이 소위 주류설입니다.

하지만 저는 예전부터 그건 아니라고 보고있어요. 왜냐하면 북한에 실제적인 보건의료 상황자체가 호담당 의사, 진료소의 가장 일차 단위부터 보건의료 전달체계를 개선을 해서 해결책이 마련되는 체계가 아닙니다. 이건 이미 오래된 현실이고요.

그래서 저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중앙의 고위관계자들이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결핵이면 결핵대로, 중앙에서부터의 각 질병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의료인력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에서 지방 단위로 내려오는 탑다운(하향식) 방식으로, 일원적으로 통제와 관리, 치료를 할 수 있는 그런 관리 체계가 좀 더 확실하게 정비되는 게 좋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의료 분야에서는 ‘바텀업(상향식)’이 아닌 ‘탑다운’ 방식의 (대내외적인) 교류협력과 지원이 중요하다고 보고있습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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