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 로이 박사 “올해 미북 간 조용한 한 해 될 듯”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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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 고강도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작지만, 기술적 보완을 위해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미국의 한 동북아 안보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하와이 동서문화센터(East-West Center) 데니 로이(Denny Roy) 선임연구원
하와이 동서문화센터(East-West Center) 데니 로이(Denny Roy) 선임연구원 /East-West Center

한덕인 기자가 미국 의회가 설립한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의 데니 로이 선임연구원과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로이 박사님. 최근(12일)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NI)에 새롭게 기고하신 글에서 “2020년은 미북 간 조용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기재하셨는데요. 미국도 11월 대선 준비로 바쁘고, 북한 역시 고강도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같은 저강도 도발 역시 한동안 추진될 가능성이 작다고 보시나요?

데니 로이 박사: 때론 북한이 어떤 정치적인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도발을 감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순전히 무기의 기술력을 증강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러한 시험을 감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단거리 또는 중거리 미사일 발사까지는 감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어떤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하든 아니든지 간에 말이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실험 외에는 괜찮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한 상황에서는 그럴 소지가 다분하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이 미국 대선 이전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이나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군사적 대응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사님께서는 북한의 그런 행동이 "트럼프가 북한과의 신속하고 잘못된 거래를 추구하도록 자극할 것 같지는 않다"고 언급하셨고, 또 "이것은 비교적 작은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데니 로이 박사: 만약 정말 미국이 북한에 선제적 타격을 가할 계획이 있다면 그것은 2017년에 이미 해야 했다고 봅니다. 북한이 미국에 위협적인 장거리 발사와 핵능력이라는 두 가지 역량을 과시한 그 때 당시에도 하지 않았고, 현시점에 한다면 미국에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만약 현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군사적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그가 지금까지 북한에 취해온 대북정책의 관점을 우선은 바꿔야 한다고 보는데요. 북한이 핵위협이 아니라는 자신의 주장은 지금까지 사실이었지만 김 위원장이 자신과의 약속을 깼다는 점을 대중에 강조하면서, 군사적 행동의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대중에 설명하지 않고 무작정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는 것은 자신에게도 불이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감행할 것으로 생각되진 않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선될 경우 향후 미북협상에서 속도감 있고 가시적인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데니 로이 박사: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도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한다면, 미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진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또 빠른 속도로 협상이 재개될지도 불확실한 부분이 있습니다. 아마 2019년과 비슷한 분위기 아래 양측 간의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 생각엔 미국은 강경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로 인해 향후에도 북한과의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자: 그렇다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는 어떻게 보시나요? 바이든 행정부에 트럼프 행정부가 앞서 시작한 북한과의 협상을 이어갈 만한 동기가 있을까요?

데니 로이 박사: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이 북한에 대해 취해온 노선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바꿔 말하자면,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대북정책에서 미북 두 정상 간의 좋은관계를 배제한 관여가 될 것으로 보는데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처럼 북한의 최고지도자와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그를 만나려 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봅니다. 매우 힘든 협상이 될 것으로 보며, 협상이 자주 정체될 가능성 역시 다분합니다. 과거 미국의 대북정책으로 돌아간다고 가정할 때 과거와 다른 점은 이제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점이 되겠지요.

기자: 박사님께서는 미북 관계의 교착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선 경제적 보상과 후 비핵화를 현실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셨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독자적인 이런 움직임은 한미동맹을 약화하는 요소라는 지적도 없지 않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한국과 미국이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데니 로이 박사: 네. 한미동맹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한미동맹은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차와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간극으로 인해 두 가지 문제를 떠안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분명 지금은 한미동맹에 있어 매우 암울한 시기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맹을 무너뜨릴 정도로 치명적이라 생각되진 않습니다. 여전히 이 동맹의 필요성을 중요시하는 목소리는 많이 남아있다고 봅니다.

기자: 최근 한국이 코로나19의 예방에 관해 북한을 돕겠다고 제안했는데, 현실적이라고 보십니까? 걸림돌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데니 로이 박사: 인도적 지원은 제재로 막혀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 앞서 미국도 지원 의사를 밝힌 사안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충분히 추진하려 할 수 있는 사안이라 봅니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데 있어 첫 번째 걸림돌은 대북지원에 대한 한국 국민의 민심이 될 것이고, 두 번째는 북한 측의 의사라고 봅니다. 북한이 한국으로부터 물질적인 지원을 받는 데는 열린 입장일 수 있지만, 지원품을 국경에서 넘겨받고 내부적인 관여를 꺼릴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한국 관계자들이 지원을 추진하기 위해 북한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려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자: 네 로이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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