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방역 위반 밀무역 발생 인정”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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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코로나 방역 위반 밀무역 발생 인정” 북한 병사들이 북중국경 지역에 철조망을 세우고 있다.
/AP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 


‘코로나 방역 위반 자수’ 북 최근 강연 자료 입수

<기자>마키노 기자님, 먼저 사회통제 강화를 강조한 북한 내부 문건을 입수하셨다면서요? 어떤 내용인지 좀 자세히 전해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입수한 문건은 올 해 3월에 나온, 북한 주민들과 기업소를 대상으로 한 강연회 자료입니다. 주요 내용은 모든 주민들은 공화국 공민으로서 높은 의식을 가지고 당국에 대해서 스스로 자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 당국의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하고 과거에 있었던 위반 행위에 대해서 스스로 고백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내용입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북한 스스로 코로나 방역지침을 위반한 밀무역 사례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5월-8월에 양강도 삼지연시 김형직군에서 밀매행위가 있어서 국경지역에 봉쇄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과 올 해 2월에 양강도에서 일부 주민이 불법 월경, 불법 밀매 행위가 있어서 양강도를 전면 봉쇄하고 적지 않은 생활의 고통을 받았다고 그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료는 양강도 내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국가의 안전이나 인민의 이익을 잊어버리고 노동당이나 국가의 비상방역 질서를 어기는 행위가 있어서 인민에 불안이나 고통을 주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 악성 전염병이 국가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의 향상을 위한 도전을 막고 있는 최대한의 위협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김정은 총비서가 국가적인 비상방역체제를 철저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서로 미뤄 북한에서도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감이 아직 해제되지 못 하고 북중 국경지역에서 전면 봉쇄 조치의 완화도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목적은 평양∙베이징 향한 강한 한미동맹 강조

<기자>한편 21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부터 먼저 짚어볼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목적은 뭐니뭐니해도 평양과 베이징에 대해서 강한 한미동맹의 모습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정책을 가장 중요한 외교사안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한국과 중국이 접근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도 남북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북미대화의 재개가 필수라고 생각하는 듯하고 그런 미국과 한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정부는 새로운 북한 정책에 대해서 조정된 접근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데 조정되고 있다는 건 한국이나 일본의 희망사항이 반영된 정책이라고 설명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도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바이든 정부에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는 말을 쓰지 않고 또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말을 사용해 달라고 희망해왔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 공동기자회견도 있다고 하는데 한미 양국 정상이 CVID나 북한의 비핵화라는 말을 쓰지 않고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말을 쓸 걸로 예상합니다. 다만 바이든 정부는 실제로는 일본과 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말을 쓰고 있어서 미국과 한국 사이에 북한 정책이 완전히 일치한다고 하기엔 좀 어려운 듯합니다.

북한 내 한국 경계감 코로나 방역 만큼 강해

<기자>그런데 미국과 한국 정상 간 만남을 지켜보는 북한의 시선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을 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어떤 내용인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그건 일부에서 보도가 되고 있지만 북한은 이번 달에 사진첩을 공했습니다. 2018년 3월 김정은 총비서의 중국방문부터 2019년 6월 판문점 북미 정상 간 접촉까지 12건의 김정은 총비서의 외교를 컬러 사진으로 소개한 책자입니다. 이 책자에 남북정상 간 세 차례 만남은 소개되지 않고 2019년 판문점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는 현재 한국에 대한 경계감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과 같은 정도로 긴장감을 갖고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산중이라고 합니다. 한류나 한국제품에 대한 북한 주민들 사이 인기가 높아 김정은 체제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북한 당국이 판단하고 있는 듯합니다. 따라서 제가 보기엔 북미접촉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이) 한국의 역할을 인정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인 듯합니다. 북미협상이 실현된다고 해도 남북협상은 재개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구요 오히려 한미정상회담이 있는 이번 주는 북한의 군사도발, 특히 NNL이나 한국에 대한 군사도발을 경계해야 할 듯합니다.

중국∙한국 산 제품 사라진 북한 시장 활기 사라져

<기자>한편 북한의 식량상황이 알려진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최근에 제가 탈북자에게서 들은 얘기는 북한의 시장에서 활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중국제나 한국 제품이 있어야 북한 주민들이 구매하려는 욕구도 생기고 시장에 활기도 도는데요, 요즘엔 중국산이 많은 밀가루나 식용유, 조미료가 없어지고 한국제품도 사라졌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국전쟁의 교훈으로 기초식품 확보를 많이 강조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소금이나 간장, 된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설탕은 없어도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민들은 시장경제에 많이 익숙해지고 살아가야 하는 그런 방식을 많이 배웠습니다. 북한 내부에서는 생활의 질이 떨어지고 불만이 많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1990년 대 당시처럼 아사자가 많이 나온다거나 하는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듣고 있습니다.

북 인권침해와 핵보유는 결국 같은 뿌리

<기자>마지막으로 미국이 북한 인권문제와 핵문제를 동시에 다루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으로선 상당히 부담스러울 듯한데요, 바이든 행정부의 인권중시 외교가 북한 핵문제 해결에 끼칠 영향, 어떻게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보기에도 북한 인권문제는 너무 중요합니다. 북한이 주민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것과 핵을 보유하려는 건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당국이 인권을 침해하고 핵을 보유하려는 이유가 김정은 체제의 유지에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핵을 보유하고 체제 유지를 위해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의 인권침해 체질이 없어지지 않는 한 몇 차례나 비핵화 협상을 하더라도 북한 당국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인권문제를 중시한다는 건 김정은 정권의 체질을 바꾸고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바이든 정부가 북한 인권을 중시한다는 건 진짜 북한 인권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중국과 대결하려고 하면 전체주의 중국과 민주주의 미국의 대립이라는 구도를 만들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는 그런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바이든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려고 하는 건 환영해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행동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마키노 전문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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