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북중국경 폐쇄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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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r_dry_fish_b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도 소개된 북한의 ‘탈맥(탈피 명태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는 것)’은 진짜 별미다.(2010년 8월)
/문성희 박사 제공

앵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보는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문성희: 박사는 현재 일본 도쿄에서 시사 주간지, 슈칸 킨요비(주간 금요일) 기자로 한반도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고 2017년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사진 제공:문성희)

<기자> 문 박사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북중 무역 현황에 대해 짚어볼까요? 문성희 박사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북중 무역 상황 어떤가요?

문성희 : 네, 1월부터 북한에서는 국경 봉쇄를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물론 중국과의 무역도 큰 타격을 받고 있어요. 중국세관총서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월부터 4월까지의 무역 총액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기자>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문성희: 1월과 2월을 보면 그래도 지난 해 같은 시기에 비해 감소율이 30% 정도였습니다. 무역총액은 2억 807만 달러였고요, 1월 말부터 북중 무역이 정지된 것이 영향을 준 것은 틀림이 없다고 봅니다. 3월 무역총액은 1천865만 달러인데, 지난해에 비해 91.3%나 감소된 수치입니다. 4월도 90% 감소인 2천400만 달러에요. 이 숫자 역시 지난해에 비해 90% 감소입니다. 그러나 하나 주목되는 것은 3월에 비해 약간이지만 무역 총액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에요. 북한으로부터 중국으로의 수입액은 62만 달러에서 220만 달러로, 중국으로부터 북한으로의 수출액은 1천803만 달러에서 2천180만 달러로 각각 약간이지만 오르고 있습니다.

<기자> 무역액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문성희: 정확한 이유를 말하기가 어렵지요.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인데 북한이 국경 봉쇄를 풀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 항공편에 의한 물자 수송은 어렵겠지만, 육로에 의한 수송은 약간씩 풀기 시작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어요.

<기자> 그렇지만 북중무역 전반이 침체된 듯한데요 북한 경제를 지탱해 온 중국과의 무역이 침체되면서 올해 북한 경제 전망에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이 아닌가요?

문성희: 물론 그런 측면은 있겠지요. 북한 무역의 80%를 차지하는 것이 중국과의 무역이라는 말도 있기에 북중 무역이 이런 상태이면 북한 경제에 아무래도 영향을 줄 수 밖에요. 다만 시진핀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에 지원의 의사를 밝히고 있지요.

<기자>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문성희: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5월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를 막기 위한 방역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구두친서를 보냈는데, 시진핑 주석은 다음날(5월9일) 즉각 메시지를 보냈어요. 거기서 북한의 방역 상황과 국민의 건강이 궁금했다고 지적하면서, 방역 협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중국은 북한이 요구하는데 따라 힘껏 지원하고 싶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김 위원장이 갑자기 중국에 구두친서를 보낸 배경에 지원을 원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과연 중국에서 다음날 “지원하겠다”는 의사가 밝혀졌지 않아요. 이런 얘기도 있어요. 4월 28일에 일본 NHK가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서 보도했는데, 북한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경제적타격을 받는 가운데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해 식량지원과 무역문제에 대해 협의를 한다는 것이었어요. 이게 실현됐는지는 알 수가 없는데, 북한이 중국한테 도움을 요청한 가능성은 있다고 보아야 하지요.

<기자> 그렇지만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비료 등이 중국에서 안 들어가면 농사 작황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올해 작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벌써부터 예상하는 측면도 있는데요?

문성희: 지난 번에도 얘기를 했지만 농사 작황을 논하기에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고 봅니다. 좀 더 북한의 잠재력을 보아야하지 않겠나, 뭐 그런 말이지요. 이런 상황을 예견했던 것은 아니겠지만 북한은 지난해 당중앙위원회에서 정면돌파전 노선을 내걸고 나라의 잠재력을 발휘해서 경제를 움직여 나가려하고 있지 않습니까? 5월 1일 순천린비료공장이 착공된 것도 하나의 실례라고 봅니다. 김 위원장이 올해 첫 현지지도로 선택한 것이 비료 공장 건설현장이었다는 것은 북한이 여기에 얼마나 힘을 쏟았는 지를 입증해주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기자> 북한은 최근에 다시 증산과 절약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면서요?

문성희: 네, ‘로동신문’ 5월 25일자가 사설을 게재하고 있는데 거기서 증산과 절약에 대해 새삼스럽게 강조하고 있어요. 사설은 “우리가 내적잠재력을 총발동하여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값진 재부들을 더 많이 창조할수록 사회주의강국건설은 더욱더 힘있게 추진되게 된다.”고 자력갱생, 자급자족을 강조하고 있는데, 역시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 관계가 잘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자력갱생이 강조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요.

<기자> 네 아무래도 중국과의 거래가 끊기면 북한 경제가 어려워지기 마련이라고 보는데, 문 박사님 북한에 가셨을 때 시장에도 가 보셨다고 하셨는데 중국 제품이 많던가요?

문성희: 네 그럼요. 2010년에 북한 갔을 때 통일거리시장에서 회중 전등을 샀는데 중국 제품이었어요. 그것을 샀을 때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요. 원래 시장에서는 달러 등 외화로 거래를 하면 안 되기로 되어있는데 저는 달러밖에 안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판매하는 아주머니한테 말했더니 달러로 괜찮다는거에요. 잘 생각하면 북한 돈은 그리 가치가 없기 때문에 달러로 지불해주는 것이 좋은 것이지요. 대신 거스름 돈은 북한 돈으로 받았습니다(웃음).

<기자> 그럼 역시 시장에는 중국 제품들이 많았던 것이네요?

문성희: 적어도 제가 북한을 자주 다니던 2010년대 초에는 그러했습니다. 갑자기 필요해서 SD카드를 샀는데 그것도 중국에서 생산되는 파나소닉 제품이었어요. 명태를 말린 것도 중국 제품이었어요. 명태를 말린 것을 북한에서는 탈피라고 해요.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탈피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는 행위를 ‘탈맥’이라고 한다던데. 하여튼 중국 제품이 팔리고 있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중국산보다 북한산이 질도 좋고 맛이 있었거든요. 다만 2011년에는 자연보호의 자원에서 북한산 탈피를 시장에서 팔지 못하게 하고 있었던 거에요. 그렇지만 제가 “북한산 탈피 있어요?”해서 여쭤보니까, 책상 밑에서 꺼내주거든요. 물론 값은 중국산보다 훨씬 빗쌌지만.

<기자> 지방에서는 어떻던가요?

2018년 일본에서 첫 발간된 문성희 박사의 북한 경제에 관한 저서 ‘맥주와 대포동’ 한국어판이 최근 한국에서 출간됐다.
2018년 일본에서 첫 발간된 문성희 박사의 북한 경제에 관한 저서 ‘맥주와 대포동’ 한국어판이 최근 한국에서 출간됐다.
문성희: 저야 지방에서 시장을 둘러 볼 수 는 없었어요. 저 같은 재외 교포가 시장을 드나들면 한 눈으로 표가 나지요. 허가를 받지 않고 가면 즉시 통보되거든요. 해서 가 본 일은 없어요. 다만 지방에서 듣기에는 역시 중국 제품들이 판을 치고 있었다고 해요. 현지 사람들의 말로는 중국 제품 질이 나쁘다고 해요. 중국제 화장품을 써서 두르러기가 나왔다는 사람도 있었대요. “중국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을 깔보고 질 나쁜 제품이 오는 거다,” 뭐 그렇게 인식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집에서 DVD를 보고 있던데 중국에서 제조된 북한 애니메이션, 만화영화였어요. 그렇게 보니까 중국 제품이 북한 사람들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겠지요.

<기자> 그럼 북한 주민들 입장으론 중국 제품이 안 들어오도 경제를 운영해 갈 수 있게 국산 제품의 생산량을 높여야 하겠군요?

문성희: 네, 바로 그렇다고 봅니다. 2010년이었던가? 어떤 안내원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말인데 “맥주에 한해서는 중국 제품을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런 말을 안내원이 하는거에요. 무슨 이야기냐 했더니, 2000년대 초반에 대동강맥주 공장이 세워지고 맛있는 맥주를 북한에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지 않습니까? 해서 굳이 중국산 맥주를 마실 필요가 없어진 것이지요. 그래도 예전에 북한에 가면 칭타오 맥주를 비롯해서 중국산 맥주가 많았는데 2003년에 제가 특파원 하던 시기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동강 맥주를 찾았거든요. 저도 정말 맛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러니까 안내원이 그런 말을 한 것이지요. 제가 북한을 가면서 느꼈던 것은 맥주만이 아니라 언젠가는 자기 나라 제품, 그러니까 북한 제품도 중국 제품 못지 않는 것을 만들겠다, 뭐 그런 자존심 같은 것을 북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많이 느낄 수가 있었어요. 그리고 북한 사람들의 노력이나 지식, 그런 것을 보면 그건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요.

<기자> 오늘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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