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 북 인권 개선 목소리 커져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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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의 국무부 앞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해체와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탈북자들의 시위가 열렸다.
미국 워싱턴 DC의 국무부 앞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해체와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탈북자들의 시위가 열렸다.
RFA PHOTO/ 서재덕 인턴기자

앵커: 미북 정상회담의 재개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북한 인권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가 북한 인권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인권 단체와 탈북자들은 자칫 비핵화 문제에만 쏠릴 수 있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인권 현안이 부각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 백악관∙국무부∙의회 앞에서 북한 인권 관련 시위 이어져

- 국무부 관리도 탈북자 대표 만나 종교 탄압 상황 경청

- 국무부는 ‘국제종교자유보고서’ 발간, 북 정치범 수용소 거론


[현장음] “전 세계 인권 최악, 기독교 박해국가 1위의 자리를 차지하는 북한에서는 지금도 대량학살이 자행되고있습니다. 다음 다섯 가지 사항을 위해 즉각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을 보호할 책임을 다할 것을 요청합니다.”

30일 오전, 미국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 앞.

‘북한의 대량학살을 멈추기 위한 세계연대’ 소속 탈북자 6명이 모였습니다.

‘북한의 모든 정치범수용소의 완전한 해체와 수감자들의 석방’
‘북한 정권에 의해 숨진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배상’
‘반인도적 범죄에 책임 있는 북한 지도부의 퇴진과 제소’ 등을 주장한 이들은 각종 노동교화소와 집결소, 노동단련대 등을 운영하며 조직적으로 북한 주민의 인권을 짓밟아온 북한 지도부에 대해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주기를 촉구했습니다.

탈북자들은 이날 국무부를 시작으로 미국 의회 앞에서도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해체를 촉구했으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앞으로 편지도 전달했습니다.

[주경배 공동대표] 저희는 북한에서 살다 나왔고 다시 북한의 여러 상황을 볼 때 북한을 단순히 핵 문제나 인권을 잘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가 아니라, 지난 70년간 3대에 걸쳐 자국민을 학살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ㅣ이것은 어느 한 시기의 단순한 인권 문제가 아닌, 또 다른 홀로코스트가 진행된 문제이며, 이제는 인권 문제가 아닌 대량학살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부각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탈북자들은 지난 5월 중순부터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차례로 방문해 백악관과 국무부, 유엔 본부 앞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는 시위를 잇달아 열었으며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꼭 논의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29일, ‘2017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발간하고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8만 명에서 12만 명이 수감돼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종교적 이유로 감금돼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날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정치범 수용소 문제가 의제로 제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고, 때마침 탈북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기독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북한 주민 4명의 이름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주경배 공동대표]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 편지에도 실제로 지금 북한에서 종교를 믿다가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4명의 이름을 드렸습니다. 북한은 70년간 모든 종교를 박해하고 기독교에 대한 탄압을 진행했죠.

- 미국 NGO∙인권단체, 북 인권 개선에 한목소리

- 미북정상회담 재개 가능성 커질수록 인권 언급 목소리 커져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이 다시 추진되고 정상회담의 의제와 의전, 일정 등이 조율되는 가운데 워싱턴에서는 북한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세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2일,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의제로 언급되고 다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탈북자와 인권 관계자들의 기대를 높였으며 국무부 관리도 지난주 탈북자와 만나 북한 내 종교 탄압 상황을 경청했습니다.

또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이 주최하는 ‘2018 민주주의상’에 북한 인권을 위해 뛰는 한국 내 4개 단체가 선정됐고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 다음 날인 6월 13일에 시상식이 열릴 만큼 미북 정상회담 개최 분위기 속에서도 북한 인권에 대한 목소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라이츠워치와 국제엠네스티 미국 지부,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등 인권단체들도 한목소리로 북한 인권이 반드시 미북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워회 그레그 스칼랴튜 사무총장의 설명입니다.

[그레그 스칼랴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연두교서를 발표할 때 탈북자 지성호 씨를 초대했고, 3일 뒤에 탈북자들을 만났습니다. 한국 국회에서도 북한 인권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평창 올림픽 때 탈북자들을 만났습니다.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은 북한 인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최악의 인권 탄압국으로 지목된 북한 간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대가로 체제보장을 약속하는 것은 근본적인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많은 사람이 지적합니다.

과연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얼마나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미국 국민이 북한을 여전히 잔혹한 정권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미북 정상회담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도덕적, 인권적 차원뿐 아니라 공화당과 기독교계로부터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기본적인 인권 개선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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