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과거에도 ‘맥도날드’ 유치했다 무산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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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가게 간판 뒤에 미국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맥도날드 가게 간판 뒤에 미국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AP Photo

앵커: 미국 중앙정보국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햄버거 체인점의 북한 진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정부 기관의 공식 보고서에서 미국 햄버거 체인점의 북한 진출이 언급된 것은 다른 민간 자본 진출의 기준이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과거에도 맥도날드의 유치를 시도한 것과 동시에 미국 기업의 북한 진출을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북한 실력자, 과거에 ‘맥도날드’ 유치 시도

- ‘맥도날드’도 사업 검토했지만, 열악한 통신∙유통∙수요 환경에 무산

-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고기겹빵’에 관심

- 만약 맥도날드 매장이 문을 연다면? 평양, 신의주, 원산 등이 후보

- 북, ‘월마트’ 포함 미국 기업 진출 희망해 와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경제적 번영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에 안전보장과 경제적 번영을 성취할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북한에 한반도 비핵화를 대가로 경제적 밝은 미래를 제시한 미국의 생각은 대북제재를 해제하고 미국 민간 자본의 투입을 허용해 투자와 기간 시설의 확충 등을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은 5월 초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평양에 미국의 햄버거 체인점 개설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미국의 대북투자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중앙정보국은 분석했습니다.

특히 정치적 성향을 띠지 않는 햄버거 체인점 개설을 통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서방 국가에는 대북 투자가 열려있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란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도 과거에 미국 최대의 햄버거 체인점인 ‘맥도날드’ 유치를 시도하려 한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맥도날드’사는 2008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실력자로 추정되는 사업가를 통해 맥도날드 유치를 시도했지만, 북한 내 수요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We would select business man from North Korea, he has extended business experiences in that country. That person has probably political connections and he has a history of success in North Korea.)

‘맥도날드’사의 해외사업팀에 따르면 북한에서 꽤 성공한 사업가이며 정권과 연계된 인물과 맥도날드 매장의 북한 진출을 모색했지만, 열악한 통신과 유통, 작은 수요시장이란 현실 때문에 이를 포기했습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맥도날드 햄버거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는데, 실제로 김 위원장은 2000년 당시, 노동당 간부들에게 “세계적으로 이름이 있다고 한 빵에 못지않은 고급 빵과 감자튀기를 생산해 공급하라”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맥도날드’가 미개척지인 북한에 진출한다면 최소한 여러 매장을 동시에 설립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인데 매장 건설과 식기구, 재료 공급 등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으로 수백만 달러가 들어가는 데다 투자를 해도 통신과 유통, 고객 확보 등 매장이 성장할 만한 기본적인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아 다른 국가에 진출한 매장에만 신경 쓰겠다는 것이 당시 맥도날드의 입장이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김중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 연구소 객원 연구원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햄버거 체인점을 거론한 중앙정보국의 보고서는 미국의 민간 자본이 북한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후속 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합니다.

북한에 진출한 미국 햄버거 체인점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다음 민간 자본의 투자 여부를 고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중호 연구원] 햄버거 체인점을 언급한 이유는 뭐냐? 일단 북한 시장에 첫발을 내디딜 때 햄버거 체인점이 진출해 어떤 변화를 만들 것이냐?를 염두에 둔 보고서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맥도날드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 에 따라 다음 민간 자본이 들어갈 길을 닦는 결과가 되지 않겠느냐? 는 고민이라고 봐요. 새로운 사업 모양이 등장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맥도날드가 잘 안착하느냐? 는 다음 사업에 주는 의미가 크죠.

만약 맥도날드 매장이 북한에 진출한다면 햄버거를 사 먹을 수 있는 부유층과 관광객이 많은 평양과 신의주, 나선, 원산 등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 맥도날드의 진출은 북한 권력층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불러 모으고 개인 사업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함과 동시에 의료, 식료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미국 회사들이 북한 시장에 눈을 돌릴 촉매제가 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관측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미국의 최대 유통회사인 ‘월마트’의 진출도 희망했습니다.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토니 남궁 박사는 과거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테러지원국과 적성국 교역법의 해제를 통해 월마트를 비롯한 미국 기업이 북한에 진출하기를 원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비핵화 이후에도 북에서 당장 수익 내기 어려워

- 법률, 금융체계, 인프라 개선 등 북한도 노력해야 할 부분 많아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고 ‘맥도날드’, ’월마트’ 등 미국 민간 자본의 투입이 허용된다 해도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맥도날드가 북한 진출을 포기한 이유로 열악한 통신과 유통, 좁은 수요 시장을 거론했듯이 북한도 미국 투자자가 진출할 수 있도록 분쟁 해결제도, 보험, 임금 지급, 송금체계 등 성숙한 조건의 경제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김중호 연구원] 제재를 해제하면서 민간 자본이 알아서 들어갈 수 있게 해 주겠다는 것인데, 북한이란 폐쇄적인 사회에 경제적 여건이 어떻게 조성돼 있는가? 외국인 투자자가 볼 때 북한에 투자해서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겠다고 판단할 조건이 있는지 따져봐야 하는 거죠. 우리가 볼 때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돈이 들어가고 사업가가 돈을 벌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북한에 여러 악조건이 있는 거죠. 예를 들어 법적인 문제, 북한 내 열악한 인프라 등을 볼 때 당장 북한이 개방한다 해도 많은 자본이 들어가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맥도날드의 북한 진출과 성공 여부는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약속한 경제적 부흥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민간 자본이 북한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준이 되는데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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