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 수뇌 전면교체로 강경파 힘 빠져”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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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을 수행하는 김수길 신임 총정치국장(붉은 원안).
김정은을 수행하는 김수길 신임 총정치국장(붉은 원안).
연합뉴스 제공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비핵화 합의 도출땐 북한군 규모 축소 불가피

군 내부 불만 제기 가능성 염두에 둔 선제조치

<기자> 마키노 지국장님,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이 온건파로 군 수뇌부를 교체했다는 보도를 특종보도하셨는데요, 이번 북한군 수뇌부 전면 개편,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요시히로 마키노 연구원.
요시히로 마키노 연구원. 요시히로 마키노 연구원. 사진-요시히로 마키노 씨 제공

마키노 요시히로 : 감사합니다. 제가 듣기로는 북한에서는 이번에 만약 비핵화 부문에서 미국과 합의가 도출되면 110만 명 규모로 알려진 북한군도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예전에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도 역시 10만-20만 명 정도의 북한군을 줄여야 했었는데 그 때도 (군부 안에서) 여러가지 불만이 표출됐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도 이번에 북한군 안에서 불만이 표출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자신의 말을 잘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군 수뇌부를) 개편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새로 북한군 수뇌부에 입성한 사람들은 주로 어떤 인물들입니까? 방금 말씀하신 대로라면 김정은에 충성할 만한 사람들이다, 이런 분석이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노광철 신임 인민 무력상은 제2경제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비교적 북한군 안에서 온건파로 알려졌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또 리영길 총참모장은 원래 한 번 숙청됐던 사람으로 한 번 숙청당했던 사람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반대하거나 강하게 나올 수 없고, 그런 측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군을 장악하고 있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제사회에 핵 포기 증명 환경 마련중

북 사실상 시장경제 도입…국제사회 도움 절실

<기자> 결국 미국과의 핵 담판을 앞두고 군부 강경파의 힘 빼기라는 말씀이신데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그렇습니다. 물론 북한 입장으로는 핵을 좀 숨기고 싶다거나 그럴 수 있지만 일단 미국이나 국제사회에서 (비핵화의) 대가를 잘 얻어내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려면 국제사회가 ‘아, 북한이 핵을 다 포기했구나’ 하고 믿을 만한 행동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 전제 아래 자기들이 핵을 포기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한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제 우선 정책으로 김정일 시대에 비해 북한군의 위상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인데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듣기로는 2012년 6월에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개혁을 단행했다고 합니다. 인센티브, 즉 유인책이나 기업소마다 독립채산제를 도입했다고 하는데요 그런 경제개혁 때문에 지금 북한 사회는 (사실상) 시장경제가 도입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 사이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거나 사상보다는 돈이 더 중요하다거나 그런 생각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그런 사람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북한 안에서 시장을 확대시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국제사회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트럼프, ‘일괄합의-일괄이행’ 입장서 유연성

최종합의 도출없는 싱가포르회담 염두 둔 듯

<기자> 이제 미북정상회담 관련해 얘기 나눠 보죠. 지난 금요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백악관에서 만난 뒤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습니다. 먼저 직접 들어 보시죠.

트럼프 대통령: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만날 것입니다.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만남이) 아주 잘 이뤄졌습니다. 서로를 알 수 있는 만남이었습니다.

<기자>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을 거라고 말한 부분인데요 먼저 들어 보시죠.

트럼프 대통령: 과정(process)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 번의 회담에 그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서로 관계를 이룩해 나가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기자> 그동안 미국이 요구해온 ‘일괄 합의-일괄 이행’ 방식에서 유연성을 보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맞습니다. 그건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과 만난 뒤에도 미국과 북한이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는 게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일괄타결에 대해서 동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북한과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 한다는 가정 아래 싱가포르에서 김위원장을 만나야 하는 상황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상황에 대한 자기 입장을 잘 정리해 둬야 하니까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합의안에) 서명은 못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봅니다.

정상 간 비핵화 큰 틀 원론적 합의 뒤

핵무기 반출 등 실무협의서 정리할 듯

<기자> 미국은 그 동안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핵탄두를 포함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반출을 북한에 압박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은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5월 말에 김정은 위원장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앞서 3월에 한국 특사단을 만났을 때와 똑같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그건 자기들만 미국에 양보하는 게 아니라 한국이나 미국도 북한에 양보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 위원장은 북한만 양보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는, 핵무기를 해외로 반출한다거나 하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서는 그냥 따라가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네,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담판에서 가장 중요한 지렛대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기에 반출하는 게 힘들거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럼 이번 정상회담서 어느 수준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보시는 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 입장은 방금 말씀드린 대로 뭔가 대가는 얻어 내야 하니까 비핵화에 대해서는 합의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내부의 지지를 얻어내야 하니까 일방적으로 미국에 양보했다는 지적은 받고싶지 않기 때문에 대충 비핵화에 관한 합의를 도출한 다음에 핵무기를 해외에 반출하는 그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이 끝난 다음에 실무협의에서 잘 정리하자고 그렇게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에 관한 큰 그림, 선언적인 얘기를 하고 그 이후에 있을 실무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이 논의될 거다, 뭐 이런 말씀인데요. 우여곡절 끝에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은 열릴 전망입니다. 아사히신문이 싱가포르 현지에도 지국을 두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지국을 통해 보고받는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싱가포르에는 현재 한국, 일본, 미국 등 전세계 언론이 취재를 시작했고 (미북)정상회담 취재 열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 취재는 너무 어려우니까 어디서 회담이 열릴 건지 그런 것도 모르는 상황 아래서 취재 열기만 상승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해석도 나오고, 말씀드리기 좀 어렵지만, 아직까지 추측 보도도 많고 아직 예상이 힘든 상황도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역시 북한 취재는 어렵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싱가포르 현지에 직접 가셔서 미북 정상회담을 취재할 예정이시지요? 현지에서 직접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생생한 소식도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키노 지국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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