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1주년 특집기획] <3> 3차 회담 ‘안갯속’

워싱턴-노정민, 한덕인 nohj@rfa.org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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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합의문에 서명을 마친 뒤 처음 만났던 장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합의문에 서명을 마친 뒤 처음 만났던 장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적절한 시기에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길 고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올해 안에 다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까요?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미국 내 많은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은 올해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여전히 미북 간에 양보와 타협의 의지가 없는 데다 각자의 국내 정치 상황에 밀려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만약 열린다 해도 전제조건으로 실무협상을 통한 사전합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1주년 특집기획]


오늘은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는 미북 간 3차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올해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 RFA 긴급설문, “올해 3차 정상회담 열릴 수 있나?”

- 많은 전문가 “가능성 낮다”

- 만약 열리더라도 사전 합의 이뤄져야만 가능

-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이 3차 회담 계기 마련에 중요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미국 내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올해 안에 3차 미북 정상회담이 가능할까?”를 물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 조정관,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 켈시 데번포트 미 군축협회 비확산정책 국장 등 설문에 응한 13명의 한반도 전문가 중 올해 안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높게 보는 답변(4명)은 많지 않았습니다.

킹 전 특사는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의 내부 혼란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정치적 공세가 격화되면서 정상회담에 대한 준비 시간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정상 모두 정치적으로 3차 회담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데 서로 어떤 양보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겁니다.

[로버트 킹] 또 다른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도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겁니다. 이미 자신의 재선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또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접어들면 북한에 신경 쓸 시간도 줄어들죠. 미북 정상회담이 재선에 도움이 된다면 또 성사되겠지만, 과거의 사례처럼 성공적이지 못하면 대선에도 도움이 안 되겠죠.

킹 전 특사는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저울질하면서 재선이 확실해질 때까지 3차 정상회담 개최의 이해득실을 따질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도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선거를 앞두고 국내 사안에 집중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셈법의 변화를 요구한 북한의 시간표와 맞지 않아 올해 안에 3차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습니다.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대북제재의 완화에 미동이 없는 미국과 대북 접근법을 바꾸라는 북한이 팽팽히 맞서고 있고 계속 실무 회담을 거부하는 북한의 태도를 고려하면 올해 3차 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카토 연구소의 테드 카펜터 선임연구원과 유라시아그룹의 스콧 시먼 아시아 담당 국장도 미북 양측의 타협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 데다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올해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관측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지속적인 대화 의지를 고려하면 회담 개최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해리티지재단의 올리비아 에노스 정책분석관은 미국이 계속 3차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1차 싱가포르, 2차 하노이 회담이 빠른 속도로 성사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도 북한이 외교적 노력을 재개하기까지 3차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비핵화 진전과 긴장 완화를 위해 두 정상이 만날 수 있다고 내다봤으며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올해 안에 반드시 3차 정상회담이 개최돼야 하며 평양에서 열리는 것에 동의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적절한 시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며 다시 한번 3차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난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교착 국면 속에 미북 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며 대화 의사를 계속 밝히고 있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정책 조정관, 켈시 데번포트 비확산정책 국장 등은 현시점에서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실무협상에서 양측이 주장하는 비현실적인 제안에 대한 사전 합의를 이뤘을 때만 3차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신미안보센터의 크리스틴 리 연구원은 3차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는 오는 6월 말에 있을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 만남에서 어떤 조율을 이루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한미정상회담이 더 중요하다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그래픽/ 김태이

싱가포르 회담 이행 노력에 낙제점

- 전문가들 “미∙북, 싱가포르 이행 노력 없었다”

- 북, 후속 실무회담 참여 거부하고 미사일 발사까지

- 미, 진전을 위한 대안과 구체적 준비 안 돼

- 싱가포르 합의 후 실무회담부터 문제 시작…후속 실무협상 실패


미국 내 전직 관리와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합의의 이행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노력에도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싱가포르 합의 이행에 충분히 노력했다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많은 전문가가(9명) 단호히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북한은 물론 미국도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는 싱가포르 합의 자체가 모호했고, 정확한 의무도 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행 노력도 없었으며 미국은 비핵화의 진전을 위한 대안이나 구체적인 제안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꼬집었습니다.

정 박 한국 석좌는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지 못했고, 핵 협상에 관한 근본적인 대화도 회피해왔다고 평가했으며 앤드류 여 카톨릭대 교수는 싱가포르 합의 이후 미국이 기존의 일괄타결식 접근법으로 되돌아가는 듯 보임과 동시에 북한도 침묵과 비판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켄 고스 국장은 애초 이행 가능성이 없는 합의가 무의미했다며 다시 단계적∙동시적∙병행적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켈시 데번포트 비확산정책 국장은 미국이 제재 완화와 완전한 비핵화를 놓고 엇갈린 메시지를 보내면서 싱가포르 회담 이후 효과적이고 규칙적인 절차를 수립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으며 마크 배리 편집장은 싱가포르 회담 이후 후속 실무협상을 하지 못한 것에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이화여자대학교의 박인휘 국제정치학 교수는 최근(6월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2차 하노이 회담의 결렬 이후 미북 간 냉각기가 오래갈 것으로 본다며 결국, 단계적 행동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의 조율이 3차 정상회담 개최의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박인휘 교수]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서로 대면한 상태에서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에 서로 내놓은 협상카드를 쉽게 거둬들일 수 없을 거라 보고요. 냉각 기간이 좀 오래갈 거라 봅니다. 만약에 3차 회담의 모멘텀이 이뤄진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의 문제는 미국과 북한 모두 일괄타결, 하지만 단계적 행동에 합의가 되어 있어서 초기에 북한이 어떤 비핵화 조치를 이뤄내느냐, 또 미국이 제재는 해제하지 않겠지만, 이에 대한 어떤 로드맵을 제시해주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박 한국 석좌도 일부 미군 유해가 송환됐고, 하노이 회담 당시 평화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 등에서는 광범위한 합의가 있었지만, 결국, 비핵화와 제재 문제가 주요 걸림돌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래픽/ 김태이

대화 신호 보내는 미 vs 반응 없는 북

- 3차 미북 정상회담, 아직 공식 계획 없어

- 미, 다각적 접촉 시도하지만…북, 대화 의지 안 보여

- 미 “비핵화 전 제재 완화 없어” vs 북 “미국 먼저 셈법 바꿔야”

- 실현 가능한 조건 놓고 서로 양보할 때 정상회담 시기 빨라져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은 북한에 계속 대화의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북한은 아직 대화에 응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는 게 워싱턴에서 감지되는 분위기입니다.

미국 국무부 측도 다각적으로 북한과 접촉하고 있지만, 북한이 계속 침묵을 유지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3차 정상회담의 의지를 나타내지만, 아직 공식적인 계획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로버트 킹] 북한은 현재 미국의 대화 신호에 반응하지 않고 있고, 별로 대화에 응할 마음이 없어 보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4일, 비핵화 없이 대북제재의 완화도 없다며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한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 다시 만나 진지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5일, 싱가포르 회담 1주년을 앞두고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셈법을 바꿔야 한다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미국의 일방적인 핵 포기가 지난 하노이 회담의 결렬로 이어졌다며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만날 것을 촉구한 겁니다.

북한도 지금의 교착 상태에서 대화의 문은 열어놓고 있지만, 먼저 입장을 바꿀 뜻은 없는 듯 보입니다.

이처럼 미국과 북한의 팽팽한 입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른 시일 내 두 정상이 다시 만날 가능성에 미국 내 전문가들의 기대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오히려 만날 기회가 줄어들고, 그 과정이 길어질수록 미북 관계 개선과 비핵화 진전이 더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본격적인 대통령 선거를 앞둔 올해를 미북 대화의 진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많습니다.

[박인휘 교수] 협상의 모멘텀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1년 남은 올겨울, 한국의 총선이 4개월 정도 남은 올겨울, 2020년에 중요한 신년사를 준비해야 하는 북한의 입장이 맞물리면서 올겨울쯤에 중요한 협상의 모멘텀이 생기지 않을까가 제 생각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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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화 의지를 보이는 만큼 북한도 최소한의 외교적 노력의 하나로 실무회담에 임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미북 대화에 대한 희망이 남아있다며 실무협상의 진전 여부는 김 위원장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과 한국은 계속 북한과 협상할 의지가 있습니다. 미국도 준비돼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올바른 전략을 갖고 실무협상이 진전될 수 있도록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미국, 한국, 국제사회는 북한의 밝은 미래를 도울 준비가 돼 있는데 결국, 김 위원장의 올바른 선택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1년 전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마주 앉은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새로운 미북 관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희망을 줬지만, 일 년이 지난 현재 두 정상이 언제 다시 만날지도 알 수 없게 됐습니다.

3차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를 기대하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상대방의 양보를 먼저 요구하는 미국과 북한을 바라보면서 비현실적인 제안보다 단계적으로 실현 가능한 사안에 서로 합의할 의사를 보인다면 그 시기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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