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불만 한국으로 돌리려는 의도”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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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_rally_leaflet_b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난하는 가운데 각지에서 청년학생들의 항의시위행진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북, 대미외교 전략 수정 뒤 대남 군사도발 나선 듯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기자> 북한이 모든 남북 간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했습니다. 또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도 예고해 북한의 대남 군사도발이 우려되고 있는데요, 마키노 위원님, 북한의 대남 압박 강화, 어떤 의도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이 대미외교 전략을 수정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회에서 세상이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할 거라고 예고했습니다. 미국 대선 이전에 새로운 군사도발을 예고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은 지난해 12월 새로운 로켓 엔진 연소시험도 했는데 그건 ICBM용 고체연료 시험이었습니다. 따라서 ICBM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저는 봤는데요, 특히 당시 김 위원장이 머지않은 시간이라고 한 건 올11월 미국 대선을 감안하면 대선 이전에 북미협상을 하기 위해선 군사도발도 올 해 전반기에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2월 말 신형 코로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너무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으로선 중국이나 미국에 너무 큰 부담이 되는 군사도발을 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최고지도자가 예고한 이상 도발을 감행해야 할 필요성 역시 있습니다. 이미 6월이어서 북미협상을 할 시간적 여유는 없고 따라서 북한으로선 부담이 덜 한 한국을 대상으로 한 군사도발로 노선을 변경한 듯합니다. 또 북한 국내 문제도 역시 코로나 때문에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내부결속도 필요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일련의 조치는 앞으로 한국에 대한 군사도발을 위한 명분찾기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이번 조치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주도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북한의 대남, 대미 정책의 전면에 김 제1부부장이 나섰다는 분석인데요, 어떤 배경이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첫 번째는 역시 북한은 더 이상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최고 지도자가 남북관계에 나서지 않고 그냥 2인자인 김여정 또는 김영철이 상대라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도 관계가 있는 듯합니다. 북한은 지난 연말 김여정을 다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임해 김 위원장의 업무를 덜어주려 했습니다. 그건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탓이라고 봅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김여정 제1부부장은 머지않은 장래에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돼 김 위원장을 보좌하는 역할은 더 강화될 듯합니다.

코로나19로 평양시민들 생활도 매우 어려워

<질문> 그런데 지난 7일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는 평양시민들의 생활 보장을 위한 당면한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북한의 특권층이랄 수 있는 평양시민들 역시 생활이 많이 어려워 진 듯한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생활을 보장한다는 건 터무니없는 표현인데, 역으로 보면 말씀하신 대로 평양 시민들의 사정이 너무 어려운 탓일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평양 인구가 2백수십만 명이라고 하는 데 완전히 배급만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은 일부 당 간부나 고급군인에 한정돼 있다고 합니다. 대다수 시민들은 봄철 춘국기에 보리나 옥수수를 섞은 밥이나 김치 그리고 국수 정도밖에 먹을 게 없다고 듣고 있습니다. 반면 최근에는 전기도 유료화됐고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달 생활비가 100달러는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 코로나 탓에 평양시도 2월 말부터 사실상 봉쇄상태여서 밀가루나 식용유 같은, 주로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물품이 부족한 상태라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강력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가격은 공식적으로는 오르지 않고 있는 듯한데 제가 듣기론 상인들이 시장에서는 물건을 팔지 않고 집으로 불러 물건을 비싸게 파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평양시민들의 생활도 너무 어려운 상황이어서 불만을 억제하기 위해서 김 위원장이 생활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어려운 상황 아래서 최고 지도자의 권위도 떨어질 수 있는, 한국에서 전단이 날아왔다는 소식을 노동신문에서 공개했습니다. 아마 이렇게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 대한 불만을 한국에 돌리기 위한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납치문제 정치적 이용’ 아베 일본 총리 비난 여론

<질문> 마지막으로 일본 납치자 문제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의 아버지인 요코타 시게루가 지난 6일 사망했는데요, 일본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요코타 시게루 씨는 누구나 그의 인격을 칭찬하는, 좋은 분이었습니다. 그의 사망 소식은 일본 언론사 모두 속보로 보도하는 큰 뉴스였습니다. 이런 일반적인 여론의 반응뿐 아니라 납치를 자행한 북한에 대한 비난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동시에 납치문제가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가 해결하지도 못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아베 총리뿐 아니라 많은 일본 정치인들은 납치문제를 정치적으로 많이 이용하려 했다는 그런 지적이 있는 듯합니다. 일반 여론이 납치를 자행한 북한을 비난하고 있었는데 정치인들이 그걸 이용하려고 했기 때문에 6자회담에서도 일본만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대가를 분담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고 했고 (정치인들은) 갑자기 태도를 바꿔 북한과 무조건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도 아베 총리에 강한 불신감을 갖게 됐고 북일관계는 2015년 이후 전혀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요코타 시게루 씨 사망을 계기로 일본 안에서 납치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 관계자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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