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으로선 대단히 의미있는 회담”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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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이 12일 미북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12일 미북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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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구체적 진전 없어 비핵화 과정 험난할 듯

<기자> 마키노 지국장님, 오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첫 미북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회담을 직접 취재하셨는데요, 어떤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만났던 김정은 위원장이 SF(공상과학)영화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는데 그게 김 위원장 자신의 솔직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내용은 별로인 것 같지만 일단 첫 만남으로서는 북한지도자로서는 대단히 의미있는 회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공상과학영화 같았다, 그러니까 상상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뭐 이런 의미였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자신의 정치적인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역사적, 새로운 관계, 뭐 이런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공동성명을 제가 살펴봤는데 구체적인 성과나 진전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북한 문제의 핵심인 비핵화도 매우 어려울 걸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기자> 핵심이었던 비핵화와 관련해 선언적인 의미에 그치고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인데요 결국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양 정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사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어제 기자들에게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원한다고 말했는데 합의문에 그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비핵화 시한 정도는 포함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런 시한조차도 보이지 않고, 구체적인 진전은 하나도 없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국 정상 간 정치적 계산 맞는한 대화 계속

<기자> 구체성, 비핵화 시한이나 범위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말인데, 그런데 아까 처음 지적하신 대로 두 정상 간 만남 자체가 공상영화에서나 나올 상황이었고 앞으로 두 정상이 또는 실무진에서 협의를 통해 합의를 이뤄 나갈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공동성명에 하나도 구체적인 성과가 없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몇 차례나 자신이 대단한 일을 이뤄냈다고 얘기했고 김정은 위원장도 회담장에서 자신의 성과를 언급했습니다. 이처럼 (현실과) 거리가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일단 양 정치 지도자가 정치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지도자의 정치적 계산이 맞는 한 대화는 계속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역시 구체적인 논의와 합의가 없기 때문에 위험한 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적이다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마키노 요시히로: 네, 우리가 (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동의하려면 문제의 핵심이었던 비핵화에 대해서 과거 1991년 남북비핵화선언이나 2005년 9월 6자회담 공동성명보다 진전된 내용이어야 하는데 이런 내용이 빠진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김위원장, 세계무대서 통하는 큰 지도자 자신감

<기자> 이번 미북정상회담은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무대에 사실상 처음 오르는 그런 행사였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북한이 앞으로 개혁, 개방으로 가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자신이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큰 지도자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젊어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별로 근거가 없는 (자신감으로) 이번 회담을 계기로 더 대화에 나서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런 게 혹시나 북한의 개혁, 개방을 진전시키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계획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그 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사안인데요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지적도 있는 듯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저도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내용을 봤는데요 한미연합훈련이나 전략자산의 한반도 파견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차원에서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마침 한국과 미국은 현재 방위비 분담 협상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그 안에서도 미국이 전략자산의 한반도 파견에 비용이 많이 든다며 한국이 이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잘못된 판단이 아닐까 저는 걱정하고 있습니다.

<기자> 일본 정부와 언론의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주로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아베 총리가 요청했던 납치자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거론했다고 얘기하니까 일정부분 일본 정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의 핵 위협이 계속 남아있을 거고 트럼프 정부가 계속 유지해왔던 군사적인 대응방안은 앞으로 행사하기가 어렵게 될 거고 그렇게 되면 일본이나 한국의 입장으로선 핵문제와 안전보장 문제가 더 큰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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