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전력난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06.14
power_plant_heechun_b 자강도 희천2호발전소 인근의 전경. 마을이 보인다.(2011년8월)
사진: 문성희 박사

앵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보는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조선신보 평양 특파원을 역임한 문성희 박사는 현재 일본 도쿄에서 시사 주간지, 슈칸 킨요비(주간 금요일) 기자로 한반도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고 2017년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오늘도 지난 시간에 이어 인민생활 부문에 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문성희 박사 모시고 북한의 인민생활 부문 살펴보고 있습니다. 문 박사님, 북한이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 중 하나가 전력생산인데요, 북한의 전력난, 얼마나 심각합니까?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사진 제공:문성희)

문성희: 여러분이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동아시아 상공에서 찍고 공개한 사진을 보신 적이 있지요. 야경을 찍은 것인데요, 유독 북한만이 캄캄한 사진이에요. 중국이나 한국 일본은 반짝반짝하던데. 그만큼 북한에선 밤에 전기를 켜고 있는 장소가 적다는 것이지요. 저도 한번 함주라는 곳에서 함흥까지 야밤에 택시로 이동한 바 있는데 50분 정도 도로를 달리는데 가로등이 전혀 없었어요. 차가 기대는 것은 오직 자기 차가 비치는 전조등만이었어요. 그리고 북한에서는 정전이 자주 발생해요.

<기자> 2010년 전후로 북한을 방문하셨던 당시에도 평양에서 정전이 자주 있었습니까?

문성희: 호텔 안에서는 정전이 거의 없었지만 현지에 사는 분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역시 당시까지 평양에서도 정전은 계속 있다,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의 발전량의 목표와 실제 전력 생산량은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요?

문성희: 최근에는 북한이 공식으로 발전량의 목표를 발표한 바 없는데, 아마도 1천만 킬로와트 정도라고 봐요. 지금 능력는 600만-700만 킬로와트 정도에요. 그렇지만 1992년에는 약 320만 킬로와트였기에 많이 늘어난 셈이지요.

<기자> 남한과 북한이 서로 분단되기 전에는 북한에서 생산된 전기가 남한 지역에 공급되고 있었던 걸로 아는데요, 북한에서 혹시 이런 옛날 얘기를 들어 보셨는지요?

문성희: 북한에서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제 나름으로 조사한 적이 있어요. 조사한 바에 의하면 1945년 8월 15일 해방 직후부터 3년간은 북측에서 남측에 전력수요의 70%를 송전하고 있었어요. 전력이 넘쳐날 정도로 있었기 때문이지요. 북중 국경을 흐르는 압록강 본류의 수풍댐, 그리고 압록강을 향해 흐르는 3가지 강에 설치된 발전소만으로 한반도 전체 전력량의 85%를 충족시키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발전소는 북측에 있었으니까요. 해방 당시의 남북의 발전 능력을 비교하면 북이 151만 5천 킬로와트, 남이 23만 7천 킬로와트로 북 능력이 약 6.4배였거든요.

<기자>그렇다면 지금 현재 남북의 전력 생산량 차이는 어떤가요?

문성희: 최근에는 남국의 전력 생산 능력은 역전했지요. 2014년 북이 725만에 비해 남은 9천321만, 2015년 북이 742만에 비해 남은 9천764만, 2016년은 북이 766만에 비해 남은 1억 586만 킬로와트에요.

희천2호발전소 공사장에 게시된 물길굴공사 진행도 표지판. (2011년8월)
희천2호발전소 공사장에 게시된 물길굴공사 진행도 표지판. (2011년8월)
사진:문성희 박사

<기자> 김정은 위원장 집권 뒤 완공된 자강도의 희천 수력발전소에 직접 가 보셨다면서요?

문성희: 네, 2010년 9월과 2011년 8월에 갔는데 아직 공사가 진행중이었어요.

<기자> 현장 분위기는 어떻던가요?

문성희: 인민군 병사들을 중심으로 동원된 사람들이 열심히 건설을 하고 있었어요. 자강도 강계시에도 흐르는 장자강 유역과 청천강 유역에 건설됐습니다. 1호와 2호 발전소가 있는데 합하면 30만 킬로와트의 전력생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었어요.

<기자> 실제로 잘 가동되고 있는가요?

문성희: 제가 갔을 때에는 아직 완공이 안 됐기 때문에 가동도 안 하고 있었어요. 완공된 뒤에 갔다온 사람들에 의하면 첫 시기에는 잘 가동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요즘은 희천발전소라는 단어를 북한에서 거의 안 듣습니다.

<기자> 가동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이시지요?

문성희: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기자> 많은 공을 들여서 완공했는데 실제 전력생산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고 있다는 건가요?

문성희: 그렇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솔직히 조사를 해 본 적은 없기 때문에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북한 쪽에서. 그런데 요즘은 북한에서 희천발전소 얘기를 안 하기 때문에 잘 가동되고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기자> 당시 공사 현장을 직접 방문했던 경험으로 미뤄 봤을 때 어떤 점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문성희: 혹시나 하면, 벽돌이나 그런걸 세워서 댐을 만들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시멘트 문제나 그런 것이, 시멘트를 생산하는 데 문제가, 원자재가 모자랐다거나 그런 추측을 할 수 있고. 희천발전소는 평양에 전력을 보장하기 위한 발전소이거든요. 그러니까 자강도에서 평양까지 송전, 전기를 보내야 하지 않습니까. 송전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을 거라고 예측이 되고. 여러가지 그런 측면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거죠.

<기자> 자강도 지역에는 군수공업시설이 많이 들어서 있고 특히 주요 시설은 지하에 건설돼 있다면서요?

문성희: 물론 예전부터 그런 얘기가 있었으니까. 저도 자강도는 과거에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고. 재일교포들도 유일하게 방문하지 못했던 곳이 자강도였거든요. 물론 아직까지 군사공업시설은 전혀 공개가 안 돼 있기 때문에 희천발전소에 갔다 한들 그런 걸 볼 수도 없고 자세한 것은 몰라요.

<기자> 북한에서 부족한 전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가요?

문성희: 사회과학원의 이기성 교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느데 그 분에 따르면 기본은 수력이고 그 다음 화력, 전력 공급을 늘으기 위해서 풍력, 태양광, 원자력, 조력 등의 에너지를 배합하고 있답니다.

<기자> 북한에 태양광 에너지 설비가 많아지고 있다는 데 실제로 어떻던가요?

문성희: 2008년에 남포에 갔을 때 벌써 풍력이나 태양광을 이용하는 장소가 있는 것을 목격했어요. 남포시 영남 배 수리소에서 풍력, 태양광 발전소를 사용해서 자가 발전을 하고 있었지요. 이렇게 자가발전으로 전력을 해결하는 공장과 기업소가 적지 않아요. 제 숙소였던 평양호텔에서도 정전 시에는 자가 발전기를 가동시키고 있었어요. 일반주민들 중에도 요즘은 태양광을 쓰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를 들었고 실지 태양광 패널이 붙은 아파트도 눈에 띈다고 합니다. 고층아파트의 베란다나 창에 붙어 있었던 것을 로이터 통신 기자가 목격을 하고 있어요. 이건 중국에서 들어온  것 같은데 2016년 이후에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태양광 제품 생산 공업화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있었기에 북한에서도 자기 힘으로 태양광 패널을 조금씩 생산하게 됐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