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도 미군 유해 55구 중 6구 신원 확인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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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송환한 한국전 전사 미군유해 55구를 위한 추도행사가 지난해 7월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열리고 있다.
북한이 송환한 한국전 전사 미군유해 55구를 위한 추도행사가 지난해 7월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열리고 있다.
U.S. Army via AP

앵커: 북한이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직후 인도한 55구의 미군 유해 중 6구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담당국이 밝혔습니다. 한두 달 내에 유전자 검사까지 마치면 신원 확인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입니다.

북한이 보낸 미군 유해의 신원이 속속 확인됨에 따라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군 유해 발굴을 위한 공조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데요. 최근 미북 대화의 재개 가능성과 함께 유해 발굴을 위한 협의도 다시 시작될지 관심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으로 송환된 55구 유해 중 6명 확인

- ‘동물 뼈’일 것이란 회의론에도 대부분 미군 유해로 확인

- 유전자 채취, 동위원소 분석 결과 모두 나와

- 유전자 검사 완료까지 1~2달, 신원 확인 빨라질 듯

- 한국전 참전 실종자 중 신원 확인 유해 500구 돌파

- 싱가포르 합의로 회귀 강조한 미, 유해 발굴 논의 재개하나?


지난해 7월 27일, 북한이 미국에 인도한 55구의 미군 유해. 유해는 며칠 뒤인 8월 1일, 한국 오산 미국 공군기지를 떠나 미국 하와이로 송환됐습니다.

이곳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 확인 작업을 거친 유해 중 6구의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고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의 진주현 박사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진 박사는 55구의 유해가 송환됐을 당시 ‘동물 뼈일 것이다’, ‘미군 유해가 아닐 것이다’ 등 여러 회의론이 많았지만, 실제로 유전자 분석을 해 보니 실종 상태에 있는 미군 유해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진주현 박사] 저희가 처음 55구의 상자를 가져올 때 여러 가지 추측이 많았습니다. ‘동물 뼈가 있을 것이다’에서부터 ‘미군이 없을 것이다’, ‘미군이 있더라도 이전에 신원 확인이 된 사람의 추가 유해일 것이다’ 등 여러 가지 회의론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실제로 분석해보니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실종 상태에 있는 미군 유해가 대부분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서 그런 점에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그래픽-김태이

진 박사는 미군 유해가 송환된 이후 10개월 동안 유전자 채취, 동위원소 분석 결과 등을 모두 마쳤으며, 한두 달 내에 유전자 검사까지 마무리되면 신원 확인 작업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 전쟁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미군 병사 중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6월 현재 500구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7천600여구의 미군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으며 이 중 5천 구 이상은 아직 북한 땅에 묻혀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개 조항 중 하나인 미군 유해 발굴의 공조에 합의했고, 한 달 뒤인 7월 말, 55구의 미군 유해를 송환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미북 간 유해 발굴에 관한 협의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 교류로 미북 대화의 재개 가능성이 커졌고, 지난 19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싱가포르 합의 당시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4개 조항의 이행을 위한 실무협상을 강조함으로써 미군 유해 발굴을 위한 논의가 재개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스티븐 비건] 우리의 협상에 다시 탄력을 불어넣으려면 미북 두 정상이 싱가포르의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4개 기본 사항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실무협상을 재개한다면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모든 책임과 약속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In short, to regain our momentum in our negotiations, it would behoove us to go back to the first principles. That is the four basic areas of agreement in the joint statement that came out of the Singapore summit which I discussed a few moments ago. When we resume working level negotiations, the US is prepared to discuss all the commitments are leaders made in Singapore.)

전쟁포로∙실종자 담당국 측은 유해 발굴 공조의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앞으로 미북 간에 논의가 진전되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래픽-김태이

다음은 진주현 박사와 인터뷰 전문입니다.

- 진주현 박사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선, 지난해 북한으로부터 돌려받은 미군 유해 55구의 신원 작업에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신원이 밝혀진 유해가 있는지요?

[진주현 박사] 지금까지 6구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신원 확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 6구의 신원이 확인됐다니, 그만큼 진전이 있었군요. 유해를 돌려받은 유가족의 입장에서는 매우 기뻤을 것 같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송환한 유해였기 때문에 의미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혹시 유가족의 반응은 들어보셨나요?

[진주현 박사] 지난해 신원 확인을 가장 먼저 했던 두 분이 계신데, 신원이 확인된 찰스 맥대니얼 상사(Sgt. Charles H. McDaniel)의 경우는 두 분의 아드님이 생존해계셨습니다. 당시 맥대니얼 상사의 군번줄이 와서 먼저 돌려드렸을 때 아드님이 군번줄만으로도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는데, 군번줄과 같이 있던 유해도 맥대니얼 상사로 밝혀져서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가 아드님 집 옆에 묻히셨어요. 유가족이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또 다른 한 분은 윌리엄 존스(William H. Jones) 병사인데,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의 흑인이었어요. 그 당시만 해도 흑인이 백인과 협업하지 않은 상태로 전쟁을 했는데, 존스 병사의 경우는 여동생이 생존해 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았는데, 그분도 믿을 수 없을 만큼 감격적이라고 하셨고요. 이번 주에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그분을 기리는 특별 퍼레이드가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유족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의미가 큰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해 55구의 유해가 돌아왔을 때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55구 가운데 신원 확인이 이뤄진 점은 진 박사에게도 의미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진주현 박사] 저희가 처음 55구의 상자를 가져올 때 여러 가지 추측이 많았습니다. ‘동물 뼈가 있을 것이다’에서부터 ‘미군이 없을 것이다’, ‘미군이 있더라도 이전에 신원 확인이 된 사람의 추가적인 유해일 것이다’ 등 여러 가지 회의론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실제로 분석해보니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실종 상태에 있는 미군 유해가 대부분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서 그런 점에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 지난해 돌려받은 미군 유해에 대해 구체적인 목록을 작성하고, 유전자 표본 추출 작업, 자료 입력 작업부터 시작하셨는데, 그 작업은 모두 마치셨는지요? 지금은 어떤 과정 중이세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 중인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의 제니 진 박사.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 중인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의 제니 진 박사. RFA PHOTO/이규상

[진주현 박사]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해 유전자 샘플을 다 채취했고, 동위원소 분석법이라는 샘플 작업도 다 끝나서 결과가 나온 상태입니다. 유전자 검사도 앞으로 1~2달 이내에 다 끝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는 확인하는 작업이 남았죠.

- 모든 조건이 잘 맞으면 몇 달 안에도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이번 작업은 어떠십니까? 신원 확인에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진주현 박사] 저희가 북한에서 90년 대에도 208구의 유해를 송환한 적이 있는데, 당시 받았던 유해와 이번에 받은 유해가 상당히 비슷합니다. 그래서 DNA가 잘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DNA가 수월하게 잘 나오는 편이고요. 물론 유해가 너무 오래돼서 모든 DNA가 잘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검사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DNA 검사가 끝나면 신원 확인이 더 많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제가 미국 국방부의 자료를 확인해보니까 지난 2월 현재까지 489구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아직도 많은 미군 유해가 남아 있지만, 신원 확인의 속도가 이전보다 빠른 편인가요?

[진주현 박사] 저희가 얼마 전에 500구의 신원 확인을 돌파했습니다. 저희가 지난 3년간 매년 200구에 가까운 유해의 신원 확인을 했습니다. 물론 한국전뿐 아니라 2차 세계대전이나 베트남전도 포함된 것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신원 확인 속도가 빨라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전 유해의 신원 확인이 더 많은 것이 큰 몫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10년 전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한국전 실종 미군 유해가 8천 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7천600명이 조금 넘거든요. 지난 10년간 신원 확인이 상당히 많이 됐다는 뜻이죠. 그만큼 신원 확인의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빨리 많은 사람의 신원 확인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한국에서도 유해 발굴작업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에서 발견된 유해 중 미군으로 추정되는 유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신원 확인 작업이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진주현 박사] 한국에서 유해발굴을 하다 미군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되면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이 저희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에 연락을 합니다. 여러 가지 정황과 발굴좌표 등을 전해주면 그 지점에서 실종된 미군이 있는지, 있다면 누구인지, 그 미군의 키와 나이 등을 취합해서 한국 측에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저희가 공동감식을 위해 한국에 나가기도 합니다. 연락을 받고 바로 다음 날 간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군 유해라고 서로 확인하면 미국, 한국, 유엔사의 합의 아래 어떤 식으로 유해를 송환할 것인지 결정해서 미국으로 유해가 돌아오게 되고요, 최종적으로 감식해서 신원 확인을 하게 됩니다.

- 출근하시면 일반적으로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는지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진주현 박사] 저희 LAB(연구실)은 3층에 있습니다. 출근해서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유해가 보여요. 굉장히 넓은 공간에 유해가 놓여 있거든요. 유해가 있는 곳 반대편에 저희 사무실이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이메일 등을 확인하고, 유해 감식 작업이 있으면 흰색 실험복을 입고, 장갑을 끼고, 유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살펴보고요. 컴퓨터도 가지고 들어가서 유해를 분석하면서 얻는 정보를 바로 입력합니다. 저희 LAB에는 70명 정도가 일하고 있고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법의학 LAB입니다.

- 한국 전쟁에 참전한 미군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을 위해 많은 분이 애쓰시는 것으로 압니다. (지금도 유해를 기다리는 가족이 많고요. 그분들을 대표해 다짐과 앞으로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진주현 박사] 저희는 최대한 한 분이라도 더 빨리 신원 확인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고요. 이왕이면 형제∙자매가 살아있을 때 유해가 그분들의 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잖아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그분들의 연세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이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한 분이라도 더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 네. 진주현 박사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주현 박사] 네.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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