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트럼프와 대립 피하면서 비핵화 조치엔 머뭇”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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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를 만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을 나서고 있다.
지난 1일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를 만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북, 그 동안 미국의 거듭된 방북요청에 확답 미뤄”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오는 6일께로 예정됐고 이번 방북에서 비핵화 일정을 제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첫 정상회담 이후 후속 협상과 관련해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할지 주목됩니다. 마키노 지국장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세번째 방북이 빠르면 이번 주 성사될 전망이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저도 그런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북미정상회담 직후부터 계속해서 북한 측에 방북 요청을 해왔다고 합니다. 그 동안 북한으로부터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판문점에서 북미 실무회담도 이뤄졌다고 하니까 방북이 임박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기자>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서 다뤄질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뭐라고 보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미국 입장으로서는 역시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그런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동의했다는) 미국 측 주장을 입증할 만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일단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방문한다고 하면 그 때 북한이 CVID에 동의했다는 그런 미국의 입장을 입증할 만한 북한의 양보도 어느 정도 필요하고 그리고 비핵화에 관한 로드맵, 즉 시간표도 얻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그런가 하면 1일 판문점에서 미국과 북한 간 접촉이 있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됐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이번 판문점 실무접촉은 북미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협의였다는 건 확인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 전달됐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미국 쪽에서 방금 제가 말씀드린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다만 북한이 (미국의) 이런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가 관심거리입니다. 그러니까 일단 확실한 건 미국쪽에서는 이번 주에 방북하고 싶다는 의사를 북한에 전달했고 그리고 방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미국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전달했다는 겁니다. 결국 북한이 미국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가 앞으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볼턴 제시 1년 내 북한 비핵화는 물리적으로 불가능”

<기자>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미국의 주요 요구사항을 받아들일지 여부가 관건이라는 말씀인데요, 그런가 하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론에 나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을 1년 이내에 해체하는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북한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좀 이해가 안 가는 게 일단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1년 이내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볼턴 보좌관이 말한 1년이라는 시간표는 정치적인 성과를 얻어 내려고 하는 하나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북한 내에 있는 핵과 미사일 등의 시설이 수십, 수백 개 있다고 하는데 그런 걸 다 비핵화 하려면 북한이 먼저 신고한 뒤 진실인지 아닌지 검증해야 하는 등 핵 폐기를 위해서는 최소한 5년, 길면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볼턴 보좌관의 말은 좋게 생각하면 정치적인 목표를 세워놨다고 볼 수 있고 나쁘게 생각하면 어느 정도 실질적인 비핵화는 포기하고 정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성과만 얻어내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아직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기자> 네, 지적하신 정치적인 성과를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뭐니뭐니해도 트럼프 행정부 입장으로는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위협을 많이 없앴다고 주장하고 싶겠죠. 그게 일단 미국 내에서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고 하면 그게 성과인 셈이죠. 그런데 그건 실질적인 북한의 비핵화와는 의미가 다른 부분이죠.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대신) 오는 11월 중간선거나 아니면 2020년 대통령 재선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성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정도의 비핵화를 얻어내려는 게 아닌가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 미래 핵능력만 포기 의사”

<기자>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해체하는 게 결국 쟁점이라는 말인데요, 반면 북한이 최근 핵심 미사일 제조공장을 확장한 정황이 위성사진 분석 결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진행중이지만 북한이 여전히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정황으로 보이는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지금까지 북한이 취해온 조치를 보면 일단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는 하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도 그렇고 (핵 미사일 능력 등을) 동결시킨다고 하지만 미래의 핵능력을 포기한다는 것이지 과거에 이룬 핵능력을 포기한다거나 그런 건 아직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일단 지금까지 생산해온 핵무기는 유지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도 볼 수 있고, 뭐니뭐니해도 북한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 체제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지금껏 믿고 있었던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를 일단 유지하려고 하지 않나 그런 의심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여전히 체제유지에 필요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신데요,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 최근까지 후속 실무협상이 그리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 같지는 않았던 분위기였는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일부 언론은 미국 측 관계자가 방북해 북한과 싱가포르 회담 후속조치를 계속 논의해왔다거나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보도했지만 제가 듣기로는 그런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미국 쪽에서는 싱가포르 회담 후속 조치를 계속 진행하려고 하고 있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와 대립할 생각은 없는 것 같고 일단 대화하려고 하는 모습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에서 미국에 대한 심한 비판은 지금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런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건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는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미국과 대화는 계속하고 싶지만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는 아직 취하지 않고 있다는 말인데요, 그런가 하면 북한 대외경제성 구본태 부상이 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부쩍 밀착하는 분위기인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6월19일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서 시진핑 주석과 여러차례 회담했습니다. 우리가 듣기로는 거기서 (김 위원장이) 유엔제재에 따른 어려움과 경제적인 지원을 (중국 측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앞으로 북한을 발전시키려고 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6월28일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에 유엔제재를 완화하기 위한 호소문, 즉 성명 초안을 제출했다고 합니다. 중국 쪽에서는 이처럼 북한의 여러 요청에 응하려는 분위기가 있고 북한도 이런 점을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고위 관리가 중국을 방문하거나 아니면 6월30일부터 3일 연속 김정은 위원장이 북중 국경지대를 현지시찰도 하고 하는 그런 움직임이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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