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신설 북, 집단지도체제 신호탄?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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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신설 북, 집단지도체제 신호탄? 지난달 18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모습. 북한은 이날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을 소환·보선하고 국가기관 간부를 해임·임명했다. 올 1월 당규약을 개정해 신설한 당 중앙위 제1비서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 내 권력 장악 면에서 볼 때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과 비교해 상당히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북한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당내 회의와 최근 신설된 제1 비서직을 예로 들며, 북한이 ‘1인 지도체제’가 아닌 ‘집단 지도체제’로 가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현재 북한에 여러 권력 집단이 있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최종 결정권자’임에는 틀림없다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북한, 집단 지도체제로 향하고 있어

[토마스 셰퍼] 북한이 김정은 단일 체제이며 절대적인 힘을 가진, 당을 휘두르는 권력자로 묘사되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이 아닙니다.

토마스 쉐퍼 전 북한 주재 독일 대사는 최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외부에서 평가하는 것과 달리 김정은 총비서가 ‘절대적인 힘’을 휘두르는 권력자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아주 소수의 집단에 의해 지배되고 있고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 ‘1인 지배체제’가 아닌 ‘집단 지도체제’로 통치되고 있다는 겁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전문기자도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 체제 아래서 이전과 다른 국정운영 방식을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합니다.

최고 지도자 혼자 모든 결정을 내리곤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마키노 기자는 평가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은 최근 들어 회의(개최)를 정기적으로 체계화하려는 듯합니다. 북한의 엘리트층은 더 이상 김정은 총비서가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고 김 총비서의 국정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느낀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는 북한의 지배 엘리트층에게 백두산 혈통인 김 총비서는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존재라면서도 김 총비서의 권력승계 뒤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는 점에 주목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서는 우려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결과 김 총비서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하면서 실제로 합의제가 많아지면서 이런 회의가 잦아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 이례적으로 신설된 제 1비서직은 이런 점에서 눈길을 끄는 움직임입니다.

제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절대 독재체제의 특성과 잘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북한 전문가인 문성희 일본 슈칸킨요비(주간 금요일)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은 권력분산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문성희] 제1비서 체제를 만든 것도 그렇고. 혼자서는 여러 가지를 다 못 하는 거죠. 옛날처럼 (1인) 독재를 할 수 없는 거죠, 젊은 사람이고 하니까. 그래서 이런 걸로 자기의 일을 나누고 있다고 할까?

과거 유럽에서 수학하며 청소년기를 보낸 김 총비서가 보통 국가를 꿈꾸고 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문 편집위원은 덧붙입니다.

[문성희] 몸 상태. 제 생각으론 건강 문제를 생각해서. 좀 피곤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그런 방식으로 뭔가 외국의 체제처럼 1인 독재를 계속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최고 지도자 자리에 있으면서 (권력을) 나누고 있죠…(중략), 북한도 보통 국가로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카리스마적인 측면은 남기면서도 김정은(총비서)를 신처럼 여기게 하지만 그래도 국가의 운영은 자기 혼자서는 못 한다, 그런 현실을 생각한 게 아닐까요.

김정은, 권력다툼 과정서 카리스마 없어

  쉐퍼 전 대사는 김정은 총비서가 집권 초반 권력다툼에서 두드러진 역할이 없었던 점에 주목합니다.

[토마스 쉐퍼] 권력 다툼은 2015년 말까지 관찰됐습니다. 그 이후, 정책들은 조금 더 일관적으로 됐고, 저는 강경파들이 권력의 우위를 잡았고, 온건파는 옆으로 밀려났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김 총비서가 권력을 혼자 독점했다기보다 소수 엘리트 그룹과 권력을 나눠 가진 현실을 반영한다는 겁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그래도 ‘최종 결정권자’

반면 김정은 총비서가 여전히 북한의 최종 결정권자임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도 여전합니다.  

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 (INR) 동북아분석실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어느 한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거의 대부분 결정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적성국분석국장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김정은 총비서가 ‘최종 결정권자’라는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켄 고스] 김정은 (총비서)가 (집권 초기에) 많은 조언과 충고를 받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김경희에게 말이죠. 장성택은 북한 내 안보, 경제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조언을 줬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정할 권력이 없었습니다. 젊은 지도자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순 있었죠. 매주 화요일 금요일에 진행됐던 회의가 있었습니다. 화요일은 경제, 금요일은 외교 문제에 대해 논의했는데요, 이는 군사, 보안부 그리고 당내 고위 간부들과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자리를 제공했죠.

고스 국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어지러운 권력변화 속에서 여러 고위 인사들을 숙청했고, 그가 그 중심에 있었다는 점이 그가 ‘최고 지도자’이며 ‘최종 결정권자’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켄 고스] 2013년에는 장성택을 숙청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자문위원회(council)를 꾸렸죠. 이는 북한 체제를 그 스스로 이끌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 주변 조언자들의 역할과 영향력이 약해졌고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말하는 것과 조언을 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2016년 이후에는 김정은은 지도자로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갔습니다. 모든 방면에서 최고 지도자가 됐죠.

김정은 총비서가 여러 고위 인사들에게 조언을 받았고 그 조언이 그에게 얼만큼의 영향력을 행사 했는지에 관해 갑론을박을 펼칠 수 있지만, 그가 총 결정권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고스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켄 고스] 이 권력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은 단 한 사람은 김정은 총비서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바뀌었습니다. 군사, 보안부, 당내 주요 인사들 모두 말이죠. 김정은의 동생과 그의 아내를 제외하고 자리가 바뀌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고스 국장은 나아가 김정은 총비서가 장기집권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켄 고스] 그는 지금 정권을 정상화하려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미래에 제재완화가 됐을 때 북한이 그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게 말이죠. 부정부패 문제를 해결하고 조금 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만들고 기술자 출신 관료들을 앞세움으로써 그들이 정책을 잘 이행하게 만들려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북한의 현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북한이 언젠가의 미래에 국경을 (개방하고) 외부와 교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게 아닐까요.

3대째 북한을 지배해온 낡은 세습정권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통치행태.

전문가들은 외형상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그 본질은 그대로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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