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북한에 ‘양보 없다’ 분명히 해”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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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외교부로 이동하던 중 팔꿈치를 부딪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외교부로 이동하던 중 팔꿈치를 부딪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비건 한일 방문은 중국 견제가 주요 목표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기자>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한국과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마키노 위원님, 먼저 비건 대표의 이번 아시아 순방, 간단히 평가해 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비건 부장관의 이번 한국, 일본 방문은 자신의 강한 희망의 결과라고 듣고 있습니다. 비건 부장관의 방문 목적은 동아시아의 주요 파트너인 일본, 한국과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북한도 큰 관심사안이지만 그 것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다룰지가 첫번째 목표라고 듣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빠진 뒤 중국은 TPP, 즉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대신 새로운 지역 무역체제를 만들고자 하는 생각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일본과 한국에 대해서 독자적인 공급체인을 만들고자 하는 그런 협력을 구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홍콩 문제에 미국은 9월로 예정된 G7, 즉 주요7개국 정상회담에서 ‘심각한 우려(deep concern)’라고 표현했던 G7 외교장관 공동성명보다 강한 표현을 써 중국을 비난하고 싶다고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일본과 한국에 협력을 구하려는 생각이고 주일미군과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한 논의도 주요 의제라고 들었습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이 접촉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무산됐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남북협력 지지와 북한과 관련한 유연한 입장을 밝혔지만 미국의 대북제재와 관련한 입장이 바뀌진 않은 듯합니다. 그렇다면 미북 간 대화 재개 가능성도 낮다고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비건 부장관이 말한 내용은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양보는 않겠다는 그런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건 부장관은 2019년 2월 열렸던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 플러스 알파’ 포기가 있다면 제재 일부 완화도 있을 수 있다는 ‘스몰딜’을 제안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하노이 회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영변 플러스 알파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몇 차례나 강조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북한이 영변 핵시설만 포기한다고 하면 미국도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그런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약 새로운 제안을 한다고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기자회견에서 강조했던 내용보다 양보하는 그런 결과가 되기 때문에 새로운 양보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북, 한미 연합훈련 강행땐 군사도발 가능성

<기자> 북한 역시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대화를 거부했습니다. 북한의 노림수,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은 올 해 초부터 계속해서 정면돌파를 강조해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 해 연말까지 미국의 정책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무시당했기 때문에 외교전략을 변경했다고 봅니다.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이 7일 발표한 담화에서 마주 앉지 않을 거라고 얘기한 건 비건 부장관의 한국 방문에 맞춰 한 말이지만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4일 발표한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담화는 비건 부장관의 방한과 상관없이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북한의 현재 외교방침을 명확히 밝히려는 의도였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일단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한다거나 한다면 가만히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과 미국이 예정대로 군사훈련을 한다면 ‘강대강’ 입장으로 군사도발로 나갈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연내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 거의 없어

<기자>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도움이 된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추가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은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지금 언급하신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정치적인 수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99% 없다고 봅니다. 남아있는 1%의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 돼 버린 다음에 (자신의) 정치적인 이익을 우선시해서 매우 무리한 양보를 북한에 하는 그런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제재완화를 원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의견에 따라 일부 대북제재를 완화한다’는 거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 해왔기 때문에 무리한 양보를 할 가능성이 완전히 없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북한에 대해서 양보하는 데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이 너무 어렵고 별다른 좋은 정치적 해법이 없는 경우, 매우 한정된 경우에 정상회담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지만 과거의 경험을 볼 때,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임기 말기에 북한이 미국과 관계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이 후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합의가 무효화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입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가능성이 없을 때는 미국과 지금 합의해봤자 별 실익이 없는 것 아닌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 입장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가능성이 거의 없을 때는 오히려 이를 이용해서 무리한 타협을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이 어렵다고 하면 자신의 임기가 곧 끝난다고 여기고 자신의 유산을 남기는 데 집중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무리한 타협을 시도할 여지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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