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한달] “이달 안에 비핵화 정의∙방식 정해야”

워싱턴-노정민,한덕인,서재덕 nohj@rfa.org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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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지난 올리 하이노넨(Olli Heinonen)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 고문. 하이노넨 사무차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선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의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하며, 핵 과학자를 포함한 모든 핵시설의 신고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검증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지난 올리 하이노넨(Olli Heinonen)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 고문. 하이노넨 사무차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선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의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하며, 핵 과학자를 포함한 모든 핵시설의 신고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검증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FA PHOTO/ 이규상

앵커: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합의 이행이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긴 비핵화 여정이 이제 막 첫걸음을 뗐을 뿐이라며 인내심이 필요한 때라고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을 직접 이끌었던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최근 북한의 태도를 협상 전술로 간주하면서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또 양측이 아직 비핵화 범위와 진행 방향 등에 관한 기본적인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태라면서도 핵시설 전면 동결과 신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핵 시설 증설 가능성 등을 놓고 왈가불가하는 대신 핵과 미사일 관련 활동을 한시라도 빨리 멈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노정민 기자가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을 직접 만났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노력에 합의했지만, 한 달이 되도록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의 이행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시간표에 따른 비핵화의 기술적 문제와 검증,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엔진 실험장의 폐기 등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순항하는 듯했던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올리 하이노넨(Olli Heinonen)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은 우선 비핵화의 정의와 방식을 명확히 할 것과 함께 비핵화 과정에서 ‘인내’를 주문했습니다.

또 최근 북한의 핵 관련 시설에서 나타난 몇몇 건설 활동은 매우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북한 핵시설에 대한 동결에 우선 집중하고, 핵 과학자를 포함한 모든 핵 시설의 신고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검증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강조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한 달을 맞이하는 가운데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이행 조치에 관해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의 견해와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 핵 시설의 건설 활동, 매우 놀란 만한 일 아냐

- 북한 핵 시설에 대한 동결에 우선 집중해야

- 영변 외 제2의 대규모 핵시설 존재 가능성 커

- 비핵화의 정의 우선 명확히 한 뒤 세부사항∙시간표 정해야


-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님, 반갑습니다. 최근 북한 영변 핵시설의 인프라가 개선됐다거나,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연료 생산이 증가했다는 보고서와 언론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전 사무차장께서도 이에 동의하시나요?

[올리 하이노넨] 영변에서 몇몇 건설 활동이 계속돼온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놀랄만한 일이 아닙니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핵 프로그램의 어떤 내용에 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알다시피 실험용 경수로와 다른 시설에 대한 건설 활동은 이미 몇 년 동안 진행돼 온 것들이기 때문에 이런 활동에 대해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활동이며, 이에 대한 동결에 합의할 때까지 북한은 건설 공사를 계속할 겁니다. 이란과 서방 국가들이 핵 협상을 할 때도 이란은 농축 우라늄의 건설과 활동을 계속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전혀 특이한 것은 아닙니다.

-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핵 물질 생산이 늘었다는 점도 말입니까?

[올리 하이노넨] 핵 물질의 생산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보기관 사람들의 말에 의존할 뿐,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죠. 일반적인 생산이 아니라 증산이라 해도 재처리 공장이 가동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이는 새로운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의 생산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 관련 활동과 관련해 새로운 정황이 있나요?

[올리 하이노넨] 다른 관련 시설들이 공사 중인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몇몇 시설들인데요. 기존 건물에 새로운 시설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위성사진으로는 시설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죠. 하지만 이에 대한 동결 조치가 없는 한 북한은 추가로 농축 우라늄과 미사일 등을 생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이 활동을 멈추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강성’이라는 비밀 핵시설의 존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무차장님께서는 ‘강성’이라는 비밀 핵시설에 대해 알고 계시는지요?

[올리 하이노넨] 글쎄요. 강성이라는 비밀 핵시설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관련 장비와 물질의 양을 본다면 북한에 우라늄 농축을 위한 최소 1~2개의 추가시설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중 하나가 ‘강성’일 가능성이 크죠.

지난 역사로 돌아가 보면 북한은 이미 80년 후반부터 우라늄 농축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실험을 했겠지만, 성공하지 못했고요. 그리고 1994년에 파키스탄의 칸 박사와 핵 프로그램의 두 번째 단계를 시작했죠. 그리고 2010년, 영변에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를 숨기고 있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원심분리기를 실험해보기 전에는 그런 시설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결국 시간대를 보면 다른 곳에서 실험이 이뤄졌다는 뜻이겠죠.

또 하나는 북한이 과거 원심분리기의 가동을 위해 상당한 양의 핵물질을 획득했었고, 당시 북한이 가진 핵물질의 양으로 추산해보면 1만여 개에 가까운 원심분리기가 있었음을 추산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북한 어딘가에 영변 시설과 맞먹는 핵 시설이 존재할 수 있다고 봅니다.

-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뚜렷하지 않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북 간에 갈등도 있는 것 같은데,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로 먼저 보여줄 수 있는 행동이 있을까요?

[올리 하이노넨] 미북 양측이 동의하는 비핵화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핵화가 무엇이고,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죠.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의 포기를 약속했던 과거와 같은 내용인지, 아닌지 말이죠.

북한이 과거와 다른 점은 이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핵 프로그램이 무기 개발에 쓰이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룰 세부 방안을 따로 마련할 필요도 있습니다. 모든 미사일 재료를 없앨 것인지, 이런 재료를 생산하는 시설을 해체할 것인지, 핵무기를 생산하는 시설들을 폐기할 것인지, 모든 폭발물과 관련된 시설을 없앨 것인지, 미사일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수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또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외에 단∙중∙장거리의 모든 미사일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사안입니다. 이 미사일 가운데 대부분은 핵무기로 옮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과 북한은 이런 세부적인 모든 사항에 대해 범위와 시간표, 진행 방법을 논의하고 동의해야 합니다. 아직은 시작이고, 해야 할 많은 일이 남아 있습니다.

- 북한이 동의하면 1년 내 핵 프로그램 폐기 기술적으로 가능

- 북, 핵 과학자 포함한 모든 핵 시설 신고해야, 비핵화 의지 검증대

- 미사일 엔진 시험장, 동창리 외에 다른 시설 없는지 확인 필요

- 비핵화 논의는 긴 과정, 인내심 갖고 진행해야

-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년 안에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무차장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올리 하이노넨]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단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요. 우선 비핵화의 의미와 최종 상태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에 달려있습니다. 북한이 협조한다면 1년 안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고농축 우라늄 폐기는 몇 달 내에도 끝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

- 북한 비핵화의 첫 단계로 핵 시설과 핵물질의 신고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모든 시설과 물질이 신고돼야 하겠지만, 사무차장님이 관심을 두는 특별한 지역이나 시설이 있습니까?

[올리 하이노넨] 북한은 일부 시설이 아닌 모든 시설에 대해 신고를 해야 합니다. 이는 과거 합의로부터 배운 교훈입니다. 비핵화는 북한의 완전한 신고와 선언으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또 이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가졌는지를 증명하는 첫 번째 검증대가 될 것입니다.

또 우리는 북한이 리비아와 시리아 등에 핵 기술을 수출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어떤 핵 과학자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적절하게 감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과학자와 같은 사람뿐 아니라 제조 능력에 대한 감시까지 포함하는 것입니다.

- 이달 초 미북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이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올리 하이노넨] 저는 이것이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이고 상대방의 생각을 약화하는 협상의 전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지난 과거를 돌아보면 이는 흔한 일입니다. 북한과 협상에 진지하게 임해야 함과 동시에 협상의 환경과 맥락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도발을 시도하려 했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유엔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북한 대표부가 적극적으로 비핵화의 개념을 설명했고, 이를 좋은 신호로 평가하신 바 있는데요.

[올리 하이노넨] 네. 유엔 북한 대표부가 이전과 달리 세계 각국의 외교관을 만나고, 비핵화에 대한 고유의 생각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좋은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북한은 매우 고립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북한 대표단이 다른 국가의 외교관이나 유엔의 고위 관리와 접촉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북한 동창리의 미사일 엔진 시험장에 대한 폐기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엔진 시험장의 폐기일뿐, 미사일 발사장의 폭파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어떤 방식의 폐기를 추천하십니까?

[올리 하이노넨] 미국과 북한이 정확히 어떤 내용을 합의했는지, 그 합의문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비핵화 측면에서 볼 때 엔진 실험을 통해 북한이 어떤 미사일을 개발하고 보유하게 될지, 이곳이 유일한 새 엔진 시험장인지, 혹시 다른 시험장도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이곳이 유일한 실험장이라고 한다면 이에 대한 폐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곳의 장비 – 예를 들어 크레인이나 실험 관련 프로그램 – 등도 역시 폐기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최소한 다른 곳에 실험장이 없는지 감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엔진 시험장 폐기의 합의를 위해 준비해야 할 내용이 많은데, 미국과 북한이 어떤 합의를 했는지 저도 보길 원합니다.

- 끝으로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 달을 맞아 지금까지 관전평을 부탁드립니다.

[올리 하이노넨] 비핵화의 과정은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무조건 인내하라는 것은 아니고, 늘 비핵화를 염두에 두고 시간표를 정해 이를 추진해나가야 하지만, 긴 여정의 시작일뿐입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실무단이 만나 구체적인 비핵화를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양측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무엇인지 정의한 뒤에, 이를 어떻게 할 것이냐?, 언제까지 무엇을 할 것이냐? 그리고 어떤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냐? 등이 뒤따르게 될 겁니다. 저는 이달 안에 비핵화의 정의와 어떻게 비핵화를 이룰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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