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단땐 3차 미북정상회담 가능”

워싱턴-노정민, 한덕인 nohj@rfa.org
20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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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동성명 서명식 모습.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동성명 서명식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미국과 다시 마주 앉을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음에도, 미국 정부는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계속 언급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지난 7일), “도움이 된다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도 북한과 다시 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3차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는데요. 여전히 개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만 하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맞서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이전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 한반도 전문가인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선임 국장과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의 견해를 노정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는 지난 7일 각각 따로 진행됐습니다.)

‘3차 미북 회담’ 가능성은 열려 있어... 트럼프 결단이 관건

⦁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국장님, 켄 고스 분석국장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최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과 마주앉을 일은 없다”고 말했고요. 북한이 거듭 이렇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올해 안에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계속 미북 대화 재개를 언급하고,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켄 고스 분석국장] 북한은 매우 명백한 입장을 나타냈다고 봅니다.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이 이미 밝혔듯이 현재 북한은 미국과 협상할 기회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현재 자신들과 무언가를 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북한도 미국이 먼저 행동을 바꿀 때까지 힘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것이죠. 북한의 관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고 정치적인 동기를 부여받아 북한과 실제로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어떤 대통령도 하지 않았던, 중대한 대북제재 완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북한 측에는 많은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 그래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지 않고서도 외부지원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을 겁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분석국장]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모종의 합의를 할 수 있다면 오는 11월 대선 이전인 ‘10월의 깜짝 선물’이 가능하겠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적어도 북한이 협상을 원치 않는 것 같다는 겁니다. 북한은 이미 자신들이 한 일, 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보상하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풍계리 핵실험을 폐쇄나 미사일 발사 시험장 폐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과 핵실험 중단 등에 대한 보상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과 함께 미북 협상이 잘 안 되는 이유라고 봅니다.

⦁ 그동안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는데, 최근에는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분 께서는 올해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국장] 저는 미국과 북한 모두 어느 정도의 자세는 취하고 있다고 봅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대선 이전에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미국과 북한의 현재 상황을 보면, 미국은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억제하고 관리할 수 없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북한에 대해 훨씬 더 유연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농사 작황에 큰 문제를 겪고 있고, 전체 인구의 대부분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을 겁니다. 북한 경제는 붕괴 수준이고, 이미 ‘코로나 19’사태 이전부터 최대압박정책을 받고 있었죠. 이 모든 것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면 이는 미북 양측이 합의를 이루기 위한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미북 양측이 합의를 정치적 의지가 있느냐, 지난 하노이 회담 이후 서로 신뢰할 방법이 있느냐는 겁니다. 북한이 발표하는 성명을 살펴보면 여전히 대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지금 일어나는 상황들을 보면 합의의 가능성도 있지만, 결국 정치적 의지가 관건입니다.

[켄 고스 분석국장]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에 북한과 어떤 합의를 하는 것이 국내 여론을 좌우할 만한 외교적 업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단언하자면, 미국 국민의 99.99%, 즉 일반 미국인은 사실 북한 문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북한과 합의를 한다면 민주·공화 양측으로부터 심한 비난을 받고, 정치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큽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외교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상황만이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할 유일한 가능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대선 전에 미북 정상회담 개최가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매우 희박하다고 생각하고요. 매우 큰 위험을 감수하는 사안입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또 대부분의 여론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국내 현안으로 ‘코로나 19’와 인종차별 등 심각한 상황이 있는데, 왜 굳이 북한 문제를 꺼 내 들어 시간을 낭비하느냐는 비난이 있을 수 있죠.

미국의 큰 양보 필요해... ‘스냅백’ 전제 제재 완화 제안도 가능

⦁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합의를 이루려면 대북제재 완화가 관건인데요. 하지만 대북제재 완화는 안 된다는 것이 미국의 전반적인 기류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완화 카드를 결정한다면 이것도 가능할 수 있을까요?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국장] 그렇죠. 이 점에서 좀 창의적일 필요가 있는데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재를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신중하게 이를 뒤집어보겠다는 거죠. 다시 말해 미국이 1년 또는 그와 비슷한 기간 동안 임시적 제재 완화 조치를 취하더라도, 스냅백 조항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관리·감시 등을 허락하지 않거나 소홀히 한다면 다시 제재를 되돌리는 겁니다.

이같은 합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나 심지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큰 위험은 없습니다. 제재는 언제든 다시 적용할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켄 고스 분석국장] 제가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미국이 진정 합의를 원한다면, 그리고 그 대상이 바로 북한이라면,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먼저 양보해 움직이는 것이고, 그 양보는 매우 중대한 것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RFA 그래픽

⦁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질문드리겠습니다. 북한도 미국 대선을 긴밀히 지켜보고 있을 텐데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재선 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또는 합의를 하려 할까요?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국장]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마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돼 새 행정부가 들어선다 해도 이같은 합의를 깰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역사적으로도 민주당은 대개 공화당이 협상한 합의를 어기거나 깨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반대할 뿐이죠. 조 바이든 새 행정부에서도 북한 문제가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코로나 19’ 사태를 해결해야 하고, 중국 부상에 대한 견제, 러시아와 이란 문제도 다뤄야 하죠. 만약 외교 현안에서 한 가지를 덜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 북한이 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겁니다. 저는 그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생각하고요. 바이든 새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맺은) 합의를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유지할 것이라고 봅니다.

[켄 고스 분석국장] 제가 만약 조 바이든 후보라면 대선 전에 북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해볼 의사가 있다고 밝히겠습니다. 북한은 이번 대선에서 만약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한다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전략적 인내’로 되돌아갈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같은 정책은 다시 북한이 즉각적인 도발과 위험한 실험을 재개하도록 부추기는 것입니다. 만약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북한의 행보를 잠시 멈추고,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한 의사를 표명한다면 매우 현명한 처사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이는 혹 그가 대통령에 당선돼 집권한 이후 곧바로 터질 수 있는 북한 문제를 방지하는 효과도 가져올 겁니다.

⦁ 북한도 미국과 마주 앉지 않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겠죠?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국장] 북한 경제는 오랫동안 불황에 빠져있습니다.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핵무기를 보유하면서도 식량이 없는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몇 년 전 김 위원장이 “더는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는데, 최근에는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라”며 뒤통수를 친 것을 북한 주민은 기억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김정은 정권은 장기적으로 체제 유지에 대해 걱정해야 하는 것이죠. 또 이미 북한 주민은 외부 세계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더는 이렇게 굶주리며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바로 이 점을 걱정해야 할 겁니다.

⦁ 네. 오늘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선임국장,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으로부터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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