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9∙9절 앞두고 꽃제비 대대적 단속”

워싱턴-서재덕 인턴기자 seoj@rfa.org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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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루를 메고 거리를 배회하던 소년. "머리가 짧게 깎여있으니 고아수용시설에서 도망친 것이 아닐까"라는 촬영자의 설명.
자루를 메고 거리를 배회하던 소년. "머리가 짧게 깎여있으니 고아수용시설에서 도망친 것이 아닐까"라는 촬영자의 설명.
사진 제공-아시아프레스

앵커: 북한 당국이 최근 ‘꽃제비(꼬제비)’로 불리는 부랑아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 (9∙9절)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한 조치라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을 서재덕 인턴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들어 국제사회의 계속된 대북제재로 북한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장마당 등에서 꽃제비들이 잘 눈에 띄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같은 북한 내부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당국이 꽃제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에서는 장마당을 배회하는 꽃제비들이 나타나면 주로 ‘애육원’, ‘초등학원’, ‘중등학원’ 등으로 이름 붙여진 고아 수용시설로 보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고아수용시설에서 옥수수밥을 조금 줄 뿐이기 때문에 꽃제비들이 배가 고파 시설을 도망쳐 다시 장마당으로 구걸하러 간다고 전해졌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 당국이 대대적인 꽃제비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수용 시설의 열악한 식량 사정 탓에 탈출과 단속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11년 고아원을 세워서 시장에서 구걸하는 꽃제비들을 한 명도 남김없이 수용하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 이후 북한 전역에 많은 고아원이 세워졌지만 간부들의 부정부패 등으로 인해 식량 공급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시마루 지로] 평양은 어느 정도 김정은이 방문, 현지 시찰도 하니까 모르지만 지방 같은 경우는 이전부터 식량 공급이 식사 사정이 굉장히 나빴다고 합니다. 지방에 간부들에게 책임지라고 해서 식사부터 해서 다 현지에 맡기는 식이었으니까, 준비한 식량도 부정부패가 때문에 관할하는 사람들이 팔아 먹어가지고 항상 모자라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당국이 단속을 펼치는 이유가 꽃제비의 모습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꽃제비 모습이 영상이나 사진에 찍혀가지고 그게 공개되는 것을 많이 북한 정부에서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고아수용시설의 열악한 환경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그렉 스칼라튜] 북한 내에서 꽃제비들을 관리하던 ‘어린이 구호소’는 몇 년 전부터 식량이 떨어져 아이들을 맡아 키울 수 없게 되었고, 북한의 어린이구호소는 구호소가 아니라 ‘방치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실제 2004년 방랑자 숙소에서 지낸 경험이 있는 북한인권 운동가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는 당시에도 수용시설의 사정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지현] 당시에도 어린 꽃제비들 단속이 많았는데, 그때도 배급을 안 주다 보니까… 아침 한 끼만 밥을 주고, 점심하고 저녁은 시설에서 배급을 해주지 않아요. (그래서) 시설을 많이 나오고… 장마당이라도 긍긍하게 되면 주워도 먹을 수 있고, 도둑질해도 먹을 수 있고 여러 가지로 해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시설에 그래서 멈춰있으려고 안 하는거죠.

최근 북한에서는 어려워진 경제 상황으로 사람들의 인정이 야박해져 구걸해도 베푸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알려진 가운데 꽃제비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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