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매체, 남북 개선 통한 비핵화 돌파구 ‘뚜렷’

워싱턴-서재덕 인턴기자 seoj@rfa.org
201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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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사절단이 5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 서훈 국정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김영철 북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사절단이 5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 서훈 국정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김영철 북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연합뉴스 제공

[앵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된 지난달 24일 이후, 북한의 관영매체는 남북관계의 개선을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대한 비난도 자제하는 가운데 남북관계의 개선을 통해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평가입니다.

서재덕 인턴기자가 최근 북한 관영매체의 동향을 분석했습니다.

- 폼페이오 방북 무산 이후 북 언론 동향 분석

- 매일 남북관계 개선∙판문점 선언 강조

- 북한이 남한을 우호적인 동반자로 보고 있어

- 남북 관계 개선 강조하며 비핵화 돌파구 마련하려는 듯

‘북과 남은 력사적인 판문점 선언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다.’ (노동신문, 8월 24일)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민족 공동의 번영을 이룩하며 조국통일문제를 우리 민족의 요구와 근본리익에 맞게 풀어가는 데 그 무엇도 판문점선언을 대신할 수 없다.’ (조선중앙통신, 8월 27일)

‘북남관계를 가로막는 것은 미국의 앞길을 막는 것이다.’ (노동신문 9월 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무산되고,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진 이후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의 관영매체를 분석해보면 남북관계의 발전을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감회를 나타내고, 민족∙자주의 원칙에 근거한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강조하는가 하면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남북이 힘을 합치자는 내용의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통일 문제를 자주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보수 야당이 남북 관계의 개선에 훼방을 놓는다고 비판한 점에서 북한이 남북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한반도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 북한전문가는 최근 북한의 관영매체가 남북관계를 더 중시하는 분위기는 크게 놀랍지 않다며 북한이 남한을 우호적인 동반자로 보는 것 같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특히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한 한국의 대북특사단을 만났고, 예정에도 없던 만찬까지 여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 관계의 개선을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습니다.

- 미국에 대해서는 비난 수위 조절하며 존중 강조

- 판문점 선언 이행에 미국도 지지해줄 것 주장

- 북 언론, 미국 비난 자제하며 대화 국면 유지

- 남북관계 개선 거론하며 미국 지지 유도하는 듯


한편 북한의 언론매체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무산 이후 미북 관계와 관련해 대북제재의 해제 조치와 대화 상대의 존중을 강조하면서도 비난 수위를 조절하며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8월 26일 로동신문은 미군 특수부대의 훈련을 겨냥해 대화 분위기 뒤에서 군사적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 비난했지만, 8월 29일 민주조선은 미국이 일방적인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대화 상대인 북한을 존중하고 신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9월 4일 자 노동신문은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것이 미국이 앞길을 가로막는 것이라며 판문점 선언의 이행에 미국도 지지해줄 것을 주장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미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조절하고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한국 정부와 관계 개선을 통한 남북경협 추진을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5일 북한을 방문한 대북 특사단은 김정은 위원장과 면담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판문점 선언을 통한 남북관계의 진전 방안,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방안 등에 성과를 거두고 예정에 없던 만찬이 추가되는 등 분위기도 좋았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앞서 미국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밝고 번영한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약속이 김정은 위원장을 애타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곧이어 열릴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경제협력 등 여러 현안이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켄 고스 미국 CNA 국제관계국장도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트럼프 행정부와 일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재덕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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