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트럼프 초청은 김정은 체면 세우기용”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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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미국∙북한 둘 다 비핵화 협상 기대수준 높지 않은 듯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데 이어 평양 초청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키노 위원님, 추가로 취재하신 내용이 있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네 저도 여러 관계자에게서 얘기를 들었는데요 미국과 북한 둘 다 기대하는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 듯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에 초대했다는 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의 체면을 세우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북한은 이미 미국이 제재완화는 안 할 걸로 판단해서 하노이 회담 때처럼 제재완화를 요구하지는 않을 거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하는 것처럼 추상적인 표현으로 북미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그 정도의 합의를 도출하고 싶다고 (북한은)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내용이 없기 때문에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다고 하면 그건 김 위원장으로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에 따라 평양을 방문했다, 그런 식으로 하면 체면을 유지할 수 있다는 그런 겁니다.

<기자> 그러니까 북한으로선 자신들이 원하는 제재완화 부문에서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체면을 세워주길 바란다, 그런 복안이라는 말씀이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그렇죠, 그동안 계속해서 평화협정 체결이나 제재완화 등 여러가지 요구해왔지만 미국이 전혀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평양방문 정도로 체면을 세울 수 있는 모양새를 갖추면 어떨까 하는 인식인 듯합니다.

<기자> 그렇지만 비핵화에서 성과가 없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건 더 어렵지 않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그렇죠, 그런 인식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단에 평양 방문이 좀 이르다고 그렇게 얘기했다고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볼턴, 트럼프 관심 가진 일만 한다’는 정부 내 비판 있어

<기자> 앞서 지난 주에는 미국 행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꼽혀온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격 경질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 핵문제의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한 게 실수였다며 콕 짚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먼저 직접 들어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볼턴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건 좋은 언급이 아닙니다. 카다피 정권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십시오.

볼턴 보좌관의 퇴장이 북한과의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예상과 영향이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볼턴의 퇴장, 미국과 북한 간 핵협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 걸로 예상하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별로 영향이 크지 않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볼턴 보좌관은 원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그리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저는 보고 있구요.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는 미국 정부 내에서도 볼턴은 백악관의 대리인 자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가진 일만 한다, 그러니까 국방부나 국무부와 별로 조정도 하지 않고 그냥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만 한다, 그런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있었습니다. 지난 7월 볼턴 보좌관이 일본과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국방부나 국무부는 여러 한일관계 중재역할도 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었던 방위비 분담금 얘기만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볼턴 보좌관이 경질됐다고 하더라도 아시다시피 의회나 국방부, 국무부 다 북한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도 그걸 다 무시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볼턴 보좌관은 군비, 확산 문제에 전문가이고 북한도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에 사기당하지 않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시간으로 조언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그런 의미로선 북한에 좀 유리한 상황이 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가네마루 신고 방북은 친선 목적…일 정부 내 관심 없어

<기자> 가네마루 신 전 일본 자민당 부총재의 차남인 가네마루 신고를 대표로 하는 일본 인사 60여 명이 14일 방북했습니다. 이 달 하순에는 일본의사회 대표단도 방북길에 오를 예정으로 알려졌는데요, 잇따른 방북의 의미를 짚어주시고 일본 내 반응도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시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가네마루 신고 씨의 아버지인 가네마루 신 씨는 조선노동당과 일본 자민당, 일본 사회당, 3당 공동선언을 만들었던 사람이고 김일성 주석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서 북한도 무시는 못합니다. 그리고 가네마루 신고 씨는 별로 일본 정부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방북하더라도 북한 측과 논의하거나 할 그런 사람이 아니고 그냥 친선, 관광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쪽에서도 별로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구요. 뭔가 메시지를 가지고 올 거라거나 하는 그런 생각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그냥 친선단체가 방문한다, 친북단체의 방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일본 정부 내에서는 별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전혀 없습니다.

<기자>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6일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을 걸지 않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주하겠다고 재차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가 계속해서 전제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의도와 과연 아베-김정은 만남이 성사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말씀하신 아베 총리의 이번 제안의 의미는 북일 실무협상에서 합의는 필요없다, 아니면 실무협상 자체가 없어도 정상회담만 하면 된다, 그런 뜻입니다. 하지만 북한 입장으로선 아베 총리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있어서 어느 정도나 양보해야 북한이 원하는 국교정상화, 거기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나올 지 그런 걸 모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아베 총리를 만나기 어렵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약 이런 (세부 사항을) 모르는 상태로 만난다면 갑자기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납치자 문제를 얘기하지 않을 거라고 보긴 어렵기 때문에 (정상회담에서) 납치자 문제를 꺼낸다면 최고 지도자의 권위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위험한 정상회담은 북한 쪽에서는 전혀 원하지 않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구요. 그리고 요즘 일본에서는 북한을 담당하는 외무성 북동아시아 2과장과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다 바뀌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북일 협상이 전혀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이 시기에 인사이동을 한 것 같습니다.

<기자> 일본 외무성의 북한 담당자들이 다 바뀌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분들인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동아시아 2과장은 이전에는 여러 중동지방을 담당했고 미일관계나 안전보장도 잘 아시는 분으로 일본 외무성 안에서 기대를 많이 받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역시 미국통이고 역시 북일관계 업무에서 미일관계가 중요하니까 거기에 정통한 유능한 분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일본 외무성의 영향력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진짜 일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올 지는 아직 불투명하지 않나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최근들어 조총련계 재일교포들의 단체 북한관광이 활발하다는 소식입니다. 총련 관계자로부터 배경 설명을 들으셨다면서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RFA 보도를 흥미롭게 봤습니다. 조총련 관계자에게 물어봤더니 여러 배경이 있었습니다. 요즘 (조총련 소속) 재일교포분들의 북한 방문이 계속 줄고 있다고 합니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경우가 제가 듣기론 1년에 1천 명을 좀 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조총련 소속 재일교포들도) 세대교체가 됐고 여러가지 이상한 소문이 있는 북한에 가는 걸 부담스럽게도 생각하고 돈도 없고 해서 점점 그 수가 줄고 있기 때문에 북한 노동당 사람들, 통전부 등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노동당이 조총련을 통해서 이래선 안 된다, 사람들을 강제적으로라도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조총련계 재일교포들도) 어쩔 수 없이 북한에 가고는 있지만 이런 상황을 오래 유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그런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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