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형ICBM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아”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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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을 보면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진 모습이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을 보면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진 모습이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이전보다 더 크고 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했지만, 실전에서 사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미국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가 평가했습니다. 신형 미사일의 엄청난 규모에 비해 느린 이동성, 도로 환경, 연료주입 시간 등을 고려하면 실용성이 떨어져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미 행정부 관리들과 자주 접촉하는 이 전문가는 북한이 열병식에서 새로운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했음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이나 추가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까지는 미국이 어떠한 대응이나 대북정책의 변화도 없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담당 선임 국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미 정부 당국자들 “ICBM· 핵실험 전까지 관망”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담당 선임국장.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담당 선임국장. /국가이익센터 홈페이지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 국장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두 가지를 주목했습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이와 관련해 많은 분석이 쏟아졌지만, 미국 정부는 좀처럼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미 행정부 관리와 자주 접촉하시는데요. 열병식과 관련해 미 행정부나 정보 당국의 반응을 들어보셨는지요?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 국장] 미 언론매체인 ‘복스’의 보도처럼 일부 언론에서 이번 북한 열병식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접할 수 있었지만, 제가 아는 백악관과 국무부 관리, 정보 당국자들에 따르면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에 당장 변화가 있지 않을 것”이란 게 미국의 입장입니다. 미국은 단 두 가지, 바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이나 핵실험을 하지 않는 한 계속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겁니다. 물론 미국이 모든 상황을 매우 신중하게 주시하겠지만, 매 순간마다 미북 사이의 전략적 계산이 바뀔 수는 없습니다. 현재는 미국도 단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다리는 것이라고 보는데요. 충분히 납득이 되는 상황입니다.

마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14일 ‘신형 미사일 공개보다 발사시험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미국의 관망세는 역시 미국 대선을 앞둔 시기이기 때문이겠죠?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 국장] 그렇습니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북한과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나설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고요. 그렇다면 앞으로 최소한 몇 주에서 몇 달은 지금의 정체 상황이 계속될 겁니다. 특히 만약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2~3달은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겠죠. 그때 북한이 정책 검토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도발에 나설 것인지를 판단하고 결정하겠죠. 앞으로 몇 주 동안은 모두가 지켜보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 신형 ICBM, 실용성 떨어지는 듯”


열병식에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공개됐습니다. 더 길어졌고, 크기도 커졌는데요. 열병식 이전에는 미 행정부 관리들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공개 가능성을 우려해왔다고 하셨습니다만, 일단 이번에 공개된 것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새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 국장] (이번에 공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2~3개 정도의 핵탄두를 탑재하거나 미국 내 2~3개 도시에 각각 타격을 가하거나 미국 전역을 타격할 역량과 잠재력이 있다고 봅니다. 또 핵탄두에 침투 장비가 탑재돼 있으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도 무너뜨릴 수 있겠죠.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거대한 규모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이동식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큰 규모의 미사일과 이동식이라는 두 요소가 잘 어울리지 않는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전쟁 시 북한이 이 무기를 사용한다고 하면, 그 큰 미사일에 연료를 주입하는 데만 12~18시간 정도가 소요될 겁니다. 다시 말해 즉각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라는 거죠. 만약 미국이 이미 공격을 가한 상황에서 북한이 12~18시간 동안 연료 주입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점에서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죠.
또 이동식 무기를 개발하는 목적 중 하나는 사전에 발각돼도 요격당하지 않도록 재빨리 숨길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 공개된 북한의 미사일 운반 차량은) 이동 속도가 고작 한 시간에 몇 마일 정도로 그리 빠를 것 같지 않습니다. 이처럼 무거운 이동식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잘 포장된 도로가 필요한데 북한의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도 고려하면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제대로 쓰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물론 새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매우 위협적으로 보여서 많은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실제로 실용성이 떨어져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면이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특정 방향으로 무기 개발을 진행했다거나, 추가로 무기 개발이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 있지만, 실제 전시 상황에서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사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신형 ICBM 공개에도 두 대선 후보 대북 접근법 변화 없을 듯”

북한 열병식에서 새로운 전략무기가 공개된 상황에서 최소한 미국 대선까지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대북 접근법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관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바이든 후보의 당선 여부에 따라 어떻게 다를까요?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 국장]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미중 갈등이 최우선 현안이 될 텐데요.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는 중국 문제에 집중할 테고, 미중 갈등과 긴장 상태는 최고조에 달할 겁니다. 그렇다면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떨어뜨리는 지정학적 전략이 필요할 테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지난 하노이 회담 당시에 근접한 합의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북 협상을 재개하기에 좋은 출발점이죠.
북한도 싫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올해 북한은 3번의 태풍 피해를 입은 데다 인구의 60%가 식량 안보 위기를 겪고 있고,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는 등 여러 가지 위기에 직면한 때에 미국과 합의를 마다할 이유가 없죠.
하지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최소 내년 1월부터 4월까지는 정책 검토가 있을 텐데 북한이 이를 기다려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럼 단거리에서 중거리, 나중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까지 조금씩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겠죠. 저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과 합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의 ‘전략적 인내’ 정책처럼 말이죠. 물론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김 위원장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그전에 많은 것이 보장돼야 할 겁니다.
현재로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북한의 계획된 행동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이렇게 열병식에서 북한의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가 공개됐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후보의 대북정책에는 당장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란 말씀이시군요?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 국장]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과 협상, 합의를 하려 할 테고, 북한은 이에 응하겠죠. 하지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몇 달간 대북정책 재검토에 들어갈 것이고, 이 기간 북한은 미국을 압박하려 할 것이란 겁니다.

“신형 ICBM 공개만으로 추가 대북제재는 없을 듯”

마지막으로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공개한 것이 유엔 대북제재의 위반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새 전략무기의 공개로 추가 대북제재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 국장] 추가 대북제재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새로운 무기를 선보인 것과 실제로 미사일 발사시험을 하는 것은 다릅니다. 대북제재의 핵심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발사시험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 밖에 다른 미사일 발사시험은 이제 이목을 끌지도 않죠. 오직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실험 만이 현재 상황을 바꿀 수 있습니다.
또 대북제재를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국가는 북한 수출품의 90%가 들어가는 중국입니다. 다른 국가들이 북한에 대해 아무리 최대 압박을 한다 해도, 중국은 정말 심각한 도발이 아니라면 북한을 그렇게 옥죄지 않죠. 결론적으로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전까지 대북제재를 포함한 어떤 조치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네. 해리 카지아니스 선임 국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은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담당 선임 국장과 함께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과 관련한 미국의 반응과 대응 전망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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