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와도 미북대화 영향 제한적”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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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최강일, 지난 달 빈 회의서도 ‘병진 재개’ 엄포

<기자> 이번 주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만날 예정입니다. 지지부진했던 미국과 북한 양국 간 비핵화 논의가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마키노 지국장님, 핵 신고와 비핵화 로드맵, 즉 시간표 제출을 요구해온 미국과 종전선언은 물론 제재완화까지 상응조치를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온 미국과 북한이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일정 수준의 합의를 이룰 지가 관심사입니다. 양국의 입장 차이가 아직은 꽤 큰 편이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예, 제가 보기로는 아직까지 미국과 북한 사이에 큰 입장 차이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주말에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장이 논평을 통해 미국이 상응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핵개발과 경제개발을 동시적으로 진행하는 병진노선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도 지난 10월 중순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렸던 1.5트랙 회의에서 미국연구소 부원장 직함으로 참석해 똑같은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는 북한이 선의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나 미군 유해 반환 등 여러 조치를 취해왔는데 미국은 아무 것도 안 했다며 ‘더 이상 아무 것도 못 한다’ ‘미국이 이번에 양보하지 않으면 도저히 북미대화는 진행할 수 없다’ 그렇게 주장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미국연구소 소장과 부소장이 같은 주장을 한 셈인데 이런 상황 아래서 갑자기 김영철 부위원장이 뉴욕에 가서 양보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김영철 뉴욕행은 ‘양보는 없다’는 의사 표시

<기자> 입장 차이가 크고 김영철 부위원장이 이번에 미국을 방문하더라도 갑자기 양보를 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말씀이신데요, 이번 뉴욕 고위급회담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동행할 지도 관심거리입니다. 그 동안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 부상 간 비핵화 실무협의가 지연돼 왔는데요, 최 부상과 비건 대표와 만남, 이번에는 성사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뉴욕에 최선희 부상이 간다고 하면 비건 대표와는 만날 수 있겠지요. 그래도 제가 주목하는 점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입니다. 왜 그러냐면 지난 10월 7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회담장에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나온 사람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아니라 김여정 부부장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미국 행정부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 방문에 앞서 ‘김영철 부위원장과는 대화가 안 된다, 대화할 수 있는 상대방을 희망한다’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북한도 미국을 배려하면서 회담장에는 김영철 대신 김여정을 배석시켰다고 합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만찬에만 참석했고요. 그런데 북한이 이번에 다시 김영철 부위원장을 보낸다는 건 양보는 없다는 의사표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선희 부상이 아무리 북핵 협상을 잘 아는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김영철 부위원장이 훨씬 더 고위직이어서 이번 뉴욕 방문에 동행하더라도 김 부위원장의 지시를 받을 수밖에 없고 해서 이런 상황 아래서는 최 부상이 나온다고 해도 북미대화에 큰 영향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 핵개발 재개 현실적으로 어려워

<기자> 네, 미국으로서는 일종의 기피인물인 김영철을 북한이 보낸다는 걸로 미뤄 협상에서 큰 진전을 기대하긴 어렵고 최선희 부상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직급상 큰 영향력을 발휘하긴 어렵다는 말씀이신데요, 북한 입장으로선 아무래도 제재완화가 가장 큰 관심사항일 텐데요, 지적하신 대로 최근에는 병진노선을 다시 추구할 수 있다는 위협까지 하고 나섰습니다. 상대적으로 격이 낮은 외무성 논평 형식이긴 하지만 북한이 핵 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건 이례적인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실제로 북한이 핵개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있다고 보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아직은 북한이 핵개발을 재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북한의 논평은 외무성 미국연구소 이름으로 나온 건데요, 폼페이오 장관이 10월 7일 북한을 방문한 직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개인 필명으로 다시 미국에 대한 비판을 재개했습니다. 이중적인 태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말과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이 차이가 있다, 이런 비판이었습니다. 그 때는 가장 낮은 개인 필명, 지금은 외무성의 외곽기관인 연구소 소장 이름으로 나온 논평, 아직까지는 북한으로서도 미국과 맞대결을 할 생각은 없고, 그리고 다시 핵개발을 한다는 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서 다시 북한을 공격해도 된다는 그런 명분을 제공하는 상황이 돼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쉽게 결정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단계적으로 비난한다는 것 자체가 북한이 핵개발 재개를 진짜 생각하는 게 아니라 협상카드로 여기고 있다는 증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1차 미북정상회담 서둘러 낭패… 2차 땐 달라

<기자> 네, 현재로선 협상용이다, 이런 지적이신데요, 이번 뉴욕 회담을 통해 제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 논의가 진전을 이룰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부쩍 ‘서두를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밝히고 있는 데요, 미국과 북한 두 정상 간 만남이 과연 언제, 어디서 이뤄질 걸로 예상하시는 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방금 말씀하신 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를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게 현재 미국의 태도를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제1차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때 먼저 정상회담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회담을 성사시켜야 했기 때문에 매우 서둘러야 했습니다. 회담 전날까지 폼페이오 장관과 성 김 대사가 최선희 부상과 협상했는데 북한이 미국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걸 알면서 강하게 나오고 양보도 안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단 실질적인 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되면 그 다음에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결정하면 된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정치적인 협상이니까 이번 뉴욕 회담에서 제2차 미북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가 결정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단은 저는 이번에는 실질적인 입장 차이가 너무 크니까 결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연내 서울 답방도 어려울 듯

<기자> 네 이번 회담에서도 2차 미북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가 결정되기는 좀 어렵지 않나, 그런 진단인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애초 예정대로 연내에 이뤄질 지도 관심입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미북정상회담과 연계해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과연 올 해 안에 서울을 방문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입장으로선 최고 지도자가 서울을 방문한다는 건 매우 큰 일이기 때문에 큰 카드로 쓰고 싶을 겁니다. 그러니까 만약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대신 미국으로부터 종전선언이나 제재완화 등 실익을 얻어 낼 수 있는 결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도 이번 주에 북미 간 회동이 예정돼 있으니까 미북정상회담과 김 위원장 서울 답방이 연계돼 있다고 말했지만 지난주까지는 북미협상과 상관없이 추진하겠다고도 얘기했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한국 정부는 지금 여유도 없고 북미회담과 전략적으로 연계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불완전한 구도이기 때문에 저는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실현시키기가 어렵지 않겠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중간선거 뒤 트럼프 북한 관심 떨어질 듯

<기자> 네, 올해 안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어렵지 않겠나는 말씀이신데요, 마지막으로 6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앞으로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협상과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국 내에서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중간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북미대화, 남북대화가 추진된다는 식으로 좀 희망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섯 차례나 친서를 보낸 가장 큰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자신이 성사시킨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이라고 선전하고 싶어했기 때문에 그 때까지 북미대화를 한다고 하면 미국에게서 양보를 얻어낼 수가 있지 않을까 하는 계산이 있었다고 봅니다. 반대로 중간선거가 끝나면 트럼프 정권의 한반도에 관한 관심도 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북한도 냉정하게 계산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거든요. 북한으로선 좀 여유있게, 물론 경제제재 탓에 어느 정도 서두르고 싶다는 생각도 있겠지만, 지금은 서두르더라도 오히려 트럼프 정권에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돼 버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을 테니까 저는 오히려 북한도 속도를 줄여서 천천히 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중간선거가 끝난 것이 한반도에 그리 좋은 영향은 아닐 걸로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한국과 북한 모두 냉정하게 회담의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말씀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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