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화 거절 아닌 속도조절 중”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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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0일 뉴욕에 도착한 김영철 부위원장이 만찬장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지난 5월 30일 뉴욕에 도착한 김영철 부위원장이 만찬장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국무부 홈페이지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한미훈련 축소보다 실시한다는 데 방점

<기자> 미국 국방부가 한미연합기동훈련인 2019 독수리훈련을 축소하겠다고 지난주 발표했습니다. 마키노 지국장님, 미국의 이번 훈련 축소 조치,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훈련이 축소됐다는 사실보다는 한미연합기동훈련을 실시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북한 입장으로서는 지난 6월의 북미정상회담에서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구두로 얘기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에게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에서 이걸 변경하겠다는 뜻이니까요.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도 지난달 말 열렸던 SCM,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12월 초까지 결정한다고 했고 최종 결정이 있을 걸로 생각하지만 일단 훈련을 한다고 하면 북한이 반드시 강하게 반발할 걸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시 훈련을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구요, 또 주목하고 있는 점은 지난 번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 때도 그랬지만 미국 펜타곤, 국방부가 먼저 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한국은 그 이후에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에도 매티스 장관은 훈련을 축소한다고 발표했지만 한국 국방부는 아직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고만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요즘 미국이 먼저 얘기하면서 한국이 따라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 그건 한미 사이에 조정이 잘 안 되고 있지는 않나 걱정도 됩니다.

남북 간 협력 낙관 힘든 상황

<기자> 네,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아니라 축소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한미 양국 국방부 사이에 협의가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인 듯합니다. 그런가 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북측 구간 공동조사의 대북제재 면제를 승인했습니다. 남북 철도연결이 첫 발을 뗀 셈인데요, 이번 조치가 남북경협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뭐니뭐니해도 북한의 비핵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미 소식통에게서 들은 얘기는 미국이 이번에 남북 철도 공동 조사를 승인한 배경은 일단 남북관계에 대해서 미국의 전략을 강력히 반영시키고 싶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무슨 뜻이냐면 미국은 일단 자신들의 파트너인 외교부가 앞으로 남북문제에 대해서 발언권을 강화하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난 주 워싱턴에서 열린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간 실무그룹 회의에서 공동조사를 승인했다고 합니다. 이도훈 본부장이 앞으로 한국 정부 안에서 잘 해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미국의 선물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미국이 주장한 건 남북철도 연결을 통해 북한의 인프라, 즉 사회기반시설을 정비한다거나 북한이 한국의 자재를 받는 건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미국은 철도연결을 위해서 이번에 착공식이라는 말도 쓰면 안 된다는 입장도 표명했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비핵화가 잘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 아래서 착공식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미국이 다시 강조했다는 겁니다. 지금도 남북 간 협력은 전혀 낙관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어려운 쪽은 북∙미 아닌 한국

<기자> 네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의 제재 면제 승인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남북경협을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인 듯합니다. 독수리훈련 축소에 이어 대북제재 면제 승인까지 미국이 북한을 향해 잇따라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은 공식 반응을 자제한 체 대응전략 마련에 골몰하는 듯합니다. 북한의 긴 침묵, 어떻게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 입장으로는 자기들만 양보하고 있다, 미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 진행되면 자기들만 바보가 되는 것같고 사기당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북한 입장은 상황을 평가하면서 전략을 다시 짜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하고 있지 않을까 저는 보고있습니다. 다만 북한도 만약 다시 도발한다고 하면 미국이 북한을 다시 공격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고 경제제재도, 사실은 지금 중국이나 러시아도 협력하면서 제재가 완화되는 상황이라서 강하게 나가서 대화를 파탄시키면서 다시 도발한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속도조절만 하고 천천히 대화를 진행시키려고 하지 않겠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화를 거절했다기 보다는 지금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 상황에서 가장 어려움이 있는 쪽은 미국도 아니고 북한도 아니고 한국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구요, 왜 그러냐면 지금 천천히 대화한다고 하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연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예정표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 새로운 대미전략 내부검토 중인 듯

<기자> 북한이 천천히 비핵화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고 그런 측면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등 한국 정부가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제 관심은 북한이 과연 연기됐던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에 응할지 여부입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을 놓고 여전히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데요, 김 부위원장의 방미, 과연 언제 성사될 수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은 지금 (고위급 회담에 관해) 협의하자는 미국의 거듭된 요청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북한이 대화를 거절한다기 보다는 현재 검토중인 새로운 전략이 결정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한미연합훈련을 할지 안 할지 공식 발표가 있을 것 같고 하니까 그런 걸 봐 가면서 그 다음에 반응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년 1월1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할 테니까 그 때까지는 새로운 전략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르면 연내에도 미국의 전략을 새로 확인하기 위해서 만날 수도 있다고 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오해해선 안 되는 건 이런 북한의 행동은 미국의 전략을 다시 확인한다는 뜻이고 미국이 제재완화나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 한 북한이 미국과 실질적인 협상을 할 생각은 거의 없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 내달 방러 가능성 여전

<기자> 네, 북한은 현재로선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에 별 뜻이 없다는 지적이신 데요, 그런가 하면, 북한의 대미 핵협상 실무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 등과 만나 북미대화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부상은 정작 협상 상대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만남은 계속 거부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협상을 앞둔 막판 기싸움일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그렇게 보입니다. 북한은 일단 미국이 제재완화도 하지 않고 종전선언도 하지 않고 그냥 비핵화 목록을 제시하라고 하는 건 너무하다며 화가 나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그런 주장을 바꾸지 않는 한 최선희 부상도 비건 특별대표와 만나는 것에 대해서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저는 역으로, 다음 달 중에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크렘린궁은 (김 위원장이) 연내에 방문하지 않을 것 같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논리적으로 보면 김 위원장이 올 해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는데 러시아는 한 차례도 안 갔다는 건 북한 입장으로선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북미 고위급 회담이나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보다는 러시아 방문이 좀 더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일국 방일은 순수 스포츠 교류 차원

<기자> 네, 김 위원장의 연내 러시아 방문이 오히려 더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신데요, 마지막으로 북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김일국 체육상이 이번 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 총회에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현 시점에서 북한 고위급인 김 체육상의 일본 방문이 갖는 의미는 뭘까요. 그리고 아직 이르긴 하지만 북한 선수단의 2020년 도쿄올림픽 참가 전망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정치하고 스포츠는 별개의 문제라서 2020년 도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김일국 체육상은 아사히신문도 취재했는데 평창올림픽이나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기자단과 몇 차례나 접촉하면서 스포츠 교류에 대해서는 얘기했지만 북일협상이나 핵문제에 대해서는 얘기한 적이 한 차례도 없습니다. 김 체육상은 과거에 북핵 협상이나 북일문제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일본 방문도 스포츠 교류 차원에서 이뤄진 일로 정치와 분리해서 봐야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기자> 네 체육교류 차원의 방문이다는 지적이십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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