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목표는 연말까지 대화 모멘텀 유지”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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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협상팀 카운터파트. 리용호-폼페이오, 김명길-비건.
북미 실무협상팀 카운터파트. 리용호-폼페이오, 김명길-비건.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북 해안포 발사는 트럼프에 대한 압력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과 국경을 접한 창린도 방어부대를 방문해 해안포 사격을 지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인근 남북접경 지역 섬의 여성중대도 시찰했는데요, 마키노 위원님, 김 위원장의 군 관련 행보가 부쩍 잦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의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은 지금 한국에게서 뭔가 양보를 얻어내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봅니다. 실제 개성공업단지 내 남북연락사무소도 전혀 움직임이 없다고 듣고 있습니다. 이번 움직임 역시 한반도에서 긴장이 없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력 중 하나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북한 내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대한 구체적인 징후는 없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이 신경쓰고 있는 것 같구요. 대신 한국 등 지금 관계유지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상대방에 대해서는 명백한 압력을 가하면서 이걸 이용해서 미국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을 위반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그런 모습도 보여주면서 (다른 상대방에는) 압력을 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니까 북한이 지금 남한을 상대로 한 여러 행동들이 결국은 미국을 의식한 것들이다, 이런 지적이시네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그렇죠. 일단 뭐 북한 입장으로선 한국은 별로 이용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북한이 미국과 대화 통로가 없었을 때 한국을 이용해 여러가지 미국에 대한 정보도 수집하고 했는데 북한 스스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 김명길 대사가 미국이 자신들과 직접 대화해야 한다, 스웨덴 등 제3국을 통해서 얘기해선 안 된다고 할 정도로 자신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원조도 기대하기 어려운 요즘같은 상황 아래서는 한국이 이용가치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러시아와 경제∙사회분야 교류 모색중

<기자> 이런 가운데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첫 북러 전략대화를 가졌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나선 배경은 뭔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이 러시아와 전략대화를 가졌는데 이게 바로 북러 간 군사협력에 관해 논의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봅니다. 러시아는 최근 북한과 군사협력에 나선 적이 없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에도 마지막에 메드베예프 대통령과 회담했을 때도 김 위원장이 군사용 헬리콥터를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러시아 측에서 북한과 할 수 있는 협력 사업은 경제협력이나 사회 문화 교류 정도가 아닌가 보고 있구요. 전략대화라는 의미는 러시아와 북한이 이런 국제정세 아래서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 그런 걸 찾아보려는 대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북미대화가 결렬되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압력을 가한다고 하면 러시아는 유엔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에 가해질 추가 제재를 막는다거나 그런 노력을 한다거나 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전략적인 움직임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지 않았나 보고 있구요, 단기적으로는 다음달 22일이 귀국 시한인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에서 계속해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거나 그 정도 차원의 이야기는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보다는 경제분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지적이시네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맞습니다. 러시아는 과거 북한과 원자력 협력 등이 북한의 핵 개발을 묵인했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실험을 사실상 지원했다는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러시아 정부 관계자가 했다는 그런 정보도 들은 바 있습니다.

북미협의는 최선희도 뭐라 함부로 말하지 못해

<기자> 한편 최 부상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비핵화 협상 상대로 자신을 지목한 데 대해 “협상 대표는 각기 그 나라에서 지명하는 것”이라는 말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스티븐 비건-최선희로 미북 간 협상대표가 격상될 가능성, 어떻게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미 협의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지시하고 있는, 북한의 제일 중요한 사안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최선희라도 자기가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하노이에서 두번째 북미 정상회담 전 북한이 비건 대표의 상대로 김혁철 대표를 지명했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자신의 마음에 든 최선희 부상이 직접 협상장에 나올 경우 만약 협상이 실패하면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해 한 인사였다는 그런 해석도 나왔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비건 대표가 정식으로 국무부 부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최선희 부상이 바로 협상 상대가 될 건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만약 최 부상이 비건 부장관과 협상에 나선다면 협상 진전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직접 평양과 상의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그런 점에서 어느 정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겠지요. 그래도 핵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하는 일이라서 최선희, 김영철, 김계관 등 (누가 협상 대표가 되더라도) 똑같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구요, 물론 김명길 대사보다는 최선희 제1부상이 더 김 위원장과 가까운 인물인 건 분명하고 어느 정도는 결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최선희 제1부상이 아무리 중요한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김 위원장 지시없이 자기가 이렇다, 저렇다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런가 하면 비건 지명자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이 올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한 데 대해서 ‘인위적 마감시한’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내 놓으라는 북한의 요구를 미국이 들어줄 가능성, 얼마나 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보는 한 비건 대표의 북한과의 협상 전략은 흔들림이 없습니다. 1년 전에 비건 대표가 한국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앞으로 인도적 지원과 사회문화적 교류는 허용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때 유일하게 비건 대표가 북한에 양보했구요. 그 이후 비건 대표의 협상 태도에는 별로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 비건 대표는 북한이 비핵화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비핵화에 대한 로드맵, 즉 이정표를 만들자고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재완화는 비핵화 때까지 하지 않고 북한에 대한 대가는 사회 문화적 교류, 인도주의적 지원 정도다, 이렇게 계속 얘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보기에 비건 대표는 연말이 다가와도 이런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겁니다. 연말까지 다 합의해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일단 한 차례라도 더 실무협상을 하고 대화 모멘텀, 즉 추동력을 남길 것이다, 그런 전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 이지스함, 동해서 북 미사일 상시경계 태세

<기자> 그런데11월 초부터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이 동해상에서 24시간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면서요? 어떤 배경인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이번 주 월요일 자 아사히 신문에서 제가 보도한 내용인데요, 아까도 여러가지 얘기를 나웠지만 북한이 여러가지 군사관련 행동이 많아지고 있다거나 연말까지 북미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 데 배경이 있습니다. 좀 심각한 상황인데요, 무슨 말이냐면 일본 해상 자위대가 보유중인 이지스함은 8척에 불과합니다. 1척이 항상 동해 해상에 머물러야 한다면 다른 1척은 유사시에 바로 지원할 수 있도록 인근 항만에 계속 있어야 합니다. 또 1 척도 계속 예비적으로 준비, 훈련을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제가 듣기로는 3-4척 정도까지는 계속 북한 미사일 관련 상황에 대해서 경계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 정도로 큰 부담인데 그래도 이지스함이 상시 경계태세에 들어갔다는 건 그것 자체가 일본 정부가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징후입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연말까지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일본 열도를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베 총리, 교황과 회동 때 북 주민들 인권문제 언급했어야

<기자> 마지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본 방문 소식, 궁금합니다. 교황은 아베신조 일본 총리와 회동했는데 일본인 납북 문제도 거론됐다면서요?

마키노 요시히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 교황으로선 38년 만에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원폭 피해를 입은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도 방문하시고 핵무기 없는 세계에 관해 여러가지 기도하셨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아베 총리도 교황과 회담했을 때 북한 문제도 얘기하고 인본인 납치 문제 해결도 호소했습니다. 사실 아베 총리도 인권문제를 얘기하는 차원에서 납치 문제도 언급했는데 제가 보기엔 구체적으로 북한에서 너무 고생하고 있는 일반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도와줄까, 그런 것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해야 했을 텐데 그런 부분이 좀 모자랐던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했던 회담이라서 아베 총리도 정치인이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로마 교황이라는 세계에 영향력이 있는 분과의 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전세계의 인권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국제사회가 가진 평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이런 자기 관심사항만 얘기한 것 같은 아베 총리의 자세에는 조금 안타깝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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