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최선희 12월 워싱턴 실무회담 무산된 듯”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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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9월 15일 외교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하기 위해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는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와 1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월 11일 성 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를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 리츠칼튼 밀레니아호텔로 들어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사진은 지난 9월 15일 외교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하기 위해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는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와 1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월 11일 성 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를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 리츠칼튼 밀레니아호텔로 들어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앵커: 11월 말에 열릴 것으로 점쳐졌던 미북 고위급 회담이 무산되면서 오는 12월 워싱턴에서 추진했던 실무회담도 결국 열리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위급 회담이 제대로 성사됐다면 워싱턴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협상 파트너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실무회담까지 이어질 예정이었지만,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작아졌습니다.

미북 정상회담보다 고위급∙실무회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미북 간에 좁힐 수 없는 견해 차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12월 둘째 주, 미북 실무회담 예정됐었다

- 11월 말 고위급 회담~12월 중순 실무회담 일정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워싱턴행 무산

- 상황 바뀌지 않는 한 회담 열릴 가능성 작아


미국과 북한 간 실무회담이 12월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12월 둘째 주에 미국 워싱턴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실무회담이 있을 예정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직 관리는 비건 대표가 12월 둘째 주 일정까지 비워둔 상태였다고 전했습니다.

11월 말에 열릴 것으로 추진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고위급 회담이 성사됐다면, 곧이어 12월 둘째 주에 워싱턴에서 실무회담이 열릴 수 있었고, 최선희 부상의 워싱턴 방문도 가능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직 관리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12월에 미북 실무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이제 크지 않다고 덧붙이면서 현재로선 미국이 고려하는 회담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미북 고위급 회담의 추가 일정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27일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난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북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이후 회담 날짜를 잡지 못하면서 워싱턴에서는 비핵화 대화와 관련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대로 내년 초에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면 서둘러 고위급∙실무회담이 열려야 하는데, 미국과 북한이 서로 먼저 양보하라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워싱턴 내 미국 전직 관리와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과 북한의 의지만 있다면 다음 달에도 고위급 회담이 열릴 수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먼저 양보하기를 원하는 양측의 견해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로버트 킹] 양측이 진전을 이루면 다음 달에도 미북 고위급 회담이 열릴 수 있죠. 하지만 지금은 서로 더 이익을 챙기려는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에 이를 때까지 계속되겠죠. 하지만 쉽지 않을 겁니다.

킹 전 특사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됐던 지난 8월에도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른 시일 내에 비핵화의 협상의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킹 전 특사의 판단입니다. (I do not think the situation is changed over the last couple of months. Nothing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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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북 간 팽팽한 기싸움, 견해차 좁히기 어려워

- 몇 달 전 상황과 달라진 것 없어

- 미북 고위급∙실무회담 개최 늦어지면서 정상회담 실패 가능성도 커져

- 현실적 상응 조치 고려하지 않는 미국 태도도 문제


지난 22일, 한국 세종연구소가 발표한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와 한미공조에 대한 미국 조야의 인식’이란 제목의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 북한이 취한 비핵화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의미심장한(significant)’ 수준으로는 보지 않고 있습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와 전문가 사이에서는 북한이 여전히 비핵화에 대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는가에 관한 논쟁이 존재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비관론이 적지 않은 데다 미국 정부도 북한이 상당한 비핵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킹 전 특사도 트럼프 행정부가 특별한 비핵화의 시간표를 정하지 않는 가운데 미북 고위급 회담이 미뤄지고 지금의 교착상태를 풀 수 있는 돌파구도 마련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북 정상회담의 실패 가능성도 매우 클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로버트 킹]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관심과 주목을 받으며 또 다른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싶어 하지만,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역할을 제대로 할 만큼 이 사안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 만큼 결과가 나오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의 마키노 요시히로 서울 지국장도 지난 2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미국의 요청에 전혀 반응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자신들만 양보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이 크다는 겁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 입장으로서는 ‘자기들만 양보하고 있다. 미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 진행되면 자기들만 바보가 되는 것 같고, 사기를 당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 북한 입장은 상황을 평가하면서도 전략을 다시 짜기 위해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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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고위급∙실무회담에 나서지 않는 배경으로 비핵화 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적인 현실적 조치를 취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거듭 지적합니다.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 없이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한다면 이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엄 연구원의 주장입니다.

[프랭크 엄]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전반적인 외교 협상의 과정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기대하는 것에 대해 더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미국의 적절하고 상호적인 보상없이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비핵화에 관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면, 이는 매우 비현실적이고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겁니다.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줄 때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 김정은 위원장, 영변 핵시설 검증 허용 의사 밝혀

- 당장 돌파구 될 수 있을까에 회의적 반응도

- 미국 정부가 영변으로 만족할 수 있나? 다른 시설도 검증∙폐기해야

- 미 정부, 영변 핵시설 폐기에 상응하는 큰 보상 의지 있나?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영변 핵시설에 대한 검증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는 비공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27일, 고위 외교소식통은 인용해 “평양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서 영변 핵시설의 폐기뿐 아니라 검증을 허용할 용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의사가 미북 간 교착상태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입니다.

과연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폐기에 나설 것인지 확실치 않고, 이미 국제사회가 방문한 바 있는 영변 외에도 다른 핵시설이 존재하는 데다 미국이 영변 핵시설의 폐기만으로 만족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로버트 킹] 미국이 영변 핵시설의 폐기만 바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영변은 국제원자력기구와 미국 사찰단이 여러 차례 방문한 곳입니다. 하지만 영변만 문제는 아니죠. 북한 내 다른 시설에서도 여전히 핵 관련 활동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영변과 마찬가지로 검증과 폐기가 이뤄져야 합니다.

[프랭크 엄] 트럼프 행정부가 작은 것을 주면 작은 것을 받고, 큰 것을 주면 큰 것을 받겠죠. 예를 들어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시찰하는 것이라면 현실적으로 그에 맞는 작은 보상을 제안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변 핵실험장의 폐기처럼 큰 것을 기대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도 대북제재의 완화나 상당한 인도주의 지원, 평화체제 논의 등 큰 것을 내줄 수 있는 의지를 보여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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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는 미북 간 교착국면을 해소하고 비핵화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부상 간 실무회담이 하루빨리 열려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또 미북 실무회담이 얼마나 빨리 열리느냐에 따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 시기 결정과 진전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11월 말에 점쳐졌던 고위급 회담, 12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실무회담이 잇달아 무산되면서 교착상태는 더 길어질 것이란 게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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