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속도 휴게소에 중국 관광객 넘쳐나”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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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원산 간 고속도로에 있는 한 휴게소 식당에서 종업원이 수첩에 뭔가를 적고 있다.
평양-원산 간 고속도로에 있는 한 휴게소 식당에서 종업원이 수첩에 뭔가를 적고 있다.
/AP Photo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트럼프, 연내 김정은 만날 생각 없다고 밝힌 셈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원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북한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겁니다. 마키노 위원님, 지난 달 중순께만 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곧 만나자’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무력사용 경고를 날린 건 꽤 이례적인데요 어떤 의미로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한 연말 내에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생각은 없다는 걸 밝힌 걸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실무협의에서 사전 합의에 이르기 위해선 이미 시간이 모자란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북한이 군사도발을 감행하고 그러면 자신이 주장해온 한반도 위협이 해소됐다는 그런 논리가 깨질테니까 그런 걸 막기 위해서 사전에 북한에 경고한 거죠.

트럼프-김정은 내년 정상회담 가능성은 여전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자신의 치적으로 재차 강조했습니다. 일단은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자는 제안으로도 풀이되는 대목인데요 북한에 대한 달래기와 경고, 어느 쪽에 방점이 찍혔다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거의 유일한 외교적 성과인 개선된 미북관계, 안정화된 한반도 정세, 이런 정치적 업적을 유지하고 싶을 겁니다. 따라서 그 원동력이 되고 있는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가 깨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연말까지 시간이 없기 때문에 김 위원장을 향해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저는 봅니다. 저는 앞으로 상황에 따라 내년 6월 전후에 세 번째 북미정상회담을 갖고 싶은 생각은 아직도 트럼프 대통령 머리 속에 남아있다고 봅니다.

, ‘김정은 = 미국에 양보않는 지도자’ 연출 안간힘

<기자> 북한이 정한 연말시한이 다가오면서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이 높아지는 듯합니다. 북한은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이 될지는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맞춰 뭔가 큰 도발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는데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이 발표하고 있는 여러 담화는 크리스마스께 새로운 방침을 결정하고 상황에 따라 바로 도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북한의 행동은 물론 해외, 미국이나 한국, 일본을 향한 메시지이기도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김 위원장은 국내용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많은 상처를 입은 자신의 권위와 지도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자신이 강한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여러가지 연출하고 있다고 봅니다. 강한 지도자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탄도미사일을 바로 발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정천 북한군 총참모장이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군사력 사용도 가능하다는 발언에 대해서 북한군도 임의의 수준으로 신속한 대응을 가한다고 강조했는데 이건 매우 강한 반응입니다. 보통 대외용 메시지만 생각한다면 미국이나 중국을 자극하지 않도록 예를 들면 위성운반 로켓을 발사한다거나 중거리 미사일만 발사한다거나 이런 예측도 가능하지만 국내용 메시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우리가 보기에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행동, 즉 ICBM 발사나 핵실험도 배제할 수 없다, 있을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이런 긴장국면 속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고 백두산 천지에도 올랐습니다. 또 이 달 하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소집도 예고한 상태인데요, 김 위원장의 최근 행보, 어떤 의미로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4번째 전원회의는 지난 4월10일 열렸는데요 그 이틀 후에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새로운 방침을 연말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에 중대한 문제에 관해 결정한다고 하고 있는데 새로운 대미전략을 발표한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이게 다 연출이라고 보는데 무슨 말이냐면 오로지 대미외교만 생각한다면 이렇게 대대적으로 국내에서 회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은 북한이라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도 아닌데 이렇게 공식적인 회의를 열어 거기서 결정한다는 건 웃기는 말입니다. 사실은 김 위원장과 극소수의 측근들만 모여서 결정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연출을 하는가, 그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국내용 퍼포먼스, 즉 요식행위입니다. 나라를 지도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그런 모습을 강조하기 위한 연출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백두산에도 올라가고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강조하고 싶다는 말이지요. 왜 이런 연출을 해야 하는가 하면 역시 강한 지도자, 미국에 대해서 양보하지 않는 그런 지도자를 연출하기 위한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다섯 번째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결정하는 새로운 방침은 김 위원장의 권위를 더 강화하는 결정이 될 거라고 저는 봅니다. 그러면 그건 구체적으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는 그런 강한 노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이 백두산에 간다고 하면 바로 근처에 있는, 김 위원장이 중시하는 삼지연군 개발사업도 시찰할 수밖에 없구요 시찰한다는 건 김 위원장이 재차 강조해온 삼지연군 개발사업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니까 김 위원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제재가 심해지고 있지만 한 번 한다고 하면 끝까지 한다, 그런 지도자상을 강조하고 싶은 행동이었다고 봅니다.

김정은, 이 달 전격 방중 가능성 열려있어

<기자> 한편 최근들어 북한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면서요? 어떤 배경인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올 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중 간 경제교류를 활성화하고 북한을 사실상 지원한다는 합의를 실행해가고 있는 데서 오는 현상입니다. 그런 합의 안에서 시 주석은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북한을 지원한다, 그러니까 개인적인 관광은 제재위반이 아니니까 이걸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연간 100만 명 정도, 그런 목표도 세웠다는 얘기도 있구요. 요즘 북한을 방문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평양-개성 고속도로의 휴게소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대형버스가 항상 10대 이상 주차해 있으면서 중국 관광객들이 대거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은 북한이 고생하고 있는 외화부족을 상당히 해소해주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그리고 올 해는 북중 국교정상화 70주년을 맞았는데요 북한이 새로운 대미방침을 발표하기 전에 그리고 이번 달 하순에 한중일 정상회담도 있기 때문에 그 전에 혹시라도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서 미국에 대한 새로운 외교방침을 서로가,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이 여러가지를 상의할 그런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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