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자 고용 러 업체 1월 공사 수주중”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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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시내의 한 공사장에서 북한 노무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의 한 공사장에서 북한 노무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귀국 북 노동자들로 러 공항 ‘북적’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22일까지 전원 북한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마키노 편집위원님,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현황을 취재중이신데요, 먼저 현지 분위기부터 전해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지난 금요일 (20일)에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을 찾았습니다. 지난 10월까지는 매주 2편씩 (블라디보스토크-평양) 항공편이 있었는데 지난 주에는 월-금 매일 4편씩 운행했다고 합니다. 당시 블라디보스토크 공항도 북한 노동자들이 꽤 많아서 100여 명 이상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다들 짐이 (항공사가 추가 요금을 물리지 않는 짐 무게인) 23킬로그램 이상이어서 추가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보통 5년 동안 러시아에서 일했는데 그 동안 받아뒀던 일용품같은 것들을 다 가져가려고 하다보니 짐 무게가 매우 늘어난 듯했습니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 5명을 인터뷰했는데 다들 고생했다며 5년 만에 평양으로 돌아간다고 하면서 다시 러시아로 돌아오겠다고 명확히 얘기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북 식당 영업중

<기자>블라디보스토크에도 북한 여성 종업원이 일하고 있는 북한 식당이 있는데 직접 둘러보셨다면서요? 문을 닫지는 않았던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아닙니다. 제가 토, 일요일에 북한 식당 세 군대를 찾았습니다. 고려관, 금강산식당, 평양관 등 세 곳 다 문을 열고 영업중이었습니다. 여성 종업원들도 다 일하고 있었구요. 금강산식당에서는 북한국기 배지를 단 여 종업원도 있었습니다. 제가 물어보니까 내년 1월에도 예약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북한 소식통의 말에 따르면, 중국의 북한 식당의 경우 치마저고리도 입고 노래도 하기 때문에 북한식당이라고 현지인들이 알 수 있는 상황인데 러시아의 북한식당은 그렇지 않고 양장을 입고 노래도 부르지 않기 때문에 북한식당이라고 느끼는 손님도 많지 않고 제재위반으로 신고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그대로 조용히 영업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자> 러시아 극동지역에는 건설현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건설쪽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블라디보스토크는 최근까지도 거의 1만 명 정도의 북한 건설 노동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러시아 연해주 등 극동지역 주민들이 (공사 인부 등을 구할 때)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는데 아파트 내장공사를 맡을 인부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북한 노동자를 인부로 고용해 시공하는 현지 회사가 3곳이 있었는데 다 전화를 해봤습니다. 그 중 2개 회사는 1월 공사는 어렵다고 답했는데 1개 회사는 1월에도 공사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듣기로는 아직도 러시아 내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있다고 합니다.

북 노동자들, 열흘 걸릴 공사 사흘에 끝내

<기자> 현지에서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평가는 어떻던가요? 그리고 이번 송환에 대한 북한 노동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 노동자들과 친하게 지낸 올 해 48살의 고려인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이 분은 북한 노동자들과 자주 함께 있했던 사람입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인들이 싫어하는 겨울철에 바깥에서 일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외벽공사나 농사일도 열심히 한다,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 노동자들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보통 러시아인들이 열흘 정도 걸리는 일을 3일 만에 끝낸다고 합니다. 북한 노동자 2-3명이 교대로 새벽까지 일하면서 24시간 내내 일하니까 그렇게 빨리 공사를 끝마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러시아인들처럼 돈을 많이 받지도 않고요. (러시아인들과) 비교하면 30-50% 정도의 임금만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평가가 매우 좋을 것 같고 고려인 친구가 평양에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보니까 다들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기자>그렇지만 이번 조치가 내려진 배경엔 역시 북한 당국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해 벌어들인 외화를 핵개발에 전용해왔다는 점이 한 몫했는데요, 북한 노동자들이 겪은 어려움이 꽤 컸을 듯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말씀하신 부분은 여전히 심각한 인도적인 문제인 듯합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여러 피해를 입을까 걱정하기 때문에 고향 이야기나 김정은에 대한 언급은 삼가하는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또 이동할 때도 2명씩 움직이고 날마다 누구하고 만났는지 상사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합니다. 보통 내장공사를 한다고 하면 한 달에 500-700 달러를 벌 수 있지만 80% 정도를 북한 당국에 상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마다 주말총화가 있는데 그 때 상납해야 하니까 북한 노동자들이 (공사 계약자에게) 매주 돈을 달라고 자주 호소했다고 합니다. 이렇게나마 직접 돈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게 러시아 정부나 기업과 북한 당국이 직접 계약한 경우는 러시아 정부와 북한 당국이 직접 돈을 주고받기 때문에 북한 노동자들은 돈을 볼 수도 없는 그런 심각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내년 봄 북 노동자들 다시 러시아로 돌아올 듯

<기자> 현지 취재결과 느끼신 점을 좀 더 듣고 싶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조만간 다 송환될 걸로 예상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RFA도 보도하셨는데요 일단 평양에 주재하고 있는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는 한 때 최대 3만 7천 명 정도의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에서 일했는 데 올 해 9월에는 1만 명도 없다, 12월 22일에는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을 거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현지에서 들은 이야기는 최대 2천 명 정도 남아있는 것 같구요. 다들 관광이나 연수생, 무역일꾼 등 노동비자가 아니라 다른 명목으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지방정부 관계자와 만났는데 이 사람 말로는 내년 봄에 (북한 노동자들이) 다시 돌아온다는 약속이 다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러시아 현지의 건설업 등 북한 노동자들이 거점으로 일하고 있는 기업은 계속 문을 닫지 않고 보안 요원은 남아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원래 일감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냥 넘기고 내년 봄에 제재가 완화되면 노동비자로, 아니면 유학비자나 연수생 비자로 다시 북한 노동자를 받는다고 합니다. 러시아도 지난 4월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을 때 러시아에 해산물과 광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북한산이) 필요없지만 북한 노동력은 정말 필요하다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극동 러시아는 인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북한 노동력을 필요로 해서 북한 노동자들이 반드시 돌아온 거라는 거죠.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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