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 이뤄져도 핵협상 영향 미미”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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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가 지원한 쌀을 남포항에서 하역하고 있다.
WFP가 지원한 쌀을 남포항에서 하역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앵커: 한국 정부가 검토 중인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과 관련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부분 찬성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인도적 지원은 핵 협상과 연관지어서는 안 될 사안이라며 실제로 지원이 이뤄진다 해도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 해소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대북 지원이 국제기구를 통해 진행된다 해도 분배 감시를 위한 안전장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해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 조사 결과를 한덕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RFA 긴급 설문조사] 미 한반도 전문가들 “인도적 대북지원 지지”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미국 내 전직 관리 등 한반도 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두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먼저‘한국 정부의 인도적 대북 지원 추진이 시의적절 한가?’라고 물은 첫 번째 질문에는 13명 중 10명이 ‘적절한 조치’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는 북한의 식량 상황을 공개한 보고서의 진위 여부에 의구심을 내비치거나 향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북한 측의 확고한 반응이 있기 전까지 유보하는 것이 나을 거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만약 지원이 실제 이뤄질 경우 교착상태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이끌 촉매제가 될 걸로 보나?’라고 물은 두 번째 질문에는 전원이 비핵화 협상 재개에는 미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인도주의가 협상의 도구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 역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거의 공통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래픽-김태이

응답자 다수, 한국정부의 인도주의적 추진에 찬성 입장

“정치적 이유로 인도주의 유보는 비양심적인 조치”

진 리 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도적 대북지원에 찬성하면서 비핵화 교착상태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는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진 리 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 한국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대북 지원을 통해 추진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북한에서 실제로 목격한 암울한 상황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평양 밖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국방연구소장도 “우리는 결코 결백한 북한 사람들이 굶어 죽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면서 “인간의 삶이 한 국가의 지정학적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어떤 시험의 일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이어 “이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의 최근 노력을 높이 산다”며 “북한이 한국의 호의적인 표시를 회담 재개를 향한 첫걸음의 일환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희망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켈시 데번포트 미국군축협회 비확산정책 국장도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진전이 없다고 해도 김정은이 협상에 복귀하는 데 동의할 때까지 대북 식량 지원을 보류하는 것은 비양심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며 인도적 지원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을 직접 만난 바 있는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현시점에 한국이 앞장서 대북 식량 지원을 추진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배리 편집장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 앞에서 한 연설을 언급하며 북한 주민들도 한국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는 제재 조치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원한다면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제사회가 예전부터 대북 지원을 해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도적 지원이 핵협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 낮아

반면 인도적 대북 지원이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대부분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인도적 지원이 군축 협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팀슨센터의 데이비드 김 연구원은 여전히 남북미 각자 다른 접근법을 추구하고 있는 상태에서 인도적 지원이 특히 비핵화와 관련한 전략전 측면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면서, 유해발굴과 같은 다른 인도적 사안과 관련한 대화의 여지는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케서린 킬로 플로우셰어스펀드 연구원은 정치적인 목적을 배제하더라도 인도적 지원의 효과가 발휘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게 사실이라며, 인도적 지원을 계기로 한 북한 측의 비핵화 조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습니다.

헨리 페론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원조에 정치적인 사안이 부가되는 순간 인도주의의 정의가 어긋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인도적 대북 지원이 정치적 목적으로 쓰여선 안 돼”

한편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모두 북한과 관련해 인도적 지원이 정치적 목적으로 쓰여선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이상적으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강요나 영향에서 벗어나 필요성에만 근거해 행해져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대북 지원과 관련해 성명을 낸 시점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시점과 맞물려 의도가 정치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래픽-김태이

“김정은, 식량 구매 위한 충분한 자금 지녀”

“굶주림의 근본적 원인, 잘못된 통치에 있어”

WFP, 지난 보고서와 같은 내용 되풀이 해”

북한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공개한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보고서에 의문을 나타내는 전문가들도 있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워싱턴 조지타운대 교수는 의료품 및 영양 지원을 위한 800만 달러 규모의 지원 자금에는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식량 지원을 위해 북한에 쌀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은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 세계식량계획의 최근 보고서와 관련해 의구심이 드는 점이 많습니다. 앞서 발표한 내용을 되풀이 한 부분이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연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식량난을 조금 더 명확히 묘사하는 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며, 그 이전까지는 섣불리 식량 지원을 추진하는 것은 실수가 될 수 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아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해커들이 훔친 비트코인이나 필로폰 혹은 담배, 또는 비아그라 등의 불법 거래로 얻은 외화로 충분한 자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언제든 식량을 구매할 수 있다며, 굶주림의 근본적 원인은 그의 잘못된 통치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원조에 감사를 표할 것이라는 섣부른 생각은 ‘망상적(delusional)’이라고까지 지적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북한이 원조를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모습을 취한 후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에는 계급 사회가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식량 지원을 비핵화와 관련한 김정은 위원장의 조치가 있기 전까지 유보하는 게 나을 것이라면서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지원을 제공하는 게 맞다면서 중립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이 군대나 핵·미사일 개발에 쓰는 돈을 보십시오. 그들이 군비에 지출하는 양의 20%만으로도 북한에 있는 모든 주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식량은 비교적 비싼 품목이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북한은 약 25%의 국내 총생산을 군대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 몇 %만 식량에 투자한다면 필요한 모든 양을 충족할 수 있을 수준입니다.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매튜 하 선임연구원도 최근 북한 당국이 공개적으로 가뭄난을 주민들에게 밝힌 점은 정치적인 의도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이 한국에 이어 대북 인도 지원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며, 미국은 최대 대북 압박의 기존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다음은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의 답변 전문

 

로버트 매닝 아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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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널리 퍼진 굶주림이 존재한다고 밝힌 최근 보고서를 의심치 않는다. 가뭄으로 상황이 악화됐을 측면도 물론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겪어 온 굶주림의 근본적 원인은 김정은의 잘못된 통치에 있다.

김정은이 자신의 해커들이 훔친 비트코인이나 필로폰 혹은 담배, 또는 비아그라 등의 불법 거래로 얻은 외화로 충분한 자금을 지니고 있으며 원한다면 언제든 식량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아무도 의심치 않을 것이다.

북한에는 계급 구조가 존재하며, 이 삼각형 계급 구조 밑바닥에 속하는 계층은 가장 적은 양의 자원에 접근할 수밖에 없는 체계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 및 의료품 지원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원조에 대한 완전한 투명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서만 이뤄져야 한다. 원조 품목의 도착 지점에서 배달 지점까지 연루된 모든 부수적 사안들에 대한 투명성을 말하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이를 꺼려한다면 원조는 정치적인 수단으로 북한 정권의 이익을 위해 사용될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만약 북한이 원조에 대한 감사를 표할 것으로 한국이 생각한다면 그것은 망상이다. 결국 김정은은 마지못해 받는 척 원조를 주머니에 챙긴 후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다. 또 인도적 지원이 고조된 긴장을 완화한다거나 새로운 외교적 기회를 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것은 수십 년 동안 북한이 행해 온 사기의 일환이라 할 수 있으며, 나는 22년 전에 이와 관련한 기고문을 작성한 적도 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도 딱히 다른 점을 찾을 수는 없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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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북한이 정말로 비핵화와 같은 약속을 지킬 때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선호한다. 사실상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시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내부 회의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작은 비핵화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본다.

반면에 원조가 한미 간 긴장을 완화하거나 핵 협상을 위한 가능성을 열어줄 촉매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은 미국·한국·유엔이 제재를 통해 취하는 강점 때문에 협상에 임하는 것이지, 미국과 한국의 약점에 대한 인식 때문이 아니다.

북한이 한미가 약하다고 인식한다면 북한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협상을 오히려 이용하려 들 것이며, 필요한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다.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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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으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강요나 영향에서 벗어나 오직 필요성에만 근거해 행해져야 한다. 안타깝게도 북한과 관련해 이 사안은 매우 정치화되어 있는 실정이다.

나는 늘 그래왔듯이 필요에 의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찬성한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바로 직후 한국 정부가 대통령 선에서 대북 지원에 대한 사안을 꺼내 들어 핵협상의 재개와 연관시킨 점은 어느 정도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또 인도적 지원이 미북 양측을 공통된 기반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잘못된 생각일 뿐만 아니라, 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사용해선 안 될 사안이다.

미국과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길을 추구하는 데 있어 존재하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메우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원조와 진행 중인 협상을 연관시키는 행위는 인도적 상황을 더욱 정치화시키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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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지원은 가능한 한 중립성과 정치적 협상으로부터의 독립성에 기초해야 한다. 또 사실상 인도적 지원 제공에는 제재 조치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제사회가 예전부터 필요성에 근거해 북한에 인도주의적 식량 및 영양 지원을 제공해 올 수도 있었을 거라고 본다.

원조가 미북 간 협상의 촉매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자면, 그 목적은 엄격히 인도주의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만약 대북 인도적 지원의 부산물이 더 나은 관계이고 협상의 재개로 이끌 수 있다면 그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국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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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코 결백한 북한 사람들이 굶어 죽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 인간의 삶이 한 국가의 지정학적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어떤 시험의 일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도적 지원은 애초부터 논쟁 거리가 되어서는 안 될 사안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의 최근 노력을 높이 산다. 북한이 한국의 이 호의적인 몸짓을 회담 재개를 향한 첫 걸음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길 희망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 G-20 이후 한국에 도착하기 이전에 비무장 지대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간략한 회담을 진행하길 원할 것으로 본다. 만약 이 회담이 실제로 성사되고 남북 간 긍정적인 기류가 재조성될 수 있다면, 문 대통령이 중재자와 촉진자 역할을 하는  제3차 미북정상회담도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데이비드 김 스팀슨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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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인도적 지원이 정치적인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 이런 관점에서는 한국이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폭 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의료품 및 영양 지원이 가장 절실한 상황에 처해있는 계층의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다. 특히 북동쪽 지역이나 평양 밖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에게는 원조가 절실한 실정이다. 또 원조가 군대나 고위계층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함은 물론 이를 원조의 분배를 확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미 미북 두 정상은 다시 만날 의사가 있다는 점을 표명했다. 김정은은 앞서 올해말을 기한으로 설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미북 간, 또는 한미 간 바라보는 비핵화 접근법과 이를 정의하는 바가 여전히 차이를 나타내고 있으며,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는 이 점이 더욱 뚜렷하게 부각됐다.

더불어 인도적 대북 지원이 비핵화와 관련한 전략적 측면에 끼칠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유해발굴과 같은 다른 인도적 사안과 관련한 대화의 가능성은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켈시 데번포트 미국 군축협회 비확산정책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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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지원이 외교 협상의 도구로 쓰여선 안 된다. 특히 현재 북한 내 가뭄 현상을 감안할 때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진전이 없다고 해도 김정은이 협상에 복귀하는 데 동의할 때까지 대북 식량 지원을 보류하는 것은 비양심적인 조치가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대통령에게 인도적 대북 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고 800만 달러 규모의 식량과 의료품 제공하겠다는 한국의 공약에 미국의 지지를 얻어낸 것은 인정받을만한 일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미북 관계를 증진시키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한 공조에 동의했다.

또 회담의 교착 상태와 관계없이 북한 주민의 기본적 필요와 복지를 충족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미국이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싱가포르에서 언급된 새로운 관계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시키는 중요한 일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미북 간 협상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다음 단계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트럼프와 김정은 모두 강경 입장에서 벗어나 폭 넓은 유연성을 나타낼 필요가 있다.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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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유엔기구에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 및 영양 지원금 800만 달러를 전달한 것은 옳은 일이며, 미국이 앞서 한국의 인도적 대북 지원을 따로 막지 않겠다고 밝힌 것 또한 좋은 일이다.

특히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 앞에서 연설한 이후 한국이 대북 식량 지원을 추진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도움이 필요한 북한 주민들도 한국이 앞장서 손을 뻗을 의사가 있다는 점을 보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더 많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며,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더 많은 원조를 제공하기 위해 유엔 제재의 면제조치도 필요할 것이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미 행정부처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기여할 가능성은 낮으므로 부담은 주로 한국 몫이 될 것으로 본다.

6월 말 있을 한미 두 정상의 회담에서는 향후 몇 년 간 진행될 더 많은 대북 지원을 위한 정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역사적인 강수량 부족으로 인해 북한의 가을 수확은 매우 부진할 것이고, 심각한 식량 부족은 2020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인도적 지원은 군축 협정과 낮은 연관성을 가진다. 또 동시에 원조는 인도주의적인 목적 아래 진행되어야 한다. 교착상태에 빠진 핵협상을 깨트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잘 준비된 기반을 갖춘 제3차 미북정상회담밖에 없다고 본다.

이 회담이 실제로 성사되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거나 김 위원장을 미국 본토가 아닌 미국 영토인 하와이 혹은 알래스카로 초청하는 데 동의해야 하며, 북핵 프로그램 축소뿐 아니라 일부 중대한 유엔 제재의 해제와 연락사무소 설치, 문화 교류에 합의해야 한다. 이러한 일들은 반드시 올해 일어나야 하며 빠를수록 좋다.

 

진 리 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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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북한이 원조를 받겠다고 한다면, 문제는 이 원조가 어떤 방식으로 주민들에게 분배될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세계식량계획의 보고서가 북한의 내부 상황을 보고하기도 했으며, 내가 북한에 있을 당시에도 평양 밖에 사는 주민들의 삶은 항상 궁핍해 있었다.

한국이 북한에 원조를 제공한다면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원조를 제공하는 것을 현명할 것이다. 이미 수많은 원조 프로그램들을 통해 분배를 위한 체계가 구축되어 있으며 이보다 나은 대안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이 식량 및 추가적 인도적 지원을 통해 정치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매우 실망스럽다고 하겠다. 물론 매우 복잡한 사안이지만, 원조를 정치에서 분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매튜 하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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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가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북한에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보지만, 북한의  관영매채가 적극적으로 가뭄과의 전쟁을  강조함과 동시에 한국이 즉각 반응한 부분도 우려를 제기하는 부분이다. 식량난에도 쌀 값이 유지되는 등 몇가지 사안을 토대로 바라볼 때 실제로는 북한에 식량 부족난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량난이 존재한다면 북한 정권의 잘못된 통치의 부산물이라 하는게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한국처럼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서기엔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미국은 앞서 밝혔듯이 대북 압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당분간은 이를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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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800만 달러의 원조는 매우 적은 양이다. 동시에 의료품 및 영양 부족 현상은 분명히 지난해보다 악화된 실정이라, 북한 주민들을 위해 이러한 지원을 추진 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들려 오는 쌀 공급에 대한 계획은 반대한다. 세계식량계획이 공개한 보고서가 앞서 밝힌 내용을 되풀이하는가 하면 전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찾아볼 수 없다. 물론 북한에 대한 조사가 어렵겠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보고서를 낼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북한 내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 까지는 식량 공급, 즉 최근 들리는 쌀 공급은 진행하지 않는 것이 지금 시점에선 옳다고 본다.

만약 한국 정부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시작한다면 한국 국민들의 낸 세금이 올바른 곳에 갈 수 있도록 유진벨 재단이나 기독교인친안회(CFK)과 같은 단체들의 분배 감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약 1년 반 전에 김 위원장은 경제 개발을 최우선 순위로 삼을거라 밝혔지만 이제 와서는 식량이 부족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경제 개혁은 김정은이 하겠다고 밝힌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원조를 핵협상과 연관 짖는 것은 무리인 측면이 있다. 우선 북한에게 무상으로 무언가를 주는 것은 그들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도록 만들 것이다.

 

헨리 페론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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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가 적절하거나 효과적인지의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는 원조의 목적이 인도주의적인지 아니면 정치적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원조는 인도주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북한의 협상에 대한 입장 변경이나 남북 협력의 재개와 같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다.

인도주의적 관점에서는 북한에 식량과 의약품 등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3일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을 만난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인도적 문제와 정치적 문제는 분리해서 다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식량계획의 기존 감시 체계에도 불구하고 원조가 수혜자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가 남는게 사실이다.

앞서 북한에 제공된 원조가 북한 군인들에게 분배됐다는 소식은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물론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북한 군인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식량 지원에서 배제 할 이유가 없으나, 군사적 관점에서 적군 병사들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것은 모순처럼 비칠 수 있다.

800만 달러의 원조 패키지는 남북 협력를 이끌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분명히 비핵화를 위한 상응 조치로서 제재 완화와 안보 보장을 원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최근 다시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는 자세를 자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해도 800만 달러의 원조 패키지가 한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을 잠재울 순 없다고 본다.

물론 이를 통해 북한이 미국에 대해 취하는 입장이 바뀔 가능성 역시 미미하다.

 

캐서린 킬로 플라우셰어스펀드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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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대화가 교착상태에 있다 하더라도 한국 정부가 의료품과 영앙지원을 추진하려 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 정치와 무관한 일반 사람들을 위한 원조를 거부하는 것은 누구의 관심사도 아니다. 특히 국경을 알지 못하는 질병의 확산은 분명 한국 정부는 물론 주변 이웃 나라의 관심사가 아니다.

원조를 보류하자는 주장은 결코 굶주림과 고통을 통해 정치적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제기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 정권이 취약계층의 주민들에게 어떻게 원조를 분배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해도, 그것은 원조에 관여하는 인도주의단체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전혀 다른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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