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상기후 언급은 외부지원 노림수”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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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이상기후 언급은 외부지원 노림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9월 2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


박정천 승진 복귀는 북한군부 세력 확대 반영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박정천 전 군 참모장을 정치국 상무위원에 낙점했습니다. 방역미비 책임을 물어 강등한지 두 달 만인데요, 마키노 기자님, 박정천 상무위원이 군 서열 1위 자리에 올랐는데요, 김 총비서의 이번 깜짝 인사 배경,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이번 인사는 북한군에서 노동당으로 권력을 이동시키려는 김 총비서의 정치적인 도전이 실패한 결과입니다. 김 총비서는 6월29일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총참모장을 강등시켰습니다. 당시 김 총비서는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큰 위험이 생긴 중대사건이 발생했다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최고 지도자가 중대사건이라며 강등한 인물을 불과 두 달만에 승진시켰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번 조치가) 최고 지도자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봅니다. 제가 듣기론 김 총비서가 군량미 배포를 군에 지시했는데 군이 식량과 재정상태에 끼칠 악영향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했고 화가 난 김 총비서가 이들을 강등시켰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박정천이 상무위원으로 다시 승진했다는 건 김 총비서가 북한군의 힘을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추구했던, 선군정치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실패했다, 선군정치가 사실상 부활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총비서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친서외교를 통해 복구에 합의한 남북연락통신선이 다시 단절됐는데 이것도 북한군의 강한 반대가 배경이지 않을까 저는 보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군도 너무 무리하게 모험주의는 취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바로 탄도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감행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북한군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과 외교협상이 상당히 어려워지지 않을까 저는 보고 있습니다.

미, 한미일 공조 중∙러에 과시하려는 듯

<기자>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가 오는 14일 일본 도쿄에서 회동할 걸로 알려졌습니다. 3개월 만의 이번 회동, 어떤 의제가 주로 논의되고 전망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말씀하신 한미일 3국 간 협의는 6월에 서울에서 열린 뒤 세 달만에 다시 열립니다.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아쉬운 대로 (한미일 3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영변 핵시설 재가동 문제 등 새로운 상황에 관해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주 목적이고 정책조정은 거의 없다고 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미국 입장으로선 중국을 의식해 한미일 협력체제를 강조하는 목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최근에 일본에서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이번 달 말로 예정된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정치적인 공백이 생기는 모양새입니다. 한국도 여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자를 선출하는 예비선거가 진행 중입니다. 따라서 한일 양국이 서로 관계개선을 모색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주도하면서 세 나라의 공조를 중국과 러시아에 과시할 필요가 있는 그런 상황인 듯합니다.

일본-중국 간 내년 국교정상화 기념행사 의견교환 없어

<기자> 그런가 하면 다음 주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도 예정돼 있는데요, 북한 문제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듯한데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왕이 외교부장은 이번 방한에서 (한국 측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이나 내년 한중 국교정상화 30주년을 앞두고 의견을 교환할 듯합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도 시 주석의 일본 방문이나 내년 일본-중국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가 예정돼 있는데 거의 양국 간 의견교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입니다. 중국은 일본과 달리 한국에 대해서는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서 북한 문제에서도 여러 유인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문재인 대통령을 초대하고 그 때 남북정상회담 개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거나 그런 제안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유엔제재 완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뿐 아니라 제재완화에 대해서도 찬성해 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한편 김 총비서는 지난 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연설에서 이상기후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 총비서의 기후변화 위협 언급 배경,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도 기후변화로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영변 핵시설 일부가 침수피해를 입었고 올 해는 무수단리의 미사일 발사 시험장이나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지역도 큰 호우 피해를 입었습니다. 북한에는 지하시설이 5천 개나 있다는 얘기도 있고 특히 우라늄 농축시설은 영변 이외에는 다 지하에 있습니다. 앞으로는 쌀 수확과 관련해서도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그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총비서 입장으로선 공식적으로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다만 북한은 기반시설이 너무나 열악한 상태이고 대규모 경제지원이 없으면 기후변화의 영향을 막을 수 없을 듯합니다. 그리고 기후변화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고 지역 또는 지구전체 규모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김 총비서의 이번 발언 배경에는 대외적으로 대규모 경제지원을 구하려고 하는 의도도 포함돼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기자> 최근 대북제재 완화 문제가 재부상하는 조짐입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4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대북제재 문제가 다시 논의됐다며 제재 완화와 관련해 상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어떤 배경으로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러시아는 평양에 대사관도 있고 해서 북한 내부 상황을 더 잘 알 수 있는 입장입니다. RFA도 중국으로 돌아온 북한 화교가 북한 상황이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는데 러시아도 똑같은 인식을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만 제재를 완화하더라도 역시 북한이 국경폐쇄 조치를 중단하지 않는 한 그 효과는 별로 없습니다. 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다는 건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와 맞대결하려는 그런 전략입니다. 따라서 러시아나 중국은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군사력을 분산하도록 북한문제를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기자>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정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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