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보도: 주춤하는 북 손전화 사용] ① 받기 위주로 통화도 1분 미만

워싱턴-노정민, 박수영 nohj@rfa.org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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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주춤하는 북 손전화 사용] ①	 받기 위주로 통화도 1분 미만 길을 걸으며 손전화로 통화하는 평양 시민
/연합

앵커: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면서 손전화는 북한 주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지만,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손전화 사용이 주춤하는 분위기입니다.

2년 가까이 국경이 전면 봉쇄되고, 경기 침체에 따른 현금 수입이 급감하면서 손전화 요금에 부담을 느낀 북한 주민들이 통화 시간을 줄이거나 전화기를 되파는 현상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RFA 심층보도, ‘주춤하는 북 손전화 사용’.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코로나비루스 대유행 이후 북한 손전화 사용 실태를 노정민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요금 걱정에 통화 시간 단축전화기 되팔기도

요즘은 전화를 거는 것보다 받는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지금은 장마당에서도 가능하면 안 쓰려 하고, 정말 필요한 것만 받는다.”

선불 충전 요금은 분당 280원인데, 보통 1분에 맞춰 이야기한다

RFA의 요청에 따라 최근 (11 9) 일본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 취재협조자 3명이 전해 준 현재 북한 손전화의 사용 실태입니다.

이들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손전화가 여전히 필수품이지만, 코로나비루스 대유행 이후 돈이 없어 전화를 사용하지 못 하는 사람이 많고, 서비스를 일시 정지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이전 현금 수입이 많았을 때는 전화카드에 돈을 여유 있게 넣어 두고 손전화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최소한의 돈으로 겨우 유지하는 정도입니다.

북한 손전화의 기본요금은 분기(3개월) 당 북한 돈으로 3~5천 원(미화 약 0.8달러)으로 매달 200분의 무료 통화와 20개의 통보문(문자)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을 사용할 경우 비싼 추가 요금을 부담해야 합니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11 11) 북한 주민들이 추가 요금에 대한 부담감 탓에 전화보다는 통보문을 사용하고, 통화 시간은 1분 미만으로 짧게 사용하고 있다고 RFA에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 이번에 우리 협조자들에게 물어보니까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요금을 절약하려고 가능한 전화를 걸지 않고 받는 전화 위주로 하고, 통보문을 많이 쓰려 한다고 하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현금 수입이 감소한 일반 서민들은 역시 전화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과학 기술 전문가인 김흥광 한국 ‘NK 지식인연대대표도 전화 요금에 대한 부담과 경기 침체 등으로 북한 손전화의 신규 가입자가 줄어든 것으로 안다고 (11 12) RFA에 전했습니다.

오히려 현금이 필요한 주민 중에는 전화기를 되파는 경우도 있다며 자신이 연락하는 내부 협조자도 3대 중 한 대를 처분했다고 말했습니다.

[김흥광 대표] 코로나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돈을 벌기 어렵게 되니까 결국, 돈이 될 수 있는 손전화를 팔거나 전당포에 맡겨 돈을 융통하는 사례들이 많다고 합니다. 또 손전화 신규 가입자도 상당히 줄었습니다. 손전화 사용에서 큰 변화가 온 것은, 코로나 국면에 돈은 안 벌리는데 지출은 해야 하니까 가급적 새는 돈을 막고 어떻게든 생계를 유지하려는 응급처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손전화기 ‘평양 2417’은 미화로 약 350달러, ‘진달래 6~700달러 선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요즘처럼 현금이 메마른 때에 전화기를 팔고 싶은 유혹은 당연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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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전화기 수입도 중단... 평양 부품 공장도 멈춰서

코로나비루스로 북∙중 국경이 봉쇄된 이후 중국으로부터 신형 전화기의 수입도 뚝 끊겼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손전화기 신제품에 관한 RFA의 질의에  “2020년 초 진달래폰이 나온 이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습니다.

북한 주민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진달래’, ‘평양’, ‘아리랑전화기는 그동안 2년 가까이 신제품 출시가 전혀 없으며, 재고도 이미 바닥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평양에 있는 손전화기 관련 공장들도 멈춰설 정도라는 게 김흥광 대표의 설명입니다. 

[김흥광 대표] 북∙중 국경을 봉쇄한 이후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휴대전화, 태블릿 PC(판형 컴퓨터) 등이 전혀 들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양에 12개 정도의 관련 공장들이 있는데, 공장 노동자들에게 장기 휴가를 주고 공장 자체를 돌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동통신 사업으로 북한 주민들로부터 외화를 거둬들였던 북한 당국에도 작지 않은 타격입니다.

그동안 당국은 한대 당 수백 달러에서 1천 달러에 달하는 전화기를 팔아 큰 수입을 올렸는데, 코로나비루스 대유행 이후 손전화기를 수입하지도, 판매하지도 못하면서 수입이 급감한 겁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 북한 당국은 전화기를 외화로 국민들에게 비싸게 팔아서 엄청난 수익을 얻어 왔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돼버리니까 그런 면에서 북한 당국의 국가 수익에 타격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손전화기를 사들이는 장사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0년까지 북중 국경지역에 살았던 탈북민 김주현 씨(신변 안전을 위해 가명 요청)에 따르면 현금이 필요한 주민들을 상대로 전화기를 싸게 사들였다가 다시 수요가 늘어날 때 비싼 값에 되판다는 겁니다.

[김주현 씨(가명)] 생활이 어려워 휴대폰을 파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휴대폰 장사꾼들은 돈이 많은데, 돈이 있는 장사꾼들을 이것을 다 사들일 겁니다.

[김흥광 대표] 바로 이걸 노리는 돈주들이 있거든요. 약 700달러짜리 진달래폰을 반값 이하로 사서 나중에 회복되면 팔겠다는 건데요. 북한에서는 워낙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지금 돈이 있어서 사놓으면 꼭 팔 수 있고, 장사가 될 거란 믿음이 확실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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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들, 손전화 유지 안간힘

탈북민과 전문가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분기 당 북한 돈 3~5천의 기본요금은 큰 부담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또 북한 주민들이 손전화를 필수품이자 애착물로 여기기 때문에 경기침체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에도 매달 200분의 무료 통화와 20개 문자 사용 안에서 가능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유지하려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주현 씨(가명)] 장사꾼들이나 돈이 많이 들지, 일반 주민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3개월에 3천 원이면 일반 주민에게도 큰돈이 아닙니다. 또 통화할 수 있는 양의 시간을 주는데, 그것만으로 충분하거든요. 북한 사람은 한국처럼 통화를 오래 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충분해서 돈이 오히려 남거든요. 

하지만 기본 시간 200분 이후 추가 요금은 분당 1달러로 치솟습니다.

이는 보통 ‘알았다’, ‘만나서 이야기하자 1분 안에 대화를 마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흥광 대표] 북한 손전화는 기본요금을 내면 200분을 쓸 수 있습니다. 엄청 싼 값이죠. 하지만 추가 요금은 1분당 1달러라서 매우 비싸거든요. 추가 요금 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이 있고, 북한 손전화는 전화를 건 쪽과 받은 쪽 모두 요금을 같이 냅니다. 이게 문제란 말이죠.

김연호 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은 (11 11) RFA에 북한 주민들의 손전화 사용에서 추가 요금에 대한 부담감도 크지만, 현금 수입이 급감한 상황에서 손전화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연호 부소장]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 분기별 기본요금은 큰 부담은 안 될 겁니다. 매달 통화 시간 200분, 통보문 20개를 공짜로 받는다고 인식하고 있거든요. 대신 기본 통화 시간을 다 쓰고 나면 추가 요금이 갑자기 뛰니까 그건 부담이 되겠죠. 코로나 시대에 장사도 안되고, 수입도 줄고, 이동도 어려운 상황이니까 경제적 부담 때문에 추가 요금 내는 것을 매우 꺼릴 테고. 손전화는 갖고 있지만, 어떻게든 적게 내려고 애쓰고 있죠. 

한국 ‘KDB 미래전략연구소 2020 8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이동통신 가입자는 약 600만 명으로 추산되며 1인당 2~3대를 보유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손전화 사용자는 전체 주민의 20%에 해당하는 450만 명 수준입니다.

편리함과 신속성을 앞세워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북한 손전화는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간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코로나비루스의 대유행에 따른 경기 침체로 통화 시간 단축, 신규가입 축소, 서비스 중단 등과 함께 확산세가 한풀 꺾이고 있습니다.

기자 노정민,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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