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보도: 주춤하는 북 손전화 사용] ④ 소통∙정보 부재로 북 인권 우려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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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주춤하는 북 손전화 사용]  ④ 소통∙정보 부재로 북 인권 우려 평양에서 한 남성이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다.
/AP

앵커: 북한 주민들의 손전화 사용이 급감하고, 중국 손전화에 대한 당국의 단속까지 강화되면서 내부 소통은 물론 외부와 연락도 단절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이 알려지지 않으면서 정보의 부재로 국제사회의 대응이 늦어질 수 있고, 이 때문에 북한 주민의 인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문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RFA 심층보도, ‘주춤하는 북 손전화 사용’. 오늘은 네 번째 시간으로 손전화 이용의 급감이 북한 주민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박수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소통 단절로 내부 정보 습득 어려움

북한 인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북한과 중국 손전화 사용이 급감하면서 정보의 부재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습니다. 외부에서 북한 내부로 전달되는 정보뿐 아니라 북한에서 바깥으로 나오는 소식도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 스팀슨 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은 (11월 11일) RFA에 손전화 사용의 급감으로 북한 내부 소식을 접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마틴 윌리엄스] 북한에서 외부로 전달되는 정보가 줄었고, 이로 인해 북한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은 결국,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될 겁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 사람들을 돕거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반응하기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극심한 경기 침체와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 등으로 북한 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했음을 짐작할 수 있지만,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없어 국제기구나 대북지원단체들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겁니다.

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랴튜 사무총장도 (11월 19일) RFA에 북한 손전화 이용의 감소가 북한 주민에게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습니다. 스칼랴튜 사무총장은 특히 전화 통화, 탈북민 송금 등에 드는 중간 수수료가 치솟으면서 탈북민과 북한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 것을 지적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손전화 사용량 감소가 북한 내부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탈북민들이 송금하기 더 어렵고 위험해졌기 때문이죠.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한국 지부의 최재훈 북한인권담당 간사는 북한 주민 중 일부가 잘못된 정보로 코로나비루스 상황과 증상, 방역수칙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재훈] 예를 들어 코로나 19와 관련된 현황 등과 관련해 아직도 북한 주민들이 그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확신하지 못하고요. 지역에 따라서는 코로나 19와 관련한 정보가 좀 다르기도 하고, 심각성도 다릅니다. 또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기도 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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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그래픽


중국 손전화 단속, 결국 정권 강화 목적

북한 김정은 정권이 정보 통제를 목적으로 손전화 사용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코로나비루스의 대유행과 북∙중 국경 봉쇄에 따른 경기 침체로 북한 주민들이 이전만큼 손전화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당국 정보 통제와 감시가 훨씬 더 수월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특히 중국에서 불법으로 들여온 손전화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 인터넷과 접속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는데, 이마저도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외부 세계와 단절된 것과 다름없다고 스칼랴튜 사무총장은 말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특히 중국 휴대폰이 단속의 표적이 되어 왔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외부에 접근하는 수단으로써 중국 휴대폰에 많은 부분을 의지해왔기 때문입니다.

북한 전문 매체인 일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도 북한 당국이 중국산 손전화의 유입을 막는 것엔 한계가 있음을 알고, 이를 통한 내부 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해 국경지역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에 대한 특별 단속에 나섰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김연호 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은 (11월 11일) 북한 당국이 중국 손전화기의 유입뿐 아니라 사용도 철저하게 금하고 있어 북한에 있는 가족과 연락하던 탈북민과 가족들이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연호] 국제 전화도 안 되고 인터넷 연결도 안 되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로 북한 당국이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국경 지역에서 중국 전화 사용도 단속을 더 강화했죠. 북한 가족들 입장에서는 당장 바깥에서 들어오던 돈이 못 들어오니까 경제적으로도 많이 어려워지겠죠. 그리고 가족들이 전해주는 바깥소식을 듣는 것도 지금은 많이 어려워졌을 테고요

이처럼 중국산 손전화 이용이 어려워짐에 따라 북한 손전화 사용이 감시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수잔 숄티 미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11월 17일) RFA에 처음 북한에 손전화가 보급됐을 때는 북한 주민에게도 언론과 소통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오히려 지금은 김 씨 일가의 독재체제를 더 견고히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불안감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잔 숄티] 손전화가 정보의 매개체가 되는 대신 사회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손전화가 북한 사람들을 통제하는 또 다른 장치가 된 거죠. 북한에서 제조한 손전화는 방문하는 사이트를 감시할 수 있도록 기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정부는 휴대폰으로 주민들을 감시할 수 있고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이용하는 것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정보 부재의 피해는 북한 주민에게

전문가들은 손전화 사용 감소로 소통 단절과 정보의 부재에 따른 피해는 온전히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합니다.

[최재훈] 당국의 자의적인 정보 통제로 인한 안전 문제 같은 경우에 있어서 그 피해자는 결국 북한 주민이라는 점이 저희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아직도 많은 북한 주민들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될 권리와 자유에 대해서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보 접근권의 향상은 기본적으로 북한 주민의 인권에 관한 정보 접근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북한 인권 향상을 도모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숄티 대표는 북한 내부에도 변화를 추구하는 세력이 있을 것이라며, 그들과 북한 주민들에게 국제사회가 북한을 돕고 싶어 함을 지속해서 알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이를 위해서는 북한 내부 사람들과의 소통을 늘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수잔 숄티] 국제사회가 북한 내부 주민들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음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우리는 그들이 (90년대 후반에 겪은) ‘고난의 행군’을 다시 마주하게 될까봐 우려하고 있고, 이에 대해 그들을 도울 준비가 돼있어요. 다만, 그 원조를 막는 유일한 장애물은 김정은 총비서가 그 원조를 정권을 강화하는데 사용할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주저하고 있음을 주민들도 알아야 합니다. 지금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런 암울한 북한 내부 상황에 국제사회가 관심을 두고,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 주민의 유일한 소통 창구인 손전화 이용의 급감은 북한 주민의 생활과 기본적 인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당장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정보접근권과 소통의 자유마저 잃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잠재적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많은 전문가들이 인권적 측면에서 개인의 정보접근권이 반드시 보장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노정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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