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속 북한의 노골적 중국 편들기 우려”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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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갈등 속 북한의 노골적 중국 편들기 우려” 지난 2019년 홍콩 경찰이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는 모습.
/AP

앵커: 홍콩, 대만에 이어 최근 아프가니스탄 문제까지 굵직한 국제현안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을 적극 옹호하고 미국을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끕니다. 미중 간 갈등에 북한이 적극 가담하면서 이러한 북한의 노골적인 중국 편들기가 미북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노골적 중국 편들기, 그 이유와 전망에 대해 박수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북한의 미국 헐뜯기·중국 편들기 심화

북한 외무성이 최근들어 부쩍 미국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 국적의 쾌속선을 나포한 쿠바 내무성을 적극 옹호하는가 하면 대만에 주둔중인 미군 병력의 즉각 철수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은 특히 홍콩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는 등 미중 간 갈등 속에서 노골적인 중국 편들기에 가담하는 모양새입니다.

실레스트 애링턴 조지 워싱턴대 정치∙국제관계학 교수는 북한은 주변 국가들의 갈등 상황을 이용해온 전력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레스트 애링턴] 제가 알기론, 북한은 역사적으로 미국과 한국 또는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을 악용해왔습니다.

애링턴 교수는 하지만 미북 양국관계가 교착상태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이런 북한의 행태는 미북관계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중국 편들기’ 북한에겐 유일한 패

전력이 있다고는 해도 미국과 관계 악화를 각오한 듯한 북한의 이런 태도는 역으로 자신들에게 남은 패가 중국뿐이라는 절박감의 표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은 최근 (8월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은 외교 수단으로써 북한이 있어야 하고 북한 역시 중국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지정학적으로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보면, 중국은 북한에 유일한 동맹국입니다. 중국이 없었다면 북한은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건 꽤 분명하다고 생각해요.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자신들과 별 상관없는 사안에 꽤 극단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데 주목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흥미로운 점은 북한이 이번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뚜렷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이 훈련에 대해 좌절하고 화가 난 게 분명해요. (중략) 슬프지만 이런 행동은 북한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전일 뿐입니다.

애링턴 교수 역시 북한이 첨예한 미·중 갈등에 참여하는 이유로 북한에 선택지가 몇 개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레스트 애링턴] 북한에는 한국과 미국을 향해 취할 수 있는 행동이 몇 개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얼마 없는 거죠.

그는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남은 선택지를 모두 활용할 걸로 전망했습니다.

미·중 경쟁이 비핵화에 분리해야 해

이처럼 북한이 고조되는 미중 간 갈등에 적극 가담하면서, 그 불씨가 자칫 미북 관계 악화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애링턴 교수는 따라서 미국은 중국과 최소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접근 방식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레스트 애링턴] 이미 미중 간 경쟁관계가 이 지역의 다른 많은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미중경쟁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죠. 그래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분리해서 다뤄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 관한한 서로 소통 창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실레스트 애링턴] 그것은 북한이 미국과 중국 또는 미국과 한국 사이의 분열을 악용하는 것을 방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중국의 협조 기대 어려워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서로 혀력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애링턴 교수는 미중 관계 악화로 중국에게 협조를 바라는 것은 어려우리라 예상했습니다.

[실레스트 애링턴] 중국의 실용주의적인 측면 때문에 북한과 더 많은 대화의 기회를 가질 것입니다. 이는 중국과 미국 모두에게 이롭겠지만, 전체적인 미중 경쟁 분위기를 고려할 때 한국 또는 미국과의 대북 정책 공조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도 중국은 현 상황이 유지되는 게 더 이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중국은 북한이 미국과 더 나은 관계를 맺지 않길 원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중국은 한반도 분열이 지속하길 바라고 있고, 또 북한이 미국과 경제적 유대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라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은 물론 미북 관계 교착상황이 지속되면서 미중 간 갈등의 골을 자극하며 영향력을 넓히려는 북한의 시도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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