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제 어디로-2] “개성공단 재개 앞서 임금 지급 방식 개선을”

워싱턴-노정민, 한덕인, 서재덕 nohj@rfa.org
20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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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호 연구원 인터뷰

앵커: 북한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개혁개방 의지와 함께 국제사회의 경제협력과 지원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더딘 비핵화 이행과 대북제재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재개는 더 어려운 실정입니다.

특히 개성공단 재개를 놓고 미국과 한국, 북한 등이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최소한 ‘임금 지급 방식’과 ‘법률∙제도의 개선’ 등이 선행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심층 보도 ‘북한 경제 어디로’,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대북제재 국면에서 국제사회의 경제협력과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 OECD “개성공단 재개, 남북한에 경제적 돌파구 될 수 있어”

- 대북제재 해제되면 남북한에 주어질 경제적 가능성 무궁무진

- 미국 정부∙의회 “비핵화 이전, 대북제재 완화 불가’ 단호한 태도

- 전문가 “워싱턴은 개성공단 재개 분위기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랜달 존스 일본∙한국 담당국장은 최근 RFA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회견에서 개성공단의 재개가 남북한 모두에 경제적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제적 투자가 필요한 북한에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고, 일손이 부족한 한국 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개성공단은 남북한 모두에 이익을 줄 수 있는 경제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이 북한에 투자를 시작할 수 있도록 유엔의 대북제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존스 국장은 동부 해안을 따라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도 건설이 남북한에 매우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대북제재가 해제될 경우 남북한에 주어질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랜달 존스] 유엔 제재국면에서 개성공단은 다시 시작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북한에 대한 투자를 시작할 수 있도록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만약 비핵화와 평화 협정을 맺을 수 있다면, 투자는 북한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 한국에는 일손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많은데, 이렇게 하면(대북제재가 해제되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협력을 재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정부와 북한은 개성공단이 재가동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개성공단이 가능하면 빠르게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북제재의 틀 속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고, 북한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도 북한이 핵실험장과 미사일 엔진 시험장 등을 폐기함에 따라 미국도 대북제재의 해제 또는 완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자유아시아방송이 확인한 미국 국무부와 의회 측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국무부의 카트리나 애덤스 동아태담당 대변인은 2일, “북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북제재는 계속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Sanctions will remain in place until North Korean nuke are no longer a factor.) 공화당의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장과 민주당의 벤 카딘 상원의원도 “개성공단의 재개는 대북제재의 위반이며 북한이 비핵화의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북제재의 완화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행정부와 의회 인사를 두루 만난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도 개성공단의 재개는 빠를수록 좋겠지만, 워싱턴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미국 정치권을 고려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현 단계에서 미국 측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북제재를 어느 정도 완화할 필요가 있지만, 지금 워싱턴의 분위기는 그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선임연구위원으로서 남북협력기금 업무를 담당했던 조지워싱턴대 한국학 연구소의 김중호 객원 연구원도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비핵화의 검증 없이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보상하거나 대북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의 분위기라고 설명합니다.

[김중호 연구원] 행동 대 행동이라는 북한이 주장은 옳죠. 과거에서 논의하던 틀에서는 그 표현이 맞는데, 지금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선언한 상황에서는 위험성(risk)가 크기 때문에 지금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해줄 수가 없겠다는 것이 미국 측의 생각인 것 같아요. 실질적으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어떤 의미 있는 행동을 했는가를 완전하게 검증하고 확인한 다음에 대응하는 것이 국제사회와 북한에도 안전하겠죠.

-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한만 아닌 국제사회 공감대 필요한 사안

- 비핵화 외에 개성공단 임금 지급방식, 법률∙제도 개선 등 선행 조건 필요해

- 제재 이전 개성공단 인프라 개선 지원은 가능

- 섣부른 재개보다 미국과 국제사회 상대로 순차적인 전략 필요해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북경협이 남북관계의 개선에 매우 중요한 변수라는 데 많은 전문가는 이견을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개성공단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세워졌고, 실질적으로 남북 모두에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미국과 한국 모두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제재의 배경과 범위, 영향 등이 과거와 다른 오늘날 섣불리 개성공단을 재개하기보다 순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단으로 활동했던 윌리엄 뉴콤(William Newcomb) 전 재무부 선임 경제자문관은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개성공단을 재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그 중에서도 개성공단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 방식이 문제라는 겁니다.

[윌리엄 뉴콤] 개성공단을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재개하는 것은 대북제재의 위반입니다. 특히 개성공단이라는 경제협력에서 북한 근로자의 임금을 미국 달러로 지급했습니다. 이것은 큰 문제입니다. 돈 외에는 어떤 것도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또 지급된 임금이 근로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데, 이는 착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김중호 연구원도 임금 지급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또 임금뿐 아니라 분쟁 해결절차, 투자와 무역에 관한 법 제도 개선 등도 병행해야 경제협력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데, 이 문제는 한국과 주변국이 같이 논의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김 연구원은 조언합니다.

[김중호 연구원] 관광을 재개한다면 현금이 어떤 방식으로 들어가느냐? 를 바꾸지 않으면 재개되기 어렵겠죠. 개성공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임금 지급 방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개성공단을 다시 열어서 가동하기 어렵습니다. 북한 경제에 접근할 때 과거 북한 경제의 요인(factor)을 그대로 두고 접근하는 것은 효과를 기대하기 부족하죠. 임금 지급 방식이라든지, 분쟁 해결절차, 투자∙무역과 관련된 법 제도들을 개선해서 외국 은행이 들어가 활동할 수 있고 자금이 공급되고 유통할 수 있는 금융 제도 장치를 어떻게 고안해내는가를 고민해야죠.

또 대북제재의 해제, 개성공단의 재개 이전에 일정 범위 내에서 인프라, 즉 기간 시설의 개선을 지원하는 것은 검토해볼 사안으로 꼽힙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존슨 국장은 남북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철도와 도로 등 사회기반 공공시설에 대한 투자를 주문했고, 김중호 연구원도 전력 공급과 철도∙도로 개선은 한국이 미리 준비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갈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 국제금융기구, 현재로서 북한 지원 관심 없어

- 북한이 비핵화 진전 보인다면 미국 제재 완화도 가능

- 정치적 행위로 주는 체제 안정은 한계, 경제협력과 지원 병행해야

- 북한 체제 보장하는 경제협력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


뉴콤 전 자문관은 나아가 유엔 대북제재와 별도로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이행된 독자 제재도 있기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에 더 진전된 모습을 보이면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윌리엄 뉴콤] 현재 대북제재는 해제돼서는 안 됩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사인을 보여줘야 합니다. 충분하지 않아요. 아직도 북한이 보여준 비핵화의 이행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빠른 해결은 없습니다. 시간이 걸릴 겁니다.

이런 가운데 핵무기 완성이라는 정치∙군사적 성과와 함께 경제적 성과를 과시하고 싶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경제개발을 지원하고 협력하는 것이 더 체제를 보장하고 비핵화를 이루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김중호 연구원은 설명합니다.

[김중호 연구원] 미국과 북한의 관계 개선이 되는 상징으로써 경제 협력을 추진한다면 미국의 자본과 기업가들이 들어올 때, 또 그곳에 투자와 무역이 진행될 때 그것은 김정은 정권에게 주는 가장 확실한 체제 안정의 사인이 되겠죠. 그런 측면에서 경제협력 카드도 제시하고 실질적인 로드맵을 보여주고 북한이 경제 협력으로 나오게 하면 북한이 핵무기를 버리고 군사적 도발을 포기하고 경제협력을 통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도 확인할 수 있고, 또 외부세계에서 북한을 돕겠다는 의지도 보여줄 수 있는 거죠.

대북제재의 완화를 통한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국제사회의 경제협력은 미국과 북한, 또는 한국과 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사안이 됐습니다.

특히 국제사회가 과거와 다른 한반도 정세의 변화와 경제협력의 필요성, 대북제재 완화의 조건과 이유 등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개성공단의 재개도 더 쉬워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체제의 안정을 중시하는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적 성과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고 실제로 중국과 베트남의 개혁개방이라는 좋은 사례가 있기 때문에 북한 체제를 보장할 수 있는 경제협력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이를 제안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 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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