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아파트 공급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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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아파트 공급 평양의 고층 아파트촌.
/AP

앵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보는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문성희 박사는 현재 일본 도쿄에서 시사 주간지, 슈칸 킨요비(주간 금요일) 기자로 한반도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고 2017년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기자> 북한에서 최근 고급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는 보도가 자주 나옵니다. 노동당 제8차대회에서도 주택 문제 해결이 중요한 문제로 제기됐다고 하는데요, 문성희 박사님, 오늘은 북한의 주택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요?

문성희: 네, 북한에서는 예로부터 식의주 문제 해결을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아왔습니다. 먹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식의주’라고 해왔지요. 하여튼 ‘주’ 그러니까 주택공급은 북한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기자> 그런데 북한에서 주택은 무료로 공급되는가요?

문성희: 네, 표면상은 그렇게 듣고 있어요. 그리고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도 제한되고 있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미래과학자거리에 세워진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김책공업대학 교원을 비롯한 과학자들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예술인아파트라는 것도 있는데 여기에는 말 그대로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밖에 못들어갑니다. 최근에 세워진 아파트들은 방도 많고 최신 설비가 갖추어져 있어 모두가 부러워한다고 하네요.

<기자> 북한에 계실 때 이런 고급 아파트에 실제로 가보신 적이 있나요?

문성희: 저는 못 가봤는데 2011년에 저의 안내를 맡은 분이 친구의 집이 예술인 아파트에 있어 가 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 때 이야기를 해주었던데 화장실이 2개나 있어서 놀랐다고 합니다.

<기자> 아파트에 가구도 처음부터 비치돼 있는가요?

문성희: 그건 물어보지 못했지만 북한에 있을 때 TV에서 새로운 아파트 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니까 가구 등도 처음부터 갖추어져 있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침대라든가, 그리고 가전기구 같은 것도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웃기는 것은 운동기구 같은 것도 있었는데 이런 기구가 일반 주민들에게 필요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자> 최근에는 그렇게 가구나 방도 잘 꾸려놓고 집을 제공하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요? 집을 제공받는다고 한 들 뼈대밖에 없어서 결국 입주자들이 공사를 마무리해서 방을 꾸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문성희: 네, 제가 알기에도 그렇습니다. 평양에서조차 방 배치만 있지 집안은 개인이 꾸려야 합니다. 그러니까 비용도 들지요. 김정은 정권 들어 한 번 평양시에서 건설중인 아파트가 붕괴되고 희생자가 나온 사고가 있었지 않습니까? 건설자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희생도 있었다는 얘기이지요. 어째서 건설 도중의 아파트에서 주민 희생자가 나오는지 의문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고 보는데 그건 자기 방은 자기가 꾸리게 되어있다는 북한의 독특한 사정이 있었다고 봅니다.

<기자> 그러니까 뼈대만 완공된 아파트 건물에 주민들이 들어가 살면서 마무리 공사를 하는 도중에 붕괴사고가 있었다는 말씀이신데, 당시 상황 좀 간추려 설명해 주시죠.

문성희: 오래전 이야기라서 잘 기억을 못하고 있고, 저도 보도로만 알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르는데요. 평양역 인근에 건설된 아파트 붕괴로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는 보도였다고 기억합니다. 희생자에는 어린 아이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뼈대만 완공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주민 희생자가 나왔다는 이야기이지요. 북한이 이런 사고를 보도하는 것 자체가 매우 드물었습니다.

<기자> 네 2014년 5월 13일 평양시 평천구역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건설중이던 23층 아파트가 붕괴돼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 사건인데요, 수백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북한 고위 간부가 이례적으로 사과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지요. 그런데 최근에는 아파트 내부도 다 꾸며진 상태에서 제공되는 건가요?

문성희: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는 인식은 있었다고 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자기 방을 자기가 꾸리는 것은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

<기자> 북한에서는 한 번 배치된 집에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건가요?

문성희: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거나 지방에 살아계신 부모를 불러 평양에서 함께 거주할 경우 등 가정 인원이 많아지면 방도 어느 정도 넓게 되어야 하지요. 반대로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부부 둘이서만 살게 되면 그렇게 넓은 방은 필요없게 되지요. 그럴 경우 서로 방을 바꾸거나 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런데 북한에서는 집을 팔거나 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 않은가요?

문성희: 표면상은 그렇지요. 그러나 그런 것을 지켰다가는 좋은 집, 그러니까 자기들 조건에 맞는 집은 영원히 찾을 수 가 없지요. 그러니까 저의 생각으로는 중개를 하는 그런 업자, 업자까지 안 가더라도 그런 것으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통해서 조건에 맡는 집을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지로 제가 아는 평양 친구들도 그렇게 해서 집을 이사했어요. 시골에서 부모님이 올라오셔서 함께 살게 되었는데 집이 좀 비좁아진 것이지요. 그래서 룡성구역에서 광복거리로 이사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기자> 그렇다면 그 친구분도 중개업자를 통해서 새 집을 구했나요?

문성희: 거기까지는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중개자를 통해서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광복거리는 1989년에 세계청년축전이 열릴 때 선수촌으로 이용된 아파트들입니다. 축전을 할 때는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숙박을 했는데 축전이 끝난 뒤에는 거기를 평양시민들에게 제공한 것입니다. 옛날 아파트에 비해 넓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아마도 좁은 집에서 그래도 좀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갈 수 있었다는 것이겠지요.

<기자> 그런 사람들은 많은가요? 그러니까 중개자를 통해서 자기가 구하고 싶은 집을 구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문성희: 많을 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그런 중개자가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지요. 그렇게 부동산을 움직이면서 돈을 버는 돈주도 있다고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게 가능하다구요?

문성희: 부동산 투기는 완전히 자본주의식 방식이니까 표면상은 허용이 안 되지요. 그러나 사실은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에서 고층 아파트를 건설할 때 국가가 모든 자금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때 몇 명의 돈주들이 자본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어째서 투자를 하는가, 그것은 아파트의 방을 배당 받기 위해서입니다. 나중에 그것을 돈을 가진 사람들에게 파는 것이지요.

<기자> 그러니까 북한 당국이 아파트 건설 비용을 돈주들로부터 투자받는 대신 집 몇 채씩을 돈주들에게 미리 배정해 준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돈주들은 배정받은 아파트를 자유롭게 팔 수 있나요?

문성희: 네, 제가 듣기로는 그러했습니다. 물론 북한은 제도가 자주 달라지기 때문에 언제 위법으로 단속될 지 모르지만, 하여튼 2010년대 초반에 들었을 때는 자유롭게 팔 수 있다는 이야기였어요. 그러나 물론 당당하게 파는 것은 아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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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강도의 한 아파트. 북한의 지방 아파트에서는 돼지우리를 만들어 돼지를 기르는 경우도 있었다. (2011년 8월) /문성희 박사 제공


<기자>그런데 지방의 주택 사정은 평양과 마찬가지인가요?

문성희: 아마도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평양은 지금 고층 아파트들이 많이 세워지고 또 낡은 아파트들을 허물고 새로운 형태로 세우고 있지만 지방은 그렇지 못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제가 모든 지방을 돌아보고 확인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평양의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지요. 그러니까 지방에서 새로 아파트를 건설하거나 그런 일은 기대할 수 없다고 봅니다.

<기자> 지방의 집은 돌아보셨나요?

문성희: 지방에서는 단층 집이 많습니다. 물론 함흥이나 청진, 원산 등 도 소재지에는 고층아파트들이 있지만 농촌 등은 단층집들이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단층 집은 아파트에 비해 더 넓은가요?

문성희: 그렇지도 않습니다. 제가 아는 집은 작은 방이 두개, 그리고 부엌이 모두이고 화장실은 바깥에 있었습니다. 그런 집에서 5식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가구 등은 그렇게 없기 때문에 아이들도 포함해서 잘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요. 그러나 이런 단층집이 좋은 것은 반드시 개인 마당이 있다는 것입니다. 거기서 야채도 기를 수 있습니다. 텃밭인 것이지요. 여기서 생산된 야채 등을 시장에서 팔아서 생활비로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기자> 그런데 집이 낡아지면 어떻게 하는가요? 개인이 돈을 들여 재건축하는 건가요?

문성희: 옛날에는 집을 좀 알뜰하게 하거나 재건축하는 것은 국가나 지방관청에서 돈을 내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가서 그런 일도 없어진 것 같아요. 재건축하거나 집을 수리하는 것은 모두 개인이 돈을 내고 해결해야 한답니다.

<기자> 그런데 지방에서 그런 단층집을 돈 있는 사람들에게 팔고 좀 더 싼 월세의 집을 구하거나 그런 경우도 있는가요?

문성희: 네, 그런 일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지방의 단층집은 비싼 값으로 팔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생활이 어려우면 집이라도 팔아서 돈을 구해서 좀 싼 집으로 옮기거나 그런 일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러니까 집을 서로 사고팔고 하는 게 가능하다는 말씀이시군요.

문성희: 네, 그렇습니다. 다른 나라처럼 부동산 업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지 집 가격에 대해 말하는 주민들이 있다는 것은 부동산 매매가 가능하다는 것이겠지요.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정우,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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