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어제와 오늘]일용품 공급난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11/04 15:00:00 GM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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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 어제와 오늘]일용품 공급난 평양 양말공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AP

앵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보는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일본 시사 주간지, 슈칸 킨요비(주간 금요일) 편집장인 문 박사는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기자> 북한 당국의 인민생활 향상에 대해 강조가 최근 부쩍 잦아졌습니다. 문성희 박사님, 인민생활이 잘 향상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일 텐데요, 주로 어떤 부문이 잘 해결되기 않고 있나요?

문성희: 북한에서 인민생활에서 걸리고 있다고 하면 먹는 문제, 그러니까 농업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일용품 생산, 그러니까 경공업 문제입니다. 인민생활 보장에서 급선무는 경공업 공장들을 만가동시키며 주민들이 요구하는 필수 소비품들을 더 많이 생산 공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택 문제도 인민생활 향상과 밀접히 관련이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기자> 역시 일용품 생산에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문성희: 네, 그렇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가 아직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일용품이 부족하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국경봉쇄가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상품으로 되는 일용품 자체가 아예 사라지는 그런 상태까지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기자> 그런데 북한 당국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요?

문성희: 그래서 최근에 자주 강조되는 것이 원료의 국산화와 재자원화, 즉 재활용입니다. 북한에서 생산되는 원료와 자재에 기초한 생산공정 확립과 제품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밀고 나간다는 것입니다.그리고 이 부분은 지방경제에 많이 의거한다고 할까요, 시 군들에서 일용품의 가지수를 늘이고 있다는 보도도 있어요. 그리고 지방의 경공업 원료들을 일용품 생산을 늘이는데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기자> 구체적으로 어떤 실례가 있나요?

문성희: 강원도 김화군의 지방공업공장을 시범으로 할 작전인 것 같습니다. 올해 3월에 김덕훈 총리가 공장 부지를 찾아서 지도했습니다. 그 뒤 건설이 시작되었는데 9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는 ‘공사를 다그치라’고 하고 있기에 아직 건설은 마무리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여튼 이 공장이 완공되면 그 경험을 다른 지방공업공장에서도 일반화하려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는 이런 식으로 어딘가 모델 공장을 정하고 거기서 성공한 경험을 일반화하는 것이 기본 행태입니다.

<기자> 그런데 지방 공업공장들이 설비 등이 낡아서 개건을 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요?

문성희: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난해에 196개의 지방공업공장의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2000년 12월 15일에 준공된 원산기초식품공장을 현대화 사업의 본보기로 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초식품이라는 것은 간장, 된장 뭐 그런 것이라고 봅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 당국은 지방의 경공업공장에 원료와 자재들을 우선적으로 보장하게 되는 건가요?

문성희: 물론 그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겠지요. 다만 현재 그렇게 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제가 2003년에 평양특파원으로 있을 때도 그렇고 2008년부터 2012년사이에 연구를 위해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지방공장은 한 번도 안을 볼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그렇게 잘 가동하고 있는 공장이 없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평양이나 대도시는 몰라도 작은 시, 군 같은데서 공장 자체가 노후화하고 있었다고 추측이 됩니다. 신축 같은 것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고. 그러니까 지난해에 196 곳의 지방공업공장의 현대화 사업이 추진되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니까 지방 공장을 방문하고 싶다고 신청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 배경은 가동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였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문성희: 물론 북한 측에서 그렇게 말하지는 않지만 추측은 할 수 있지요. 가동이 잘 이뤄지고 있다면 그것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기 때문에 취재나 방문에 응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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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공책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가 일을 하고 있다.


<기자> 그런데 이렇게 지방 공장이 잘 가동되지 않고 있었던 배경은 뭔가요?

문성희: 아마도 일용품은 국내에서 생산한다고 하면서 결국은 중국 등에서 물자가 들어오는 것에 많이 의존을 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국산품을 늘리기보다 수입하는 것이 간단할 경우도 있지요. 그러나 지난해 뜻밖의 코로나 사태로 바깥에서 물자가 안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방의 공장에서 지방의 원료, 자재로 일용품을 생산하는 방도가 취해지게 되었던 것이라고 봅니다. 원료의 국산화와 재자원화도 코로나19로 인한 현 상황과 관계가 없는게 아니지요.

<기자> 원료의 재자원화라고 하면 8.3소비품 생각이 나는데요?

문성희: 저도 그렇습니다. 8월 3일인민소비품이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도를 해서 북한에서 이제까지 계속되어 온 것입니다. 이것은 직장내에서 나온 부산물이나 폐기물 등을 재활용하여 국가계획과는 별도로 추가 생산하는 제품인데, 이것을 적극 활용하라는 지시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그런데 지방 공장을 가동하자면 전기도 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할 듯한데 무슨 방도가 있는가요?

문성희: 아마도 중소형 발전소의 수를 늘린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을 자주 다닐 때 중소형 발전소를 많이 보았는데, 정말 작아요. 그러니까 곧 만들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태양광이나 풍력 등도 많이 활용하겠지요.

<기자> 좀 전에 인민생활 향상이라고 하면 주택문제도 포함된다고 하셨는데요, 5개년계획에 따르면 올해 1만 세대의 주택을 평양시에 건설하기로 되어있지요?

문성희: ‘조선신보`10월 25일자에 따르면 연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통강변에 건설 중인 계단식 주택지구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주택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축자재의 확보인데, 모든 것이 모자란 속에서도 주택 건설을 담보하기 위한 건재를 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기사에서는 보통강 계단식 주택지구에 타일을 제공하고 있는 남포시의 천리마타일공장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기자> 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시지요.

문성희: 천리마타일공장에서는 연료에서 원료, 제품에 이르기까지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답니다. 연료는 북한에 무진장한 무연탄을 가스화해서 타일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고 있답니다.

<기자> 그렇다면 타일 생산은 부족함이 없이 보장되고 있는가요?

문성희: 그렇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초에는 공장에서 일부 원료가 고갈되는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광물이 부족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공장에 광물 탐사팀을 조직해서 원료 생산 기업을 직접 도왔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탐사를 진행한 결과 타일 원료로 이용할 수 있는 광물이 매장되어있는 장소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타일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자> 북한이 원료를 국내에서 보장하는 방식이군요.

문성희: 네, 그렇죠. 그러나 기사는 타일 생산에 필요한 광물이 무엇인지 뭐 그런 기초적인 정보가 게재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무슨 원료가 부족했던지, 그런 것을 잘 알 수가 없습니다.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에서는 주택에 필요한 강재를 생산하고 있는데 평양시 1만 세대 주택 건설에 필요한 철강재 생산 계획을 완수했다고 합니다.

<기자> 좀 자세히 전해주시요.

문성희: 기사만으로는 잘 모르지만 철강재를 생산할 공정에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정말 인내심이 있다고 할까요? 아무리 나쁜 조건속에서도 열심히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측면이 있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현장의 노동자나 기술자들만의 노력으로는 해결 못하는 것도 있지요.

<기자> 네, 그렇겠지요. 현장 노동자들에게만 짐을 떠 넘기지 말고 좀 더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겠지요.

문성희: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화된 설비를 공장이나 기업소에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보는데 현 상황에서는 어렵지요. 그래도 과거에는 평양양말공장이나 천리마타일공장, 건재공장 같은 곳을 방문하면 외국에서 사 온 설비들을 노동자들이 가동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좋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정우,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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