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힘든 농촌개발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11/10 08:30:00 US/Eas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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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힘든 농촌개발 평양 도로변 주변 밭에서 주민들과 군인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AP

앵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보는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일본 시사 주간지, 슈칸 킨요비(주간 금요일) 편집장인 문 박사는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국경봉쇄 2년째북한, 물자부족 심각한 상태

<기자> 북한이 중국과 철도교역 재개를 준비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즉 신형코로나비루스 방역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면서 중단된 양국 간 철도를 이용한 물자교역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문 박사님, 북한이 교역재개에 나서고 있는 배경부터 먼저 짚어볼까요? 아무래도 해외에서 조달해야 할 물자가 고갈됐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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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희 박사

문성희 네, 그렇다고 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가 시작된 지 이제 2년 가까이 돼갑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해외에서 물자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2년 가까이 계속된다

면 물자가 고갈되기 마련이지요. 물론 북한이 원료나 자재를 비축해 놓았다면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지만, 아마도 그 전에도 제재로 인해 물자가 부족했을 것이고 거기에 수해도 있었기 때문에 복구 등에 많은 물자가 사용됐을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경공업 제품 등을 생산하기 위해 국내에서 원료를 생산하라, 심지어는 재자원화를 독려하는 캠페인 같은 것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건 이제 국가에서 원료, 자재 등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봅니다. ‘8.3소비품즉 유휴자재와 폐기물 등을 이용한 소비품 생산도 장려하는데 이건 1980년대에 제기된 운동입니다. 이제는 중국과의 교역을 정식으로 재개해야 할 시기에 와있다고 봅니다. 물론 북중 간 완전히 물자 교역이 중단된 것은 아니지요. 최근에는 선박을 이용해 바다를 거쳐서 물자교역을 하고 있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교역까지는 파악을 못하지만 그런 것이 모두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물자 부족은 심각한 상태에 있다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2011년 당시 철도로 평양서 나선까지 24시간 걸려

 <기자> 그런데 북한의 대외교역에서 철도운송이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요? 북한에 계실 때 철도를 자주 이용하셨을 텐데, 북한 철도가 가설된 지 오래돼 꽤 낡지 않았나요?

문성희 네, 말씀하신대로 북한에 있을 때 철도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평양에서 동해안 도시인 함흥에 가거나 나선시(당시는 나진-선봉시)에 갈 때 등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철도 사정은 잘 압니다마지막에 탄 것이 2011년이었는데 그 때에도 계속 연착하니까 왕복 모두 24시간 이상 걸렸어요. 열차 안에서 하루 밤 지내는 것은 예사였어요. 그러니까 동해안에서 평양으로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철도를 이용한다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동해안에서 물자를 실어오려면 오히려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지요. 그러니 도로를 이용해서 수송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트럭을 사서 평양-함흥간 물자를 수송하는 운수업을 해서 성공한 친구도 있습니다. 다만 개인 장사꾼들의 경우 철도를 주로 이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 자가용 트럭이나 자동차를 확보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Mushroom.png

2011년 평양으로 가던 열차가 함경남도 인흥역에서 24시간 가까이 멈췄을 때 열차에 함께 타고 있던 상인에게서 개당 2천원(일반 노동자 한 달 임금, 당시 시장환율로 1.3 달러)씩에 산 자연산 송이(사진 왼쪽)와 열차 승무원이 즉석에서 끓여 준 송이탕. /사진 제공: 문성희

 북한에서 칠보산에서 재배되는 송이버섯이 맛있는 것은 유명합니다. 그러니까 청진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그것을 평양에 가져가서 팔려고 하는 개인 장사꾼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열차가 멈추니까 송이버섯이 상하는 것이지요. 신선도가 생명인데도 며칠간 열차가 머물게 되면 상품가치가 없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머리 좋은 장사꾼들은 오랜 시간 멈추는 역전에서 장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도 그렇게 해서 송이버섯을 산 경우가 있어요,다만 같은 철도라도 평양-신의주간은 비교적 예정된 시간대로 열차가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국과의 교역 물자를 철도로 운반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여기도 굳이 철도를 이용하지 않고 도로를 쓰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다만 일반 북한 주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의 하나로 철도가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말할 수 있습니다.

 북 농촌생활 문명단어와는 거리 멀어

 <기자> 지방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가 철도라는 말씀이신데, 북한 당국은 최근에 농촌을 발전시켜 도시와 농촌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듯합니다. 북한의 도농 간 격차 얼마나 심각한가요?

문성희 그거야 말도 못 할 정도로 크지요. 김정은 정권 들어 농촌에서도 아파트가 많이 건설되고 있는 것 같은데, 과거 농촌에서는 아파트 같은 건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이 단층집이었어요. 제 친구가 농촌에 살고 있기 때문에 거기 집도 가 본 일이 있는데 거기도 단층집이에요. 거기 집은 전기는 들어오고 있었지만 가스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연탄을 사서 밥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한 번 식사를 만드는 것도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리지요.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물 끓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2011년까지밖에 목격을 안 했기 때문에 지금은 좀 더 발전하고 있을 지 모릅니다. 그 정도로 농촌 생활은 문명적이라는 단어와는 멀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인상으로서는 역시 농촌에는 상점이 적은 것 같습니다. 평양 같으면 그래도 상점이 구역마다 있고 최근에는 종합시장도 구역마다 있기 때문에 물자만 있고 돈만 있으면 상품을 구하는 데는 고생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농촌의 경우 상점 같은 것을 보기가 힘들었어요, 그러니까 모두 어디서 상품 등을 구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물론 농민시장이라는 말도 있기때문에 농촌에서는 농민들이 자기 집에서 생산하거나 협동농장에서 남은 농산물 등을 파는 야외시장 같은 것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여튼 북한에서는 도시라 할까 평양을 어떻게 꾸릴 지가 우선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농촌 개발 같은 것은 뒤로 미뤄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도농간 차이를 없애는 문제는 김일성 주석 시기부터 계속 강조되어 온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농촌 문제를 다루자고 하니까 예산이 걸리지요. 정말 농촌 개발을 하자면 하부구조부터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있는데 그것을 하려면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좀 어려운 듯 싶습니다.

<기자> 그런가 하면 북한은 최근 산림법을 개정해 불법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나섰는데요, 북한의 산림 남벌 어느 정도나 심각한가요?

문성희 네, 저도 북한이 산림법을 개정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개정 산림법 가운데 '산림 관리 지침과 통제'를 다룬 제6장은 처벌 관련 규정으로 "산림 관리상 드러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기관, 기업, 조직, 개인에 대한 처벌과 형사 책임"을 담고 있다고 한국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땔감이 없어서 나무를 남벌하는 현상이 예로부터 있었습니다. 지방에 가니까 산에 나무가 하나도 없는 것이에요. 주민들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료가 없으면 나무라도 베서 해결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약간의 비가 내려도 나무가 없어서 산사태가 심각해지는 일도 생겼습니다. 북한의 산에 가면 산불조심이라는 구호와 함께 나무를 남벌하지 말 것같은 구호도 본 적이 있어요. 그 만큼 심각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북한 당국이 숲을 조성하자는 것을 목표로 나무 심기 운동같은 것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2003년에는 조선총련에서도 동포들에게 호소한 바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특파원을 할 때 나가노에 사시는 재일동포 분이 북한을 방문해서 묘목을 많이 기부한 것을 취재한 적이 있었습니다. 평양 교외였다고 생각을 하는데 숲 이름을 애국림이라고 달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것도 어떻게 되었는지. 설마 거기 숲에서도 남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남북 간 과학영농 지원 등 기술협력 해볼만

<기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 산림분야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산림과 관련해 어떤 부분에서 남북이 협력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문성희 우선은 묘목 자체를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묘목을 제공했다고 해서 제재에는 걸리지 않겠지요. 다만 모든 경제교류가 중단된 상태에서 북한이 정말로 남북 경제협력에 나서겠는가 의심스런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최근에 김정은 총비서 발언을 보면 남측 태도여하라고 하면서도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서려고 하는 그런 움직임이 보입니다. 핫라인까지는 안 가도 남북 간 연락통신은 회복했지요. 물론 연락 자체는 무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하여튼 묘목이 아니더라도 직접 뭔가 산림분야에 도움이 되는 물자를 보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기술협력입니다. 아무래도 북한이 한국과 비교해서 기술적으로 뒤떨어진 측면은 있다고 봅니다. 북한도 농촌의 IT, 즉 정보통신화라 할까 과학적으로 농사를 짓자는 것으로 과학연구원에서 농업전문팀을 꾸려놓고 연구를 하거나 그런 시기가 있었습니다. 병충해를 받지 않는 알감자 같은 것을 개발하려고 한다든지, 북한 나름으로 과학적인 농사를 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런 것을 현장에서 취재해본 적도 있어요. 그러니까 현장에서는 그런 것에 도움을 주는 기술협력 같은 것은 매우 기뻐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산림 문제의 해결을 기술적으로 도와준다는 말입니다. 제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도는 제시하지 못하지만 산림 문제로 어떤 협력이 가능할 지 좀 연구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정우,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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