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북한인권, 길을 묻다] <1> 미국서 다시 높아지는 관심

워싱턴-노정민, 한덕인 nohj@rfa.org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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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자유주간을 맞아 2017년 4월 미국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열린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토론회.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2017년 4월 미국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열린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토론회.
RFA PHOTO/양희정

앵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문제 해결 노력에 비해 북한 인권에 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줄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개선을 촉구하는 움직임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미국 정부는 물론 인권 단체와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와 경제 발전도 결국, 인권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RFA 특별기획, 북한인권, 길을 묻다’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미국에서 다시 높아지는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조명해봅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미, 북한 인권 우려·재조명 목소리 이어져

- 4월 말, 16회 북한자유주간 개최…4개 주제로 북 인권 고발

- 인권단체, 대학·유엔 등에서 북한 인권 상황 증언

- 미 정부·의회도 북한 인권 우려에 한목소리

- 미국 내 탈북자 정착·교육에도 관심…북 인권 개선에 큰 의미


[조셉 김] I was born in 1990 and just few years later, the famine arrived in North Korea…

탈북자 출신으로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부시센터’의 인권팀에서 일하게 된 조셉 김 씨.

지난 9일 미 조지타운 대학에서 열린 인권 토론회에서 김 씨는 북한에서 태어나 고난의 행군 시기 꽃제비 생활을 하다 탈북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습니다.

김 씨는 식량난으로 수많은 사람이 굶주려 죽고, 이를 견디다 못해 중국으로 건너간 탈북자들이 비참한 생활을 하는 등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의 인권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며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조셉 김]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북한과 탈북 과정에서 겪었던 저의 비극이 알려지고, 지금 제가 미국이라는 좋은 나라에 정착했듯이 지금도 산속 어딘가에서 잠을 자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또 다른 조셉 김을 찾아 도움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김 씨의 증언에 이어 토론에 나선 미국 내 전문가들도 북한 인권 상황의 심각성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핵과 인권 문제의 연계’, ‘미국 내 탈북자 정착 확대’, ‘탈북자에 대한 교육 지원’ 등 인권 개선을 위한 의견을 교환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는 4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북한자유주간’을 선포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다시 한 번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불러 모을 예정입니다.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주최하는 미 디펜스포럼의 수전 숄티 대표는 최근(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탈북자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진실을 접하라”는 올해 북한인권주간의 주제를 소개하면서 탈북자의 증언을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할 북한의 인권 상황을 재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전 숄티] 최근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심지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김정은 정권의 반인류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음에도 여전히 인권 문제가 주목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북한자유주간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려는 겁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진실을 조금 더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숄티 대표에 따르면 이번 북한자유주간의 주제는 크게 네 가지.

첫째, 권력 유지를 위한 김정은 정권의 전략을 노출하고,

둘째, 북한 군인이 처한 인권 상황을 폭로하며,

셋째, 중국 내 북한 여성과 어린이의 노예화를 다루고,

넷째, 시장 경제 체제의 변화 속 여성의 역할을 소개하게 됩니다.

행사 기간 한국에서 온 탈북자들이 직접 북한의 처참한 인권 상황을 증언하고 국무부 관리와 연방 의회 관계자들이 모여 비공개회의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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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 북한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도 최근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해 다음달(5월)로 예정된 제3차 북한 인권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에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와 고문, 잔혹 행위 등 인권 침해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그레그 스칼랴튜 사무총장이 직접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저희의 역할은 북한 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그 상황을 파악해 보고하는 것입니다. 북한 인권위원회의 보고서가 북한 인권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 과정에 제출됐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가 직접 발표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에서는 지난 2월, ‘북한 당국이 정치범 수용소를 통한 인권 유린을 즉시 중단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상정됐으며 미 국무부도 지난 3월 발표한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 지난해 12월에는 북한을 17년 연속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에 지정했습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한 뒤 설립한 부시센터에서는 탈북자의 미국 입국과 정착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부시센터의 린지 로이드 인권담당 국장은 최근(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2004년 미국에서 북한 인권법이 제정된 이후 200명 이상의 탈북자가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며 탈북 난민의 미국 정착은 북한 인권 개선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시센터는 앞으로 더 많은 탈북자의 미국 입국을 돕고,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장학 사업 등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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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북 인권에 무관심?

-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 인권 언급 크게 줄어” 지적 이어져

- 2년 넘게 공석인 북한인권특사 임명 촉구에도 한목소리

- “미 정부가 북 인권에 무관심한 것 아니다”란 반론도

- 정상 간 아닌 실무적 차원의 접근이 인권 개선에 더 효율적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이런 다양한 노력 속에도 미국 내에서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 정부의 목소리가 작아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미 국무부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뤘던 로버트 킹 전 북한인권특사는 최근(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탈북자 지성호 씨를 소개하며 북한 인권을 압박하던 때와 달리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한 인권에 관한 언급이 많이 줄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지금의 대화 국면에서 미국과 북한 모두 인권 문제를 언급하고 이를 진전시키기가 매우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로버트 킹] 우선 북한이 인권 문제 논의를 원치 않습니다. 자신의 주권 영역에 해당한다며 미국 또는 유엔과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관심이 없죠.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고 무언가 합의하기 위한 무기로써 인권 문제를 이용했지만, 싱가포르 회담 이후 인권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습니다. 미북 양측 모두 인권 개선의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특히 2년 넘게 공석인 북한인권특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린지 로이드] 미 국무부의 북한인권특사직처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노력해 줄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공석인데요.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로버트 킹]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직후 연방 의회가 북한인권법을 연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인권특사의 지명을 촉구했습니다. 입법부가 북한인권특사의 지명을 포함한 북한인권법을 만장일치로 지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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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인권에 관한 책을 펴낸 앤드류 여 미 가톨릭대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에 관한 논의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미북 협상에서 안보 현안과 인권을 연계해 제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한 예로 북한 해외 노동자의 인권 개선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자금줄인 외화벌이에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핵과 인권 문제를 동시에 다룰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스칼랴튜 사무총장은 미국 정부가 대화 국면에서 북한 인권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해도 무관심한 것은 아니라며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왔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미북 정상회담이 두 번이나 이뤄졌지만, 특별히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해서 미국 정부가 무관심한 것은 아니거든요. 얼마 전 북한 인권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 국무부도 북한 인권 단체를 계속 지원하고 있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단체도 많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가 가라앉았지만, 이를 포기한 상황은 아닙니다. 다른 행정부 때도 그랬지만, 조금 가라앉았다가 인권 문제는 또다시 떠올랐습니다.

많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는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가 논의되지 않는 이유가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풀이합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거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군축 문제를 놓고 정상회담을 했을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해 반체제 인사의 석방을 이끌어내며 인권 문제의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인권 문제가 비핵화 협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못된 가정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모든 사안이 정상회담에서 시작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실무적인 차원에서 교류와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북한 인권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맞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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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인권단체 “북 인권 개선 위한 노력, 멈추지 않는다”

- 미 국무부 “북한 인권 문제 계속 지적해 나갈 것”

- 김 위원장 강조하는 경제발전도 결국 인권이 개선돼야 가능

- 세계 인권 선언도 이행 않는 북, 비핵화 합의 이행에 의구심

- 미국 내 인권단체들 “북 인권 개선 위한 노력 멈추지 않아”


미북 간 대화 국면에서 인권에 대한 언급과 논의는 표면상 없어 보이지만, 여전히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미국 정부와 민간 차원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미 국무부의 마이클 코작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대사는 지난 3월, 연례 인권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앞으로 미국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계속 지적해 나갈 것을 강조한 바 있으며 오는 7월 국무부 주최로 열리는 ‘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국제회의’에서는 북한의 종교 자유가 거론될 가능성이 큽니다.

샘 브라운백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탈북자들이 직접 국무부 관리에게 북한 인권 문제를 증언하는 토론회를 검토 중이고, 미국 내 한인교포와 학생들도 오는 7월,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활동에 나설 계획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거듭 강조하는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사회 부문의 개혁개방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인권이 무시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미국,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수적이고 국제금융기구의 가입도 중요한데,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면서 이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인권을 먼저 개선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란 설명입니다.

또 세계 인권 선언에 서명한 북한이 이에 대한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면 앞으로 미국과 합의할 비핵화와 부수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신뢰를 줄 수 없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앤드류 여] 북한도 인권 개선에 관심을 두고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발전과 투자유치를 원하지만, 인권 침해가 발생하는 북한에 투자하고 싶은 나라는 없습니다. 따라서 미북 협상에서 핵을 포함한 정치적인 현안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인권 문제도 포함하는 포괄적인 접근법이 필요한 겁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

비핵화, 경제발전 등 거창하고 큰 목표를 이루기에 앞서 북한 주민이 일상생활에서 보장받아야 할 작은 권리부터 개선돼야 하고, 이를 이루기까지 결코 목소리를 낮출 수 없다는 것이 미국 내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외치는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로버트 킹] 인권에 대한 논의와 인권을 존중하는 자세는 미북 관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목격돼야 할 절실한 사안입니다. 인권과 관련해 북한을 계속 압박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북한이 세계인권선언에 서명했음에도 이에 따른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자국민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비핵화나 다른 부수적인 사안에 대한 약속도 지킬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이 인권 개선을 위한 행보를 걷는지는 중요히 눈여겨볼 사안이며, 우리도 북한 인권의 개선이 박차를 가하도록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수전 숄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는 유엔과 함께 세계인권선언을 작성했죠. 하지만 북한 주민은 이런 선언문의 역사나 문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이 지구상에 모든 자유가 거부되는 곳은 북한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북한 주민이 알아야 하는 사실이며, 우리가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개선해 북한 주민이 부여받은 당연한 권리를 되찾도록 모든 노력을 쏟고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그레그 스칼랴튜] 앞으로 북한의 인권실태를 조사해 보고서를 계속 발행하고, 이전보다 유엔에서 활동도 더 활발해질 겁니다. 또 미국 의회가 결의안을 통과하기 전에는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 의회에 필요한 정보를 계속 전달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할 계획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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