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한달] “김정은, 체제보장 확신땐 비핵화”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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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지난 7월 7일 오찬을 위해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하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지난 7월 7일 오찬을 위해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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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미, 억류 미국인 석방 등에 동시행동 약속 안 해”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세 번째 북한 방문이 마무리됐습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뒤 첫 고위급 비핵화 협상이었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듯합니다. 북한은 당장 미국을 향해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불만을 터뜨렸고 미국 역시 한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최대압박’ 용어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마키노 지국장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별 성과없이 마무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맞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일단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도 주장했고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는 제재는 계속 유지한다고 했지만 앞으로는 (양국 간 비핵화 협상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기자>네, 양국 간 고위급 실무협상이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북한이 강조하는 건 동시적으로 단계적으로 행동한다는 건데 미국쪽에서 일방적으로 CVID를 요구해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미국 정부 관계자도 얘기했는 데요 해석에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왜그러냐면 북한쪽에서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나 북한이 억류했던 미국시민을 풀어주는 조치를 취했는데 미국이 취한 조치는 그저 한미연합훈련 일시 중단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쪽에서 뭔가 자신들이 만족스런 조치를 취할 때까지는 (추가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쪽에서는 그런 동시 행동을 약속한 적 없다고 생각하니까 왜 북한이 비핵화 조치는 취하지 않을까, CVID도 언급하지 않고, (비핵화) 시간표도 제시하지 않고, 그렇다면 북한으로부터 얻어 낼 수 있는 게 뭐가 있느냐고 생각하는 게 가장 대립점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 대미 체제보장∙경제발전 약속받아야 추가 비핵화 조치”

<기자> 결국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을 어떤 방식으로 주고받을지가 쟁점이 될 듯한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말씀하신 대로 일단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게 체제보장인 것 같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김정은 위원장도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독대했을 때 38분 동안 체제보장을 어떻게 해 줄건지 그런 것만 계속 물었다고 합니다. 일단 북한은 안전보장, 그리고 안전보장에 직결되는 경제중흥에 대해서 미국으로부터 확실하게 보장받았다고 생각할 때까지는 다음 비핵화 조치는 취하지 않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한편으로는 북한이 비핵화 속도를 지연시키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보기로는, 미국과 한국, 일본은 항상 비핵화만 가장 큰 관심사항이니까 비핵화가 이뤄질지만 주목하고 있는데 반면 북한으로서는 비핵화는 그냥 수단이고 가장 중요한 관심사항은 안전보장입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는, 앞으로 수십년 동안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제적인 보장을 어떻게 얻어 내는가에 따라 (비핵화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 있다고 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김 위원장 자신도 비핵화를 할 지 않할 지 모르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김 위원장 자신이 안전보장을 얻어낼 수 있다고 확신하고 경제적인 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비핵화에 나설 수 있고,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계속 핵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비핵화 달성 여부만 궁금해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얻어내려는 것이 무엇인지 좀 더 분석해봐야 합니다.

<기자> 방금 언급하셨듯이 북한이 병진노선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선 대북제재 해제가 더 절실한 상황일 텐데요. 이처럼 느긋해 보이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알고 있는 건 많지 않지만 예를 들면 지난 6월에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주석에게 여러가지 당부한 게 많다고 들었습니다. 자신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다고 하면 오래 권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얘기하고 앞으로 인민들이 자신에게 불만을 표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도 얘기했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로는 사회주의 국가들 중에서도 계속해서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경우는 중국이나 베트남 등 많지 않습니다. 그런 국가들의 공통점은 뭐니뭐니해도 경제적으로 성공한 나라들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자기가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역시 경제적인 발전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발전을 얻어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미국에도 많은 요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 경제발전 미국이 막고 있다는 단순 사고 벗어나야”

<기자> 그렇다면 대북경제재 해제는 북한으로서도 절실한 문제이고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 같은데요 북한이 이처럼 비핵화 협상에서 느긋한 이유는 결국 중국으로부터 어떤 언질을 받았다는 의미이신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그렇지요. 북한도 좀 오해가 있는 건 자신들이 경제발전을 이룰 능력이 있지만 다 미국이 막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만 경제제재를 해제해 주면 경제성장이 바로 이뤄질 거라고 (믿는 듯한 데) 그건 너무 단순한 생각이죠. 북한도 경제제재 해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자신들이 먼저 해야 할 것들, 인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거나, 이런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지금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미국의 협력만 얻어낼 수 있다고 하면 자신들은 성장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이 지금 (경제제재 해제 등) 협력하지 않으니까 그러면 대신 중국의 협력을 구할 수 있다고 하면 당분간은 문제없다, 이런 식으로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지난 6월에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 중국이 여러가지 경제적으로도 안전보장 측면에서 미북관계가 어떻게 되더라도 중국이 최소한 도와주겠다고 시 주석이 약속했다고 하니까 거기에 너무 안심한 나머지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 좀 강경하게 나가고 있다고 저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런가 하면 이번 회담에서는 일단 후속 실무회담을 이어가기로 하는 데는 양국이 합의했다고 미국이 발표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그건 항상 외교적으로 하는 수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실무회담을 이어가기로) 했기 때문에 만나기는 만나겠지요. 그래도 미국쪽에서 뭔가 외교적, 경제적인 양보나 지원이 있다거나 아니면 북한쪽에 압박을 가해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 내거나, 그런게 없으면 실무그룹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큰 성과를 이끌어 내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 미군유해 송환할 것…대미 대화 분위기 유지”

<기자> 일단 12일 판문점에서 미군유해 송환을 위한 실무회담이 열릴 예정인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결과적으로는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강경노선으로 되돌아 가면 안 되니까 미군유해를 반환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좀 지연되는 이유는 협상의 주도권을 잡아야 하니까 북한쪽에서는 너무 쉽게는 양보하지 않는다, 이런 태도를 취하면서, 그래도 미국과 계속해서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지 위해서는 미군유해 문제에서 (북한이) 결국은 양보할 거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인들 사이에선 미군유해 문제는 국민감정에 호소할 만한 정치적으로 좋은 사안이 될 수 있으니까 북한도 그걸 잘 알고 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미북 양국 간 향후 비핵화 협상 전망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북한쪽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계속 대화노선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안보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북한이) 미국의 중간선거나 다음 대선 등 시기를 잘 계산하면서 그때그때마다 조금씩 트럼프 정부를 도와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네, 대화의 기조는 계속 이어가돼 비핵화와 관련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인 듯합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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