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간 뿌리깊은 불신 북핵 해결에 장애물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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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간 뿌리깊은 불신 북핵 해결에 장애물 사진은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연합뉴스

앵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아직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미국과 북한 양국 간 비핵화 협상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양국 간 뿌리깊은 불신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2월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반도 관련 화상 토론회에 나온 톰 수오지(민주∙뉴욕) 하원의원은 공개적으로 북한에 대한 불신감을 피력했습니다.

수오지 의원: 지금까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한 문재인 한국 정부의 기조를 존중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김정은 총비서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민주당 수오지 의원의 이같은 강한 대북 불신감은 사실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미국 정치권, 특히 의회 내에서 북한을 둘러싼 불신은 정파를 뛰어넘어 만연하다시피 한 상태기 때문입니다.

공화당 소속 아담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최근 자신의 공식 트위터에 북한을 겨냥해 “미국은 악에 관대해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직후 김정은 총비서에게 자신의 전용기로 북한에 데려다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발끈한 겁니다.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미국의 주요 적대국 4인방으로 꼽히는 북한에 대한 이같은 불신과 적대감은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둘러싼 논쟁으로 그대로 이어지곤 합니다.

당시 미국 워싱턴의 한미연구소(ICAS)가 주관한 토론회에서도 같은 장면이 재연됐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이 받는 고통은 대북제재 때문이 아니라 김정은 (총비서)의 정치적 결정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핵폐기 등 북한 정권의 행동변화를 위해서는 대북제재가 유지돼야 한다는 겁니다.

반면 미국의 저명한 핵 과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대북제재를 강화,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해커 박사: 제가 과거 북한을 방문했던 당시 플라토늄을 제조하고 있던 지금의 북한은 완전 다른 상황입니다.

해커 박사는 대북제재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점이 이제는 명확해졌다며 대신 유연한 접근법을 제안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두 북한 전문가의 논쟁을 지켜보던 수오지 의원은 대북제재 완화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자신 역시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한다고 믿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다만 북한을 회유하기 위해 바이든 정부가 여러 ‘당근’을 던져보는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향후 바이든 정부가 미국의 전반적인 외교정책의 재검토를 마친 뒤 대북제재의 완화를 고려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 날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미국 의회가 대북 정보 유입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대대적인 선전선동 활동에 나서고 있는 만큼 미국이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선전과 심리전에 매우 적극적이지만,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예를 들어 지난해 10월 북한 열병식 이전에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한 한국인들 중 40%가 북한군이 한국군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했지만, 32%만이 한국군이 월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미국도 수동적인 자세를 유지하기보단 공격적인 정보작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특히 대북방송을 통한 북한 내부로의 외부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의회가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을 지원해 나갈 것을 촉구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안보 석좌도 해킹 및 여론조작 등 사이버 공간에서 행해지는 북한의 불법 활동에도 의회가 주시할 필요가 지적했습니다.

수오지 의원은 이에 대해 북한의 정보작전에 미국이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미국이 민주주의의 가치와 중요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 선두주자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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