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대상 ‘핵 포기 않는다’ 강조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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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도에서 진행된 정치학습 현장의 모습.
양강도에서 진행된 정치학습 현장의 모습.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앵커: 북한 당국이 평양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학습에서 “핵 무력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른 행보인데요. 북한 내부적으로 여전히 비핵화를 설명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평양과 지방의 정치학습에서 “핵 무력 절대 포기 안 한다”

- 김 위원장 비핵화 언급했지만, 주민에게 설명할 명분 없는 듯

“우리는 핵 무력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북한 당국이 주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학습에서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 내용입니다.

지난 10월 말, 중국에 출장을 나온 평양의 사업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약속한 내용을 알고 있지만, 여전히 북한에서는 정치학습에서 주민들에게 '핵 무력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아시아프레스'가 13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이 북한 사업가의 말을 전하면서 평양뿐 아니라 다른 지방에서도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당국의 설명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특히 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아직은 핵을 포기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을 내부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비핵화로 가겠다고 김 위원장이 직접 말했지만, 어떻게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느냐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거든요. 모든 국민과 국가가 희생하면서 만든 것을 어떻게 쉽게 포기할 수 있느냐에 대한 당국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직 북한 주민이 체제 속에 살고 있고, 생활은 어렵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지만, 평화협정으로 갈 조짐이 보이지 않으니까 북한 당국도 지금 단계에서 핵 무력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내부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10대 원칙에 명시한 핵보유국, 비핵화는 체제 성격 바꿔야 하는 사안

- 대북제재 완화 없고, 비핵화 협상에서 얻은 것 없는데...

- 비핵화 선언으로 김 위원장 권위에 치명타 될까 우려


북한은 김정은 정권의 근간이 되는 ‘유일영도사상에 관한 10대 원칙’에 핵보유국을 명시하고 주민들에게 핵 보유의 정당성을 설명해왔습니다. 그런데 북한 체제의 성격을 바꿔야 하는 비핵화에 대해 당국이 설명할 명분도, 북한 주민이 받아들일 준비도 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투자와 희생이 뒤따랐던 핵과 미사일을 포기한다는 소식에 북한 주민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이 없으면 죽는다’고 설명해왔고 핵 강국임을 자축했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핵을 포기할 리 있겠느냐는 겁니다.

또 남북∙미북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렸지만, 대북제재가 완화되지 않았고 북한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비핵화까지 선언하면 김 위원장의 권위에 치명타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시마루 지로] 일단 김 위원장이 말한 것은 핵 무력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 의사가 있다는 것 아닙니까? 내부적으로 주민에 대한 설명은 바꿀 수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핵 무력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설명을 아직 못하는 거죠. 실제로 비핵화를 하면서 설명하면 되는 겁니다. 아직 초기 단계도 안 되는 상황에서 포기한다는 것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북 당국, 전민무장화 방침 제시∙전시태세 훈련 돌입

- 미북 협상 교착국면 길어지면서 비핵화에 대한 의구심 확산

- 핵 무력 포기 못 한다는 북 입장이 더욱 신뢰할 수 없게 해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북한 당국은 비핵화에 대해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북한이 이 같은 주장을 계속할수록 비핵화의 의지를 더 신뢰할 수 없게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북한 당국이 주민에게 하는 선전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의 포기가 결국 체제의 정통성을 약화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오히려 체제의 강화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상황에서 말이죠. 이런 태도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믿기 어렵게 합니다.

또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전민 무장화 방침을 제시하고 전시태세 훈련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달 초 중앙에서 전민 무장화, 전국 요새화 방침을 내세우면서 전시태세훈련을 다그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각 공장의 종업원들은 다음 달까지 교대로 생산 현장을 떠나 훈련소에서 전시태세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교류가 활발해진 가운데에도 북한에서는 여전히 ‘한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경계하면서 시장에서는 한국 제품의 판매를 여전히 금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국면이 계속되고 지난 12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발표한 북한의 미사일 기지 보고서로 워싱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는 가운데 ‘절대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북한의 주장은 북한을 더 신뢰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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