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의사들, 당∙행정 라인서 출세 줄타기”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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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의사들, 당∙행정 라인서 출세 줄타기” 북한의 여의사가 어린이의 머리 둘레를 재고 있다.
/AP

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대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은 북한 보건의료의 조직체계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 지금까지 중앙 보건의료 조직체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제공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센터장] 최근 당대회를 하고 최고인민위원회 회의도 했는데, 조직 자체가 변했다기 보다는 일단 이름이 좀 다 변했어요, 지금 정무국이 폐지됐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안에 부위원장들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위원장이고 밑에 부위원장들이 있는데, 그 부위원장들 중에 보건, 교육을 담당하는 부위원장이 있어요. 근데 지금 그런 체계가 변동을 겪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의 보건의료 기관은 행정 계통과 당 계통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의료 전문가가 아닌 당 간부가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력을 통제하는 체계인 듯합니다. 북한 의료인들의 불만이 클 듯한데요, 어떻습니까?

[안경수 센터장] 북한은 어떤 단위, 그러니까 공장기업소면 공장기업소, 공장, 연구소면 연구소 등 모든 단위가 행정과 당 계통으로 나눠진 조직체계로 갖춰져 있어요.

보건의료로 넘어가서 의료기관, 대표적으로 병원을 보면, 역시 이런 당과 행정 계통으로 나눠져 있는 거예요. 보건의료는 정치와는 거리가 멀겠구나라고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절대 아닙니다. 북한은 다 이 행정과 당 계통으로 조직이 돼 있어요. 그래서 보건의료기관, 병원에서 보면 행정계통이 원장라인입니다. 원장라인 밑에 보통 기술부원장과 외래부원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원장들이 두 명이 있지요. 그 밑에 내과, 외과, 소아과 등을 각각 담당하는 과장들이 있습니다. 그런 체계로 되어 있고요.

당 계통을 보면 북한은 인민병원들 같은 경우 단위가 초급당이 돼요. 북한은 초급당, 부문당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초급당이 되기 때문에, 초급당 비서입니다. 몇 달 전만 해도 당 직책 명칭이 초급당 위원장이었는데 그 위원장이 비서로 다 바뀌었어요. 그래서 다시 초급당 비서가 되서, 초급당 비서가 있고, 그 밑에는 부비서, 또 그 밑에는 세포비서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크게 행정 계통과 당 계통으로 나눠져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병원에서도 행정 계통과 당 계통이 서로 의기투합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병원에서는 원장, 당위원장, 기술부원장이 소위 삼위일체인데, 이 세 우두머리들 역시 뜻이 맞지 않고 서로 협력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 보니까 이게 소위 (출세를 위한) 파워라인이고, 직장생활에서 밑에 있는 구성원들이, 그러니까 의사들이 선을 잘 타야 돼요.

기자: 지방 보건의료 조직체계에 속한 간부들의 권한이 상당하다는 탈북민 증언도 있는데요. 사실인가요?

[안경수 센터장] 일단 북한은 각 시나 군에 당 위원회가 다 있어요. 그러니까 지역마저도 행정 계통과 당 계통으로 조직체계가 돼 있는 것이죠. 그래서 각 시, 군의 당위원회가 있고 인민위원회가 있습니다. 인민위원회가 우리가 쉽게 생각하면 시청입니다. 인민위원회나 군청같은 군인민위원회, 그런 행정 계통이 있는데요.

행정 계통을 말씀드리면 그 시 군 인민위원회는 시 군 인민위원장이 당연히 제일 위에 있고요. 그 밑에 많은 부서가 있는데 그 중에서 보건의료 담당하는 것이 보건부입니다. 그리고 시 군 단위에도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부가 있어요. 시군 당위원장 위주로 해서 근로단체 비서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근로단체 비서가 있고 그 밑에 부가 몇 개가 있는데 교육부가 보건의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조선노동당의 나라잖아요. 당이 우선하는 국가 시스템이기 때문에 시 군에 있는 당 위원회가 시 군에 있는 인민위원회보다 권한이 훨씬 높습니다. 무조건 시군 당위원회가 시군 인민위원회를 지도하고 통제하는 그런 개념이긴 해요. 지금 중국도 마찬가지인데, 예를 들면 어느 시에 시장, 그러니까 사회주의권의 시장이라고 해도 그 시장이 그 시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아닌 거예요. 왜냐하면 그 시에는 당위원회가 있거든요. 그러면 시 당위원회 비서, 시군 당비서가 시장 보다 더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회주의권에서는 제일 높은 사람을 만나려면 시장이 아니라 그 단위의 당위원회 장을 만나야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일선에 있는 의료기관 병원이라 치면 병원 원장 같은 경우는 병원의 장이지만 항상 당 계통 쪽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요. 당장 자기 지역에서 당위원회 교육부장 이런 사람이 지위가 제일 높으니까, 인민위원회 보건부장, 이런 사람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또 해야 되는 그런 관계에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의료계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이런 증언이 나올 수 있는 걸까요?

[안경수 센터장] 주민들이 의료종사자들에 비해 이런 부분을 직접 느끼는 경우는 드물지만 각종 인허과 건에 관한 경우는 있어요. 예를 들어 주민이 약국을 차리려고 하는 과정에서 인허가권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부분에서 시군 당위원회가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겪은 분들의 경우에는 이제 이런 증언에 할 수가 있겠고요. 실제적으로는 의료 업무에 종사하는 의사들과 병원에 있는 병원 원장이나 기술부원장 등, 이런 사람들은 이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죠.

기자: 시,군급 병원 원장은 대물림하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안경수 센터장] 북한의 경우 병원 원장이란 직책은 일단 은퇴할 때까지 계속 합니다. 임기도 없어요. 그리고 어떤 A라는 병원에서 의사로 지내고 있다가 그 위에 시군 당위원회나 시군 인민위원회에 간부로 가는 경우가 있어요, 지도원이죠. 지도원같은 같은 걸로 가는 경우 거기서 복무 했다가 다시 그 병원에 원장으로 소위 꼽힌다고 해야할까요, 그렇게 부임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근데 그렇게 되면은 이제 자기 아들 같은 경우가 대물림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당연히 다 그렇단 건 아닙니다. 북한은 부모님이 의사면 아들 딸들이 보건의료 계통에서 대학도 나오고 업무를 보는 경우가 있어요. 어떤 경우가 어떤 병원의 원장인데 그 아들이 인사를 하기 위해서는 당위원회하고 소위 ‘사업’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사업을 해서 그 아들이 원장 자리에 앉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런 경우도 있다라는 걸 우리가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기자: 그렇다면 의학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병원 원장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까?

[안경수 센터장] 의학대학을 나오지 않은 건 아니고, 의사가 아니라도 병원 원장이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의학대학 약학부를 나오면 약제사거든요. 우리로 따지면 약사인데. 약제사 같은 경우도 원장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고요. 그래서 꼭 의사 출신만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부분 기본적으로 의학대학을 나와야 되겠죠. 이게 사실 북한도 엘리트를 중시하기 때문에 의학대학 정도는 나와야 됩니다. 의학대학이 각 도에 하나씩 있기 때문에 의학대학 정도 나오면 이제 굉장히 좋은 이제 엘리트 계층이고, 간부로도 갈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병원 원장의 대다수가 의학대학 출신이라고 봐야겠죠.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대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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