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자력갱생 불가능…북도 알 것”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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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극복 자력갱생 불가능…북도 알 것” 지난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제7차 전국노병대회 모습.
/연합뉴스

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최근 노병대회서 마스크 안써… 방역 철저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제공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기자] 최근 북한의 의료∙보건 분야에 주목할만한 점이 있었다면 뭘까요?

[안경수] 북한에서 최근 노병대회가 열렸는데요, 보통 규모가 엄청 큽니다, 불꽃놀이도 하고. 사진을 살펴보니 마스크를 아무도 쓰지 않았더라고요. 노병대회니까 고령의 할아버지같은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을 모시고 하는 행사인데 거리두기도 하나도 안 하고 마스크를 안 쓰고 진행했더라고요. 북한이 작년 초에는 김정은 (총비서)와 그 주변 인물을 제외하고는 다 마스크를 썼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마스크를 안 쓰기 시작하다가 마스크를 갑자기 (다시)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그 마스크 쓴 것이, 방역이 문제가 생겨서 혹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마스크를 다시 쓰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어요. 북한은 김정은 총비서가 나오는 행사의 참석자들에겐 완벽하게 방역조치를 취하게 하는데, 일괄적으로 마스크를 배부하고 쓰고 해서 방역 경각심을 위해 이런 것이 있었지 않았나 생각 했었습니다. 그 당시 앞으로도 마스크를 다시 벗을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대규모 행사, 노병대회에서 마스크를 하나도 안썼다, 이것을 보면 확실히 마스크를 안 써도 될 정도로 방역을 완벽하게 해서 진행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지난 번에 마스크를 썼던 것 자체는 홍보용으로 코로나 경각심을 주기 위해 한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기자]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 역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애쓰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합니다. 북한이 현실적으로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할 여건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안경수] 북한도 자체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하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하지 않는 나라가 있나요? 많은 개별 주권 국가마다 연구 개발능력이 있으니 스스로 개발을 하려고 하죠. 북한 같은 경우는 의학 연구원, 큰 국가적 기관이 있는데 그 의학 연구원에는 다양한 부속 연구소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질병에 대한 진단시약이나 백신, 치료제 등을 연구, 개발하고 있거든요. 북한은 생각보다 제약공장들도 많아요. 국가적으로 북한은 신약이나 백신 개발에 관심이 많아요. 북한은 의학 과학자 혹은 생물학자 이런 분야도 사회주의권 답게 굉장히 수준이 높거든요. 엘리트들이 있는 연구소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것은 노력이고. 사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코로나19 백신은) 미국의 제약회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점유했잖아요. 영국, 러시아, 중국 백신도 있지만 사실상 코로나 관련한 백신 개발은 mRNA, 즉 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을 기반으로 한 두 회사의 (기술을) 세계 모든 나라들이 활용을 하고 있거든요. 북한도 세계적인 기술개발 추세를 알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신약 백신에 대한 관심이 있고 개발을 하려는 노력은 있겠으나 저는 개인적으로 결국엔 세계적 추세를 따라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기술적, 과학자들의 능력은 있어도 사실 여건이 어렵습니다.

신약 개발 ‘능력’ 있지만 ‘여건’ 안돼

[기자] 북한은 또 신약과 고려약(한약)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약으로 코로나 19를 버티려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인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안경수] 북한은 기본적으로 신약개발사업이 고려약에 기반한 신약이 많습니다. 우리로 따지면 한약이죠. 원래 그랬어요 북한은. 김정은 시대 이후에 많은 제약공장들이 현대화되고 제품생산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저도 북한에서 생산된 약품을 직접 봤고, 제품관련 책자도 봤는데요. 대부분 천연물 그리고 고려약에 기반한 신약입니다. 그래서 코로나19관련해서도 분명히 천연물, 고려약에 기반한 신약을 연구할 것 같아요. 그런데 세계 항 바이러스제 및 치료제 백신의 추세가 mRNA 기술이고 그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도 이 쪽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한편 북한은 현 정세에 맞게 제조기술을 받아들여 ‘우리식의 예방약’을 만들어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국경 봉쇄 중인 현 상황에서 제조기술을 해외에서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요?

[안경수] 신약개발에 중요한 세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신약 개발 특허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 그리고 제조기술에 대한 문제가 있죠. 단순하게 약을 뚝딱 만들어내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임상적인 단계별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제조를 할 수 있고, 약을 승인까지 받을 수 있는 임상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고 임상 체계가 하루아침에 갖춰지는게 아닙니다. 그래서 사실은 대부분의 특약, 신약들이 선진기술을 가진 국가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 때문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원료, 원료를 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북한이 특허에 관한 기술이나 신약 설계도, 이런 부분에서는 얼마든지 중국이나 러시아 측과 협상을 통해 기술을 받아올 수는 있습니다. 기술을 습득하고 참조할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지적재산권, 제조 기술과 임상, 그리고 원료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쉽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북제재 완화 되면 의료분야 질적 도약 빨라질 것

[기자] 그런데 그 동안 북한이 해외에서 받아들인 의약품 제조기술이 있었나요? 혹시 기억나시는 게 있으신가요?

[안경수] 대표적인 예가 하나 있습니다. 2005년에 스위스 한 제약회사와 평양에 있는 평양제약이 합작을 했어요. 평양제약과 스위스의 이름을 합쳐 평스제약인데, 저도 그 때 페니실린을 직접 봤거든요. 한국에서 생산한 약들과 정말 똑같았습니다. 북한 평스제약에서 나왔다고 적혀있지 않았다면 일반 약국에서 사는 것들과 똑같아요. 그렇게 항생제, 진통제 등 기초의약품들을 생산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에 맞는 생산품도 생산했습니다. 하지만 2016~2018년 대북제재가 강화되며 원료 수입이 어려워져 문을 닫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후에 평양종합제약회사는 다시 현대화 해 북한이 자체적으로 재건했습니다. (북한은 과거) 40~50개 의약품을 생산한 선례가 있고 평스제약과 협업한 경험이 있습니다. 북한은 외부에서부터 기술제휴에 문을 닫은 나라가 아니에요. 기술개발에는 굉장히 개방적인 나라인데, 지금 대북제재가 겹쳐 어려워져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상황일 뿐입니다.

[기자] 가능성이 있지만 대북제재로 인한 어려움이 있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안경수] 북한도 자체적으로 연구개발 능력이 뛰어난 연구진이 있거든요. 사회주의 국가 특징이, 상층부에 있는 연구진들은 아주 뛰어납니다. 미국, 일본, 한국 등에 비해 연구인력이 부족할 수는 있지만, 수준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북한, 구소련, 지금 중국같은 경우도 그렇지만 국가적인 연구소나 개발진들은 상당히 우수합니다. 해외 세미나에서 직접 만나 보기도 했지만, 상당히 우수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해외 합작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다고 봅니다. 해외 합작을 하고 해외 기술을 받아들이고 개방적인 상황이 된다면 굉장히 질적인 도약이 빨리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력갱생은 정치적 수사… 실제 협력 계속해와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 보건의료 분야에서 ‘자력갱생’,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안경수] 자력갱생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나라는 전세계에 얼마 없습니다. 북한도 이것을 알고 있죠. 북한은 과거부터 사회, 경제, 상업 분야에 있어 자력갱생을 국가적으로 말해왔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예전부터 외부, 해외, 구 사회주의권 등과 교류협력을 계속해왔어요. 그래서 사실 자력갱생이라 말하는 것은 저는 정치적 수사라고 보고 있습니다. 보건의료 분야, 의료개발 분야도 자력갱생으로 말은 할 수 있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유럽 국가들과 교류협력, 연구개발이 있어야 질적인 도약이 가능하다고 보고, 북한도 이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북제재나 상황 자체 때문에 내부적인 연구개발 능력을 쥐어짜서 하지만, 나중에 환경이 개선이 되고 대북제재적인 요건이 풀린다면, 질적인 발전이 있으려면 무조건 외부와 협력을 해야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사실 코로나19 백신 나온 것을 보면 미국, 영국, 독일 정도가 마지노선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굉장히 편차가 커요. 한국에서도 여러 제약회사들이 치료제와 백신 만든다고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3상 임상시험에 못 가고 있습니다. 상당히 격차가 크다. 그래서 북한이라고 해서 예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 입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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