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삼지연 건설 기부 운동∙∙∙기부액 따라 감형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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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군 읍 건설총계획'이라는 제목의 도면 사진.
'삼지연군 읍 건설총계획'이라는 제목의 도면 사진.
연합뉴스

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삼지연 관광특구 건설과 관련해 기부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큰돈을 내면 교화 중인 범죄자도 석방하는 등, 주민들을 상대로 기부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국의 무리한 돈 걷기에 주민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소식입니다. 한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삼지연 건설 기부 운동 시작

기부 규모에 따라 감형 조치

일본의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지난 10월 말 북부 양강도에 사는 소식통이 전화통화에서 “삼지연 건설과 관련해 북한 당국이 민간인들의 자금 기증을 독려하고 있다”라고 전해왔다고 최근(14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삼지연 관광특구 공사가 간단치 않더라고요. 막대한 자금도 필요하고, 사람도 동원해야 해서 계획대로 되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올해 대북제재의 영향이 많이 발생하면서 최근에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공개적으로 기부를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에서는 기증이라고 하는데, 큰돈을 기부하면 당에서 기증서를 발급해줍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삼지연 건설 정치부에 돈을 바치면 여기에서 기부자 본인이 속한 ‘기관 기업소 당 위원회 기증서'를 보내 본인이 받는다”면서 “기증서는 붉은색의 A4용지 크기에 김일성의 초상화를 넣고 그 아래에 ‘이름, 기증금액, 기증 증서임을 확인함’이라고 씌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소식통이 “최근 양강도에서 인신매매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48세 김 모 씨의 가족이 삼지연 건설에 돈을 바치고 12년 감형되어 9월에 대사를 받고 출소한 상태”라고 전해왔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이번에 북한 내부 협조자가 전해준 내용에 따르면 북한 돈 100만 원(한국 돈 약 12만 원)을 내면 교화소에 갇혀 있는 사람을 석방해주겠다는 조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인신매매로 사형선고까지 받은 사람은 500만 원을 기증한 뒤 감형을 받아 지난 9월에 석방됐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창건일인 9∙9절을 맞아 사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기부를 통해 지급받는 ‘기증서’는 하나의 면죄부로 치부돼 주민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오가고 있으며, 이 ‘기증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최근 들어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어떤 사람은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돈을 기부하면 법적 처리가 무효가 되는 것이잖아요. 신설 무역 기관이나 돈주 등은 일상적으로 사업을 하면서 법에 걸리는 일이 많다고 하는데요. 이런 사람이 많은 관심을 두고 돈을 내는 대신 법적 처벌을 피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합니다.

이어 그는 “전국적인 운동으로 기증서를 얻기 위한 기부가 이어지는데 특히 신설무역기관이나 돈주(부자), 혹은 법적 처벌을 받는 사람의 가족들이 기부에 동참한다”고 소식통이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무역회사나 돈주는 북한 사법기관의 입장에서 챙겨갈 것이 많은 단속 대상이기 때문에 법정 제재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일반 주민에게는 이 ‘기증서’를 지급받기 위한 비용이 매우 큰 돈이어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꼬집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북한 돈 100만 원은 일반 서민에게는 매우 큰 돈입니다. 그런데 장사를 잘하는 사람, 돈주, 무역일꾼들에게는 그렇게 큰돈이 아닙니다.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돈입니다. 기증증서를 받아서 혜택이 있는 사람은 관심이 있지만, 그런 목적이 없는 사람은 돈 낼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2년 가까이 북부 지방 사람은 노력 동원에 많이 가야 했고, 일하는 일꾼들의 장갑이나 소모품 공출도 많이 해왔고, 최근 북부지방에는 삼지연 공사에 전기를 집중하면서 전기사정이 나빠졌거든요. 오늘도 확인했는데, 양강도 혜산 지역은 전기가 안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계속 부담을 줬는데, 마지막으로 기부금까지 모집한다고 하니까 많은 주민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삼지연 건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해 온 국가적 건설 사업이기 때문에 이 건설에 모든 국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라며 “기부금액에 따라 범법자에게 면죄부까지 주고 있어 경제제재에 따른 북한 당국의 통치 자금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기부금 모집과 별도로 최근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삼지연 건설에 필요한 각종 물자와 자재를 요구하고 공사 인력 보충을 위해 강제동원을 강화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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