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살얼음 걷는 북 식량난] ③ “충분치 않지만 위기는 넘긴듯”

워싱턴-박수영,천소람 parkg@rfa.org
202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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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살얼음 걷는 북 식량난] ③ “충분치 않지만 위기는 넘긴듯” 지난달 24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주민들이 농기계를 이용해 추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에선 추수절을 맞아 가을 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북한 내 생산량만으로 고질적인 식량난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국경봉쇄와 대북제재로 농업을 포함한 전반적인 경제체계에서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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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브라운 교수 제공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와 함께 북한의 올 작황이 경제 전반에 미칠 상관관계를 짚어봤습니다. 대담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올해는 일단 위기 모면한 듯

[기자] 미 농무부와 국제기구 보고서, 그리고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올해 작황 상황은 평년작 혹은 예년보다 약간 못 미칠 것으로 분석되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북한의 올해 작황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윌리엄 브라운] 올해 초만 해도 궂은 날씨에 관한 얘기가 많았는데 올해 가을 날씨는 순탄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은 흉작에 대한 예보에 사실 익숙해요. 올해 흉년이라는 얘기가 많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또 북한은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진 않아도, 대체로 자급자족합니다. 다시 말해 북한 스스로 대부분의 식량을 생산한다는 겁니다. 가끔 가뭄이 심해지거나 그럴 수도 있지만, 보통은 꽤 잘 버텨냅니다. 수입에 많이 의존하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듯해요. 4~5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식량계획을 포함한 유엔기구 등으로부터 꾸준히 식량 지원을 받았지만, 제재가 시행된 이후 최근 몇 년 동안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식량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1년에 만 톤 정도로요. 그리고 올해 초 중국의 대규모 원조 물자 10만 톤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원조가 이루어졌을지는 의문입니다. (원조를 받지 않는) 한 가지 이유로, 북한은 코로나비루스에 대해 심히 걱정하기 때문에 원조를 요청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북한은 수입되는 물건에 코로나비루스가 함께 실려 오리라 생각하고 있어서 식량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 것 같아요.

[기자] 북한은 올해 가을에는 대체로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수준이기에 외부 지원을 거절하고 있다고 봐도 될까요?

[윌리엄 브라운] 물론 식량이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북한은 국민들에게 훨씬 더 많은 식량을 제공해야 하죠. 많은 사람이 영양실조에 걸렸고 음식도 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식량 분배가 잘 안 되고 있어요. 그래서 원조의 필요 여부와 상관없이 북한에는 분명히 엄청난 식량 문제가 닥쳐있습니다. 사실 김정은 총비서는 그들이 말하는 소위 '식량 문제'에 대해 몇 년 동안 정권 내에서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북한처럼 식량 문제에 대해 대놓고 이야기하진 않는다고 생각해요. 분명히 북한엔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하고, 세계 다른 나라들에 주어진 문제는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식량을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입니다.

농자재, 비료 지원 요청 불가피

[기자] 말씀하셨다시피, 북한은 외부지원을 계속해서거부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언제쯤 외부 지원을 받아들일 것이라 보십니까?

[윌리엄 브라운] 지금은 늦가을이기 때문에, 곡물을 수확했을 것이고 곡식도 풍성할 겁니다. 수확한 것을 다 써버린 봄에야 어려워지겠죠. 그러고 기근은 7월에 다시 찾아옵니다. 북한에서 이른 봄에 작은 수확을 하는데, 이를 다 써버린 늦여름 이후 쌀과 옥수수 등 (가을) 작물이 수확되기 전에 또 다른 기근을 맞이할 겁니다. 하지만 (올해) 가을 작물 수확은 이제 막 끝났기 때문에 적어도 곡물 자체에 대해서는 당장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 다만 북한은 더 많은 비료, 농기계와 연료, 더 나은 제초제, 더 나은 종류의 화학물질이 항상 필요할 겁니다. 플라스틱은 겨울에 야채를 덮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죠. 겨울에 재배할 수 있도록 비닐하우스나 온실 같은 거 있잖아요. 하지만 그들은 석유가 전혀 없어 플라스틱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는데, 대북 제재와 코로나비루스 때문에 수입이 급감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북한은 필요한 재원이 많이 부족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재원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은밀히 플라스틱과 비료 그리고 내년 봄에 농장을 지원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요청하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국경개방이 집단농장 개혁 부를수도

[기자] 북한의 현재 곡물 가격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쌀 가격이 안정화 됐다는 분석도, 쌀과 옥수수 가격이 각각 1.7, 2.4배 상승했다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올해 북한의 전반적인 물가는 오르락내리락하며 매우 변동이 심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쌀과 옥수수 가격은 당국에 의해 안정됩니다. 얼마나 높아질 수 있는지, 얼마나 낮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상한선ž하한선이 있는데, 북한 당국이 그 수준을 유지하죠. 보통 쌀 1kg 5천 원 정도, 옥수수 1kg에 절반 정도로 유지됩니다. (올해) 추락했다가 상승했다가 두 배로 뛰기도 했는데, 지금은 꽤 안정적입니다. 수확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다시 정상 가격대로 안정시킨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개 (북한 당국은) 가격 변동을 선호하진 않아요. 그럼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저는 북한 정권이 통화 공급을 통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중 일부는 북한이 수출하지도, 수입할 수도 없게 된 대북 제재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또 시장에서 중국 위안화와 달러화 사용량이 꽤 많습니다. 이는 원화를 인쇄하거나 채권을 발행하는 북한의 통화 당국에 매우 곤란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쌀과 옥수수 가격만 안정시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기름 가격이 뛰고 있는 것 같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식량공급 시장화 과정분배∙유통체계 엉망

[기자] 경제, 정치적 영향이 북한의 식량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윌리엄 브라운] 김 총비서는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김 총비서는 정권 초기에 농업을 개혁할 시범사업을 진행할 것처럼 보였어요. 북한 농업의 문제점은 기본적으로 그들의 집단농업 체제입니다. 북한은 이 거대한 집단농장을 가지고 있고, 1-2천 명의 농부들이 있는데 적은 숫자는 아니죠. 각 농부는 최선을 다해 일할 만한 상여책이 별로 없습니다. 그 체제는 오래전에 쓰레기 더미로 밀려났어야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북한은 체계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북한이 농업체제를 바꿀 거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김정은 정권 초기엔 바꾸고 싶어 한 것 같았는데, 지금은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거의 없습니다. 북한이 개혁할 것이라는 희망을 계속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바뀌진 않았습니다.

이번에 경제 구조가 굉장히 많이 바뀌면서 농업에도 매우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바뀌었어요. 이젠 시장에서 화폐를 사용합니다. 과거에는 돈을 지불한 게 아니라 할당량을 받은 것뿐이었고, (추가로) 사고 싶으면 비싼 값을 치렀어요. 그 체계는 이제 다 사라졌고 올해에도 분명히 변화가 있었습니다. 정부에서 식량을 나눠주는 대신 시세로 팔고 있으니 좋은 징조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식량을 얻기 위해선 입장권이 아닌 돈이 필요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물론 돈으로 거래한다는 것은 좋지만, 그것은 완전히 다른 유통체계를 의미합니다. 이런 시장화의 몇몇 부정적인 현상 중 하나는 일부 사람들에게 식량이 분배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굶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전체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유통체계가 모두 엉망이기 때문입니다. 공공분배체계(PD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고 시장가격도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북한 정권은 기근에 직면하지 않더라도, 각 가정은 매우 안 좋은 상황에 처했을 수 있습니다.

농업개혁∙상여금 제도 절실

[기자] 올해 10주년을 맞은 김정은 정권이 올해의 식량난, 그리고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보시나요?

[윌리엄 브라운] 북한이 농업을 개혁하고 생산에 따른 더 많은 상여금 지급을 강구하길 희망합니다. 이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국경을 닫기 전까지는 꽤 잘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이 곧 다시 국경을 개방할 것이고, 중국과 무역을 재가동하리라고 예상합니다. 만약 북한이 국경을 다시 개방한다면 아마도 (구조개혁이) 내년에 다시 일어날 것이고,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기자] ,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한의 경제와 작황 상황에 대해서 들여다보는 시간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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